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줄기는커녕 더 길어진 장애인 콜택시 대기시간…최대 13시간 대기
특별교통수단의 대기시간이 작년보다 더 길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일부 지자체에서는 제도 취지와 다르게 휠체어를 타는 사람보다 휠체어를 타지 않는 사람이 특별교통수단을 더 많이 이용하기도 했다.
장애인권단체들이 특별교통수단의 긴 대기시간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해오던 가운데 확인된 결과라, 이후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작년보다 더 길어진 최대 대기시간…13시간 돌파
윤종오 진보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6년 1월부터 8월까지 특별교통수단의 전국 최대 대기시간은 2025년 12시간 9분에서 한 시간 늘어난 13시간 7분으로 조사됐다. 올해 최대 대기시간은 경기도에서 관찰됐다. 특별교통수단을 신청하고 13시간이 지나서야 특별교통수단을 탑승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이 밖에도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속한 광주의 경우, 2025년 최대 대기시간은 53분이었는데 2026년 3시간 22분으로 늘었다. 대전광역시 역시 2025년 1시간 18분에서 2026년 3시간 56분으로 대기시간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서울·대구·인천·울산·강원 또한 최대 대기시간이 20분 안팎으로 증가하는 모양을 보였다.
지자체들의 특별교통수단 최대 대기시간을 바탕으로 원 그래프를 그렸다. 최대 대기시간이 1시간 미만인 곳은 12곳(7.9%)에 불과하고, 1시간 이상 2시간 미만인 지자체가 16곳(10.6%), 2시간 이상 3시간 미만인 지자체가 18곳(11.9%), 3시간이 넘는 최대 대기시간을 기록하는 지자체가 87곳(57.6%)이었다. 18곳(11.9%)은 아예 자료도 제출하지 않았다. 자료 윤종오 진보당 의원
한편, 지자체별로 살펴보면 1시간 이상 2시간 미만의 최대 대기시간이 발생한 지자체는 16곳, 2시간 이상 3시간 미만으로 기다려야 이용할 수 있는 지자체는 18곳, 3시간 넘게 기다릴 가능성이 있는 지자체는 87곳이었다.
이를 종합하면 전국 151개의 시·군 중 121개의 지자체는 최소 1시간 이상 최대 3시간 넘게 기다려야 할 수도 있는 것이다. 특히 경기도와 강원도의 경우 전 시·군의 최대 대기시간이 모두 3시간을 넘었다.
특히 일부 지자체에서는 최대 대기시간이 특별교통수단의 공급에 주요 근거자료가 됨에도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전라북도와 경상북도 의성·청송·울진·울릉군이 국토교통부에 보낸 최대 대기시간은 모두 ‘0’으로 표시돼 있다.
이처럼 전체 151개 지자체 중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지자체까지 반영하면 특별교통수단을 부르고 한 시간 안에 탈 수 있는 지자체는 12곳뿐이다.
특별교통수단으로 모든 교통약자 이동권 다 보장하나
한편, 윤 의원 자료에 따르면 특별교통수단이 휠체어 이용자의 이동권 보장을 위해 만들어진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휠체어를 이용하지 않는 교통약자에 대한 대체 교통수단이 부족해 특별교통수단으로 쏠리는 현상이 확인되기도 했다.
특별교통수단 이용자들의 휠체어 이용 비율을 전국적으로 살펴본 결과, 휠체어 이용자는 52.5%, 휠체어를 타지 않는 사람의 비율은 47.5%로 나타났다. 즉 특별교통수단을 이용한 사람의 절반 가까이가 휠체어를 이용하지 않는 셈이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휠체어 이용자보다 휠체어를 타지 않는 사람이 특별교통수단을 더 많이 이용하기도 했다. 전남과 제주 특별교통수단의 경우, 휠체어 이용자는 전체의 22.4%, 휠체어를 타지 않는 이용자의 비율이 77.6%로 가장 높았고, 대전은 전체 이용자 중 휠체어 이용자가 24.8%밖에 되지 않았다.
이 밖에 세종, 경북, 경남 등에서도 휠체어를 타는 사람보다 타지 않는 사람들의 특별교통수단 이용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지역별 특별교통수단 이용자 중 휠체어를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의 비율을 막대그래프로 그렸다. 특별교통수단 이용자 중 전남과 제주 77.6%, 대전 75.2%, 경남 60.3%, 경북 59.1%, 세종 56.3%, 충남 47.9%, 강원 46.7%, 전북 43.6%, 경기 38.6%, 충북 38.4%, 서울 21.7%, 부산 19.2%, 인천 6.7%, 광주 2.8%, 울산 1.9%가 휠체어를 타지 않는 교통약자이다. 자료 윤종오 진보당 의원
버스도 못 타는데, 장애인콜택시도 타기 어려워
국토교통부가 2024년 발표한 교통약자이동편의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의 저상버스 보급률은 42.4%로, 전국에서 운행되는 버스 중 절반 이상의 버스에는 휠체어 이용자가 탈 수 없다. 휠체어 이용자가 탈 수 있는 유니버셜디자인(UD) 택시도 서울시가 도입한 12대가 전부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휠체어 이용자들은 지방자치단체가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보장 법률」에 따라 운행하는 특별교통수단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지난 7월 서울대학교 김승섭 교수 연구팀이 학술지 「한국장애학」에 발표한 바에 따르면, 특별교통수단 이용자 61.7%는 대기시간 때문에 일상생활에 지장을 경험하고 있다.
이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특별교통수단이 필요한 사람 대비 운행되는 차량이 너무 적어 대기시간이 발생하는 것이라며 지하철 탑승 시위를 벌여왔다. 하지만 특별교통수단의 대기시간이 줄어들기는커녕 지난해보다 오히려 더 길어진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