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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찰 물리력에 강제 탈의된 장애여성 시위자… 경찰은 사과 안 해

 

 

‘3.26 전국장애인대회’ 예정된 행진에 물리적 대응한 경찰
남성 경찰들, 이에 저항한 이형숙 한자협 회장 강제 연행 시도
휠체어와 분리되고 신체 강제로 드러나는 등 인권침해 발생
이형숙 회장 “반드시 경찰의 책임 물을 것”

 

지난 3월 26일, 경찰이 장애여성을 휠체어와 분리해 이동시키는 과정에서 과도한 물리력을 행사해 해당 장애인의 옷이 벗겨지고 상해를 입는 일이 벌어졌다.

오후 5시 45분, 예정된 행진에 물리적 대응한 경찰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 도로에서 ‘22회 3.26 전국장애인대회’ 이후 이어진 행진이 마무리됐다. 참가자들은 곧 열릴 ‘장애해방열사 합동추모제’에 앞서 저녁 식사를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경찰은 장애인 참가자들의 이동을 가로막았다. 참가자들이 식사를 위해 건너편 인도로 이동하려 하자, 경찰은 오후 5시가 넘었다는 이유로 이를 ‘불법점거’로 규정하고 펜스를 설치해 물리적으로 대응했다.

오후 5시 49분, ‘버스 시위’ 이형숙 한자협 회장 거칠게 끌어낸 남성 경찰들

이형숙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은 이에 저항하며 버스를 막는 시위에 나섰다. 이 회장이 휠체어에서 내려 버스 아래로 몸을 밀어 넣자 남성 경찰들이 다가와 옷을 잡아당기며 강제로 들어 올리려고 했다.

이어 여성 경찰들이 몰려와 합세했고, 이 회장은 사지가 들린 채 인도로 강제 이동됐다. 이 과정에서 윗옷과 바지가 상당 부분 벗겨졌다. 이후 이 회장이 경찰의 대응에 항의하고 나서야 여성 경찰들이 옷을 수습했다.

오후 5시 49분, 이형숙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을 끌어내기 위해 몰려온 여성 경찰들. 사진 김소영

오후 5시 49분, 이형숙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을 끌어내기 위해 몰려온 여성 경찰들. 사진 김소영

3월 26일 오후 5시 49분, 여성 경찰들이 이 회장의 사지를 들고 강제 연행하고 있다. 사진 김소영

오후 5시 49분, 여성 경찰들이 이 회장의 사지를 들고 강제 연행하고 있다. 사진 김소영

오후 5시 54분, 또다시 강제로 이 회장 사지 들고 끌고 간 경찰들

이 회장은 경찰의 인권침해적 대응에 항의하며 다시 휠체어에서 내려 도로에 몸을 눕혔다. 그러나 경찰은 또다시 이 회장의 사지를 강제로 들어 올렸다. 경찰이 이 회장을 휠체어와 분리해 이동시키려 하자 활동가들이 항의했다. 이에 경찰은 이 회장을 휠체어에 억지로 밀어 넣으려 했지만 이마저 뜻대로 되지 않자, 결국 그를 휠체어에서 분리해 짐짝처럼 끌고 갔다.

이 회장은 10분 남짓한 시간 동안 경찰의 폭력적인 대응 속에 두 차례나 강제로 옮겨졌다. 그 과정에서 옷이 크게 벗겨지고 찢겼고, 등은 아스팔트에 쓸렸다. 이 회장은 코피를 흘리고 어깨를 다치는 등 상해를 입었으며, 안경까지 파손됐다. 그러나 경찰의 사과는 끝내 없었다.

오후 5시 54분, 경찰들이 이 회장의 사지를 강제로 들어 올려 휠체어에 억지로 밀어 넣고 있다. 사진 김소영

오후 5시 54분, 경찰들이 이 회장의 사지를 강제로 들어 올려 휠체어에 억지로 밀어 넣고 있다. 사진 김소영

오후 5시 58분, 이 회장이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인도 바닥에 앉아 있다. 신발과 안경이 모두 벗겨진 이 회장을 경찰들이 둘러싸고 있다. 사진 김소영

오후 5시 58분, 이 회장이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인도 바닥에 앉아 있다. 신발과 안경이 모두 벗겨진 이 회장을 경찰들이 둘러싸고 있다. 사진 김소영

이형숙 회장 “반드시 경찰의 책임 물을 것”

당시 현장에서는 종로경찰서 경비과장이 집회 대오를 향해 해산 경고방송을 진행하는 등 현장 대응을 총괄했다. 비마이너는 현장 대응 경위와 조치의 적절성, 인권침해 여부와 관련한 입장을 듣기 위해 종로경찰서 경비과와 경찰청 인권보호담당관에 각각 수차례 연락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 집회 지원단에서 활동하는 최현정 변호사는 1일 비마이너와의 통화에서 경찰이 장애인들의 이동을 막은 것 자체가 위헌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헌법 제21조 제1항이 보장하는 집회·결사의 자유에는 집회 장소로 이동할 자유와 귀가할 자유까지 포함된다”며 “그런데도 이를 막은 것은 그 자체로 위헌적인 행위”라고 말했다. 이어 “시위를 벌이고 있던 이 회장을 강제로 끌어낼 법적 근거가 있는지도 의문”이라며 “당시 행동은 경찰 직무집행에 대한 긴급한 항의로서 집회의 자유 범주 안에서 이뤄진 것이었다”고 짚었다.

최 변호사는 “가장 큰 문제는 이 회장을 끌어내는 방식이 굉장히 모욕적이고 존엄을 침해했다는 점”이라며 “형사소송법 198조 2항은 경찰이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타인의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지를 들어 끌어낸 것 자체도 문제인데, 다른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옷이 밀려 올라가 신체가 드러나는 상태로 끌어낸 것은 경찰의 인권보호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전장연 집회를 대하는 경찰의 태도는 늘 ‘일단 끌어내고 보자’는 식”이라며 “당시에도 같은 장소에서 집회가 이어질 예정이었기 때문에 이 회장의 항의가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무조건 끌어내고 막으려는 태도 자체가 문제를 키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 변호사는 이번 대응이 집회·시위 현장에서 여성·장애인 등 소수자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그는 “이 회장은 장애여성이다. 이번 경찰의 대응은 성적 권리를 침해한 동시에 집회의 자유를 제약한 행위인 것”이라며 “국가는 소수자들이 집회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건 피해자인 이 회장은 “지금 온몸에 멍이 든 상태”라며 “장애인의 몸을 어떻게 그렇게 함부로 다루느냐”고 분노했다. 이 회장은 사건 발생 다음 날인 3월 27일 비마이너와의 통화에서 “여성이든 남성이든 신체가 조금만 노출돼도 난리가 나는데, 사지가 들리는 과정에서 속옷까지 벗겨졌다”며 “그럼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태도를 보며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러는 건지 싶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휠체어를 치워버리기까지 했다. 장애인에 대한 기본적인 존중조차 없었다. 정말 비참했다”며 “이날 발생한 인권침해와 관련해 경찰에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출처 : 비마이너(https://www.beminor.com/news/articleView.html?idxno=29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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