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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 넘었다’고 장애인 해고… 복지부 “‘정당한 이유’ 있는 차별” 주장

 

 

지난해 11월, 1심 재판부의 차별 인정에도 항소한 복지부
20일, 2심 첫 변론기일 진행돼… 해고노동자 최윤정 씨 직접 참석
복지부의 주장 정면으로 반박한 변호인 “그 자체로 차별”
장애인들 “재판부, 항소 기각하고 1심 판결 유지하라”

 

 

2일 오전 9시 30분, 서울법원종합청사 입구 앞에서 열린 ‘장기요양등급을 이유로 한 보건복지부의 장애인 차별 규탄 및 항소 기각 촉구 기자회견’ 현장. 참가자들이 구호가 적힌 손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 김소영

2일 오전 9시 30분, 서울법원종합청사 입구 앞에서 열린 ‘장기요양등급을 이유로 한 보건복지부의 장애인 차별 규탄 및 항소 기각 촉구 기자회견’ 현장. 참가자들이 구호가 적힌 손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 김소영

65세를 넘겨 장기요양등급 판정을 받았다는 이유로 복지형 일자리에서 해고된 중증장애인 최윤정 씨의 손해배상 및 장애인차별구제청구소송 2심 첫 변론기일이 2일 오전 10시 20분 서울고등법원에서 진행됐다. 지난해 11월 보건복지부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면서 시작된 재판이다.

장애인들은 이날 오전 9시 30분 서울법원종합청사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복지부의 항소를 장애인 차별이라고 규탄하며 재판부에 항소 기각을 촉구했다.

‘65세 넘었다’고 장애인 해고한 복지부, 법원의 차별 인정에도 항소

1959년생 뇌병변장애인 최윤정 씨는 2020년부터 복지부 장애인일자리사업에 참여해 동료상담가로 일해 왔다. 그러나 2024년 만 65세가 된 뒤 장기요양 1등급 판정을 받았고, ‘장기요양등급 판정을 받는 즉시 장애인일자리사업 참여를 중단한다’는 당시 지침에 따라 일자리에서 배제됐다.

이에 최 씨는 같은 해 8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및 장애인차별구제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장기요양등급 판정을 이유로 장애인의 일자리 참여를 제한하는 것은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아래 장애인차별금지법)상 차별이라는 취지였다.

이후 복지부는 기존 지침을 폐기했지만, 장기요양등급 판정자에게 의사 진단서 제출과 등급 재조사를 요구하는 등 새 규정을 도입했다. 최 씨 측은 이 역시 차별이라는 내용으로 청구취지를 변경해 소송을 이어갔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7일, 1심 재판부는 “장기요양등급 판정자의 근로능력이 부족하거나 없음을 전제로 장애인일자리사업에서 일률적으로 배제하는 건 그 자체로 장애를 이유로 한 직접차별”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장기요양등급 판정자라고 하여 장애인일자리사업에 참여할 근로능력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히며, 국가는 최 씨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올해 사업안내서에서 장기요양등급 판정자의 근로능력을 확인하는 조항을 삭제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복지부는 판결 21일 만에 항소했다. 장기요양등급 판정을 받은 장애인을 일자리 사업에서 배제한 건 “이들의 근로능력을 고려한 조치”였다는 취지에서다.

복지부는 항소이유서에서 노인 등에 대한 장기요양등급 판정은 장애인차별금지법상 ‘장애’와는 구별되는 개념인 만큼, 장기요양등급 판정자를 장애인일자리사업 참여 대상에서 제외한 것을 장애를 이유로 한 직접차별로 본 원심 판단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설령 이를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행위’로 보더라도, 이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조치에 해당해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이 아니라고 항변했다. 장애인일자리사업의 자원이 한정된 반면 참여를 희망하는 장애인은 많아, 일자리 배분을 위한 일정한 기준이나 조건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복지부는 장기요양등급 판정자에게 의사 진단서 제출과 등급 재조사를 요구하는 규정 역시 실제 근로 가능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절차라고도 주장했다. 장애인이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는 사실 자체가 심신 상태의 변화를 의미할 수 있어, 재조사 등 사후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복지부의 주장 정면으로 반박한 변호인 “그 자체로 차별”

최 씨의 소송대리인인 김산하 재단법인 동천 변호사는 기자회견에서 복지부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김 변호사는 “복지부의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며 “장기요양등급 판정자를 포함한 모든 장애인일자리사업 지원자들은 면접과 상담의견서 등을 통해 근로 제공 가능 여부를 확인받고 있다. 그런데 장기요양등급 판정자에게만 추가로 별도의 진단서 등을 요구하는 것은 차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장애인일자리사업 참여 자체가 곧 수급자의 심신 상태 변화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고, 심신 상태에 변화가 있어야만 일자리에 참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근로 제공 능력과 장기요양등급 판정 기준은 별개의 문제인데, 두 제도가 서로 영향을 준다고 보는 것 자체가 차별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김 변호사는 “복지부는 장애인의 노동과 사회참여를 보장해야 할 책무를 가진 기관”이라며 “항소를 취하하고 법원 판단을 수용해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지호 탈시설장애인당당 서울시장 노동권 후보. 그의 휠체어에 “보건복지부는 만 65세 장애인에 대한 노동권 차별 중단하라!”라고 적힌 종이가 붙어 있다. 사진 김소영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지호 탈시설장애인당당 서울시장 노동권 후보. 그의 휠체어에 “보건복지부는 만 65세 장애인에 대한 노동권 차별 중단하라!”라고 적힌 종이가 붙어 있다. 사진 김소영

장애인 노동자 “단순한 행정 절차 아닌 한 사람의 존재 축소하는 차별”

탈시설장애인당당 서울시장 노동권 후보인 박지호 활동가는 “만 65세가 되는 순간, 행정은 장애인을 장기요양의 대상으로 밀어 넣는다. 그 과정에서 당사자의 선택권은 사라진다. 국가는 제도의 이름으로 일할 수 있는 사람을, 이미 일하고 있던 사람을 부당한 행정 기준 하나로 잘라내고 있다. 장애인의 노동권을 행정의 이름으로 빼앗는 것, 이것이 차별이 아니면 무엇이 차별이겠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활동가는 “이것은 단순한 행정 절차의 문제가 아니다. 한 사람의 삶을 통째로 재단하고, 존재를 축소하는 차별”이라며 “서울고등법원에도 촉구한다. 1심의 판결을 유지해 달라. 최윤정 씨의 승소는 한 사람의 승소가 아니라, 장기요양등급을 이유로 삶을 조각당해 온 모든 장애노인의 권리 회복”이라고 강조했다.

원고인 최윤정 씨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김소영

원고인 최윤정 씨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김소영

이날 변론기일과 기자회견에는 최 씨가 직접 참석해 발언했다.

“왜 복지부는 우리 국민이 이긴 판결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굳이 항소하는 건가요? 1심 판결 결과를 깨끗이 받아들이는 것이 복지부가 해야 할 일이 아닐까요?

복지부가 항소를 취하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저를 지원하고 건강도 챙겨줘야 할 복지부가 나를 이겨서 어떻게 하시려고요. 복지부의 항소로 인해 지금 저는 몸과 마음이 더 아픕니다. 제가 믿고 힘이 될 수 있는 복지부가 되어 주세요.”

최 씨가 제기한 손해배상 및 장애인차별구제청구소송 2심 선고기일은 오는 6월 4일 오후 2시 서울고등법원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출처 : 비마이너(https://www.beminor.com/news/articleView.html?idxno=29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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