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되자 해고된 장애인, 2심도 ‘차별 인정’… 그런데 복지부가 또 불복
장기요양등급 받았다고 복지부 일자리서 해고당한 최 씨
재판부, 1심 판결 유지 “장기요양등급 이유로 한 일자리 제한은 차별”
전장노련 “이재명 정부 들어서도 차별은 계속… 상고 취하하라”
2024년 8월 20일, 손해배상 및 장애차별구제청구소송 제기를 알리는 기자회견에서 최윤정 씨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비마이너DB
65세가 지나 장기요양등급 판정을 받았다는 이유로 정부의 장애인일자리사업에서 해고된 중증장애인 최윤정 씨.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및 장애차별구제청구소송을 제기해 1심, 2심 모두 장애인차별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4일 판결에 불복해 또다시 상고했다.
최윤정 씨, 차별 인정 받았지만… 복지부 “장애인 차별 성립 안 돼” 주장
1959년생 뇌병변장애인 최윤정 씨는 2020년부터 복지부 장애인일자리사업에 참여해 동료상담가로 일해 왔다. 그러나 2024년 만 65세가 된 뒤 장기요양 1등급 판정을 받았고, ‘장기요양등급 판정을 받는 즉시 장애인일자리사업 참여를 중단한다’는 당시 지침에 따라 일자리에서 배제됐다.
이에 최 씨는 같은 해 8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및 장애차별구제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장기요양등급 판정을 이유로 장애인의 일자리 참여를 제한하는 것은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아래 장애인차별금지법)상 차별이라는 취지였다.
이후 복지부는 기존 지침을 폐기했지만, 장기요양등급 판정자에게 의사 진단서 제출과 등급 재조사를 요구하는 등 새 규정을 도입했다. 최 씨 측은 이 역시 차별이라는 내용으로 청구취지를 변경해 소송을 이어갔다.
지난해 11월 7일 1심 재판부는 “장기요양등급 판정자의 근로능력이 부족하거나 없음을 전제로 장애인일자리사업에서 일률적으로 배제하는 건 그 자체로 장애를 이유로 한 직접차별”이라며 최 씨의 손을 들어줬지만, 복지부는 판결 21일 만에 항소했다.
복지부는 2심에서 노인장기요양등급 판정은 장애인차별금지법상 ‘장애’와는 별개의 개념인 만큼, 장기요양등급 판정자를 장애인일자리사업 참여 대상에서 제외한 것을 장애를 이유로 한 직접차별로 본 1심 재판부의 판단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장애인일자리사업은 한정된 자원에 비해 참여 희망자가 많아 일정한 배분 기준과 조건이 필요하며, 장기요양등급 판정자에게 의사 진단서 제출과 등급 재조사를 요구하는 규정도 실제 근로 가능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절차일 뿐이라고 항변했다.
그러나 지난 6월 4일 2심 재판부인 서울고등법원 제33민사부(재판장 이창형 부장판사)는 1심과 같은 결론을 내리며 복지부의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장기요양등급 판정을 이유로 장애인의 일자리 참여를 제한하고, 장기요양등급 판정자에게 의사 진단서 제출 등 추가 절차를 요구하는 것은 장애인차별금지법상 차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또한 복지부에 ‘2026년 장애인일자리 사업안내’에서 해당 조항을 삭제하라고 명했다.
하지만 복지부는 이 같은 판결에 다시 불복해 상고했다.
전장노련 “이재명 정부 들어서도 차별은 계속… 상고 취하하라”
전국장애노인연대(아래 전장노련)는 지난 5일 논평을 통해 “복지부는 ‘나이를 차별했지, 장애인을 차별하지 않았다’는 말로 책임을 회피하고, 장애인의 노동권을 제한한 행정 조치를 방어하기 위해 ‘재정 부담’을 앞세워 정당한 차별을 주장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가는 장애를 권리의 문제가 아닌 행정이 관리하고 처분할 대상으로 다뤄왔고, 나이 듦이라는 삶의 자연스러운 과정마저 권리를 거둬들이는 계기로 삼아왔다”며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이후에도 달라진 것은 없다. 사법부가 두 차례 확인한 차별을 상고로 부정하며, 장애인의 절박한 현실과 사법부의 엄중한 판단 앞에서도 권리 실현을 행정의 사정과 재량에 종속시키려는 오만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장노련은 “복지부는 즉시 상고를 취하하고, 판결에 따라 ‘2026년 장애인일자리 사업안내’의 차별 조항을 삭제해야 한다”며 “장기요양등급을 이유로 장애인의 노동을 가로막아 온 행정 관행도 폐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출처 : 비마이너(https://www.beminor.com/news/articleView.html?idxno=300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