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환자 사망에 병원 전원까지…반구대병원 사태, 울산시·보건소·경찰은 뭐했나

2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상욱 울산시장(오른쪽)에게 질의하는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왼쪽). 사진 국회방송 생중계 캡처
환자에 의한 폭행 후 사망과 추락사 등 2022년부터 지난 8월까지 7차례의 사망사고가 발생한 울산 반구대병원. 폐업 이후 환자들이 여러 병원으로 반복 전원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2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환자들의 전원 실태를 지적하며 울산시와 울주군 보건소, 울산경찰청에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했다.
김상욱 울산시장 “전원할 병원 찾기 어려웠다”…김예지 의원 “그런 말 말고 자립 지원했어야”
반구대병원은 지난 9월 4일 폐업했다. 폐업 당시 환자의 96.7%는 전국 32곳 이상의 병원이나 시설로 전원됐다. 이 중 24명은 환자를 창틀에 강박하는 등 인권침해 사건으로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병원으로 옮겨진 사실도 최근 확인됐다. (관련 기사: 반구대병원 떠난 지 나흘 만에 또 전원, 병원 4곳 전전…‘시설 뺑뺑이’ 현실로)
이날 오전 국정감사에는 유점숙 울산 울주군 보건소장이 증인으로 참석했다. 김예지 의원은 “반구대병원 환자들을 다른 병원으로 전원하는 과정에서 이미 인권침해로 수사를 받고 있는 병원에 24명이 옮겨지기도 했다. 알았어도 문제고 몰라도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역 내 의료기관에 대한 관리·감독 책임은 보건소장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다른 병원으로 전원된 환자들이 다시 병원을 옮겨야 했던 상황도 지적했다. 그는 “김해로 전원된 환자 17명은 해당 병원이 폐업하면서 또다시 옮겨야 했다. ‘병원 뺑뺑이’가 벌어진 것으로,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반구대병원의 의료수익은 61억 원이었고, 이 중 96% 이상이 입원 수익이었다”며 “그런데 입원환자들이 처한 환경은 입에 담기도 어려운 수준이었다. 병원은 수익을 올리는 곳이 아니라 환자를 치료하는 곳”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후속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숙지해야 한다”며 “몰랐다면 다시 보고받고 제대로 처리하라”고 촉구했다. 유 소장은 “알겠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김상욱 울산시장에게도 질의했다. 김 의원은 “민관 합동조사와 특별감사 과정에서 전원 문제와 관련해 당사자 단체들이 요구한 자립 지원에 응하지 않고, 보건복지부에 책임을 전가한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김 시장은 “시에서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조치가 많지 않다. 계속 노력해 왔지만, 전원받을 의료기관을 구하기 어려웠다”고 답했다.
이에 김 의원은 “병원을 구할 데가 없었다는 이야기는 하면 안 된다. 자립 지원 과정을 도와야 한다”며 “그런 노력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시민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시장은 “울산만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정신질환자와 발달장애인을 함께 수용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두 집단은 분명히 구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앙정부에서도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한다”며 “정신질환자와 발달장애인 관련 정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유 소장은 마지막 발언에서 “정신의료기관에 대한 정기 지도·점검을 철저히 하고, 필요하면 수시 점검을 실시해 환자 인권 보호와 안전관리 실태를 확인하겠다”며 “미흡한 사항은 시정 조치하고, 이행 여부까지 지속적으로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2022년 지적장애인 환자 살인사건 당시 CCTV 영상 캡처본. 자료 김예지 의원실
“반구대병원 사망사건 수사, 입원환자 진술 확보하고 과도한 약물 처방도 확인해야”
이날 오후 국정감사에서 김 의원은 최보현 울산경찰청장에게도 반구대병원 사망사건 수사와 관련해 질의했다.
울주경찰서는 2022년 1월에 발생한 김도진(가명) 씨의 사망사건 당시 반구대병원 CCTV를 확보해 김 씨가 다른 입원환자들에 의해 폭행당하는 장면을 확인했다. 또한 의료진이 피해자를 보호하지 않은 정황과 적절한 응급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그러나 울주경찰서는 의료진들에 대한 수사는 하지 않고 가해 환자들만 송치했다.
이후 국가인권위원회가 올해 2월 조사에서 병원 내 사망사건 3건을 추가로 밝혀내고 병원장 등을 검찰에 고발한 뒤에야 경찰은 뒤늦게 재수사에 나섰다. 현재 울산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가 병원장 등 관계자 27명을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재수사 과정에서 함께 입원했던 환자들의 진술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수사가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병원에서 생활했던 환자들의 진술을 반드시 살펴야 한다”며 “폐쇄병동에서 벌어진 폭행과 학대를 가장 가까이에서 목격한 사람들은 함께 입원해 있던 환자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사소통이 어렵다는 이유로 진술 확보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되고, 병원 관계자들의 설명에만 의존해서도 안 된다”며 “신뢰관계인 동석과 진술조력인 등 의사소통 지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 청장은 “그렇게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말씀을 참고해 더 유념하겠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과도한 약물 처방과 행정기관의 관리·감독 실태도 수사 과정에서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정신병원에서 환자의 행동을 통제하기 위해 의학적으로 필요한 범위를 넘어 과도하게 약물을 처방하기도 한다. 이는 치료행위로 볼 수 없다”며 “반구대병원에서도 진정제 등 항정신성 약물을 부적절하고 과도하게 처방해 환자의 행동을 통제한 사실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반복되는 사망사건과 인권침해를 막아야 할 행정기관의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졌는지도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최 청장은 “제기되는 의혹에 대해서는 모두 철저하게 수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출처 : 비마이너(https://www.beminor.com/news/articleView.html?idxno=3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