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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동원 심층조사 결과 성폭력 피해자 19명, 경찰은 왜 3명만 인정했나

 

 

성폭력 피해자 심층조사 19명 → 경찰 수사 결과 3명
조사기관 측 “경찰과 조사 관련 논의, 한 차례도 없었다”
“장애 특성·개별 상황 고려 없는 수사”라는 지적도
장애여성계 “지원기관의 신뢰관계인 동석 보장돼야”

 

29487_55853_3528.jpg인천 강화군 중증장애인거주시설 ‘색동원’ 간판이 달린 건물 외관. 사진 김소영

 

지난해 12월 우석대 인지과학연구소가 인천 강화군 중증장애인거주시설 ‘색동원’ 여성 거주인 17명과 퇴소자 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권침해 심층조사 결과, 조사 대상자 19명 전원이 시설장 김 씨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지난 3월 진행된 추가 심층조사에서는 당시 조사에 포함되지 않았던 퇴소자 1명의 피해 사실도 확인됐다.

그러나 경찰은 현재 이들 가운데 3명만을 성폭력 피해자로 특정하고 있다. 경찰은 성폭력상담소와 변호사 등 조력인들과의 회의에서 ‘심층조사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장애인 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해 온 장애여성계와 변호인단은 심층조사 결과를 수사에 적극 반영하고, 조사 과정에서 장애인의 다양한 의사표현 방식을 충분히 청취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폭력 피해자 1차 심층조사 19명 → 경찰 수사 결과 3명

지난해 3월 성폭력 사건에 대한 최초 신고가 접수된 뒤 경찰이 내사에 들어갔고, 9월에 이르러 색동원에 대한 압수수색과 함께 시설장 김 씨가 피의자로 입건됐다.

피해자들에 대한 1차 심층조사는 그보다 뒤인 12월에 진행됐다. 강화군청은 같은 달 말 1차 심층조사 결과보고서를 서울경찰청에 전달했다. 이어 지난 1월 말부터는 피해자들이 한국여성변호사회 변호사들의 지원을 받아 추가 진술을 진행했다.

그러나 경찰은 수사 결과 시설장 김 씨에 의한 성폭력 피해자를 3명으로 특정했다. 애초 심층조사에서는 피해자를 19명으로 파악했지만, 경찰 수사 단계에서 특정된 피해자는 3명에 그쳤다. 심층조사 결과와 수사 판단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발생한 것이다.

또한 비마이너의 취재에 따르면, 경찰이 성폭력 피해자로 특정한 장애여성 3명은 1차 심층조사 결과를 제공받기 이전에 이미 특정된 인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심층조사 결과가 수사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한 셈이다.

1·2차 심층조사를 모두 수행한 우석대 인지과학연구소 측은 27일 비마이너와의 통화에서 “안타깝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구소 관계자는 “일회성 진술이나 스쳐 지나간 말이 아니라, 반복 확인을 거친 내용을 중심으로 보고서를 작성했다”며 “경찰이 해당 부분을 심도 있게 수사했다면 최소한 연구소에 연락해 관련 내용을 논의하는 과정은 있었어야 하는데, 그런 절차가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성폭력 사건의 경우 날짜가 특정되거나 구체적인 정황이 제시되는 등 경찰의 별도 판단 기준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장애가 있는 피해자에게는 그 기준이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애여성계·변호인 “장애 특성·개별 상황 고려 없는 수사”

색동원 피해자들의 법률지원을 맡고 있는 한국여성변호사회 색동원 TF(Task Force, 전담팀) 단장 서혜진 변호사도 27일 비마이너와의 통화에서 “경찰이 ‘시설 내 성폭력’이나 중증 발달장애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 수사를 하고 있는 것 아닌가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서 변호사는 “심층조사를 실시한 전문가들은 19명 모두를 피해자로 봤는데 경찰이 그들을 피해자로 안 봤다면 왜 그런지에 대한 설명도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있지 않았다”며 “경찰 내부에 인프라가 부족하다면 민간의 전문기관이나 전문가들과 협력을 해야 하는데 오히려 불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색동원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에서 활동하는 유진아 장애여성공감 사무국장은 “구어 진술이 어려운 중증장애여성들의 피해는 객관적 자료만으로 입증하기 어렵기 때문에 공대위가 심층조사를 제안한 것”이라며 “그런데 취지와는 달리, 결과적으로는 자신의 피해를 어느 정도 발언할 수 있는 피해자들에 대해서만 입증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 국장은 “현재 수사 과정은 매우 단순하게 진행되고 있다. 진술조력인이 참여하더라도 한두 차례 조사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다”며 “장애의 특성과 개별적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채, 구어 진술이 가능한 사람을 전제로 한 조사 매뉴얼에 따라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성폭력상담소 활동가들이 현재 진술조력인 자격으로 피해자 조사에 동행하기 조차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 이유에 대해 “법적으로 보장돼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 국장은 “피해자와 장기간 관계를 맺으며 전 과정을 함께해 온 상담소나 쉼터의 조력인, 자립생활지원센터 동료상담가 등이 진술조력인 제도를 활용해 조사에 동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법적 근거가 없다 보니 수사관이 이를 거부할 경우 강하게 요구하기 어렵다”며 “지원기관이 신뢰관계인으로서 조사에 동석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성폭력상담소 등 지원기관이 확보한 정황 증거와 관계성을 기반으로 표현된 행동 등을 얼마나 신빙성 있게 평가할 것인지, 수사기관이 피해 사실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해석할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색동원 사건은 기존 시설장에 의한 성폭력 피해자 3명과 폭행 피해자 6명이 확인된 데 이어, 최근에는 또 다른 가해자 4명에 의한 피해자 8명이 추가로 확인됐다. 경찰은 색동원을 거쳐 간 시설종사자, 거주인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이에 따라 수사 범위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출처 : 비마이너(https://www.beminor.com/news/articleView.html?idxno=29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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