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등 5개 장애인권단체는 11일 오전 11시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내견 국회 출입에 대한 논란 자체가 장애인차별이라며 인권위의 시정권고를 촉구했다. 사진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장애계는 김예지 당선인의 시각장애인 안내견 국회 출입 논란 그 자체가 ‘장애인차별’이라며 문희상 국회의장과 유인태 국회사무처 사무총장을 국가인권위원회(아래 인권위)에 진정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아래 장추련) 등 5개 장애인권단체는 11일 오전 11시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권위의 시정권고를 촉구했다.
이번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당선한 김예지 미래한국당 의원은 시각장애인으로 안내견 ‘조이’를 통해 이동지원을 받는다. 안내견은 시각장애인의 보행을 돕기 위해 특수한 훈련을 받아, 시각장애인 보행 보장구인 ‘흰지팡이’와 같은 역할을 한다. 따라서 안내견은 반려견과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그런데 김예지 의원의 당선 직후 ‘안내견을 국회 본회의장에 들일 것이냐, 안 들일 것이냐’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이에 국회사무처는 안내견의 본회의장 출입에 대해 검토 중이라는 의견을 밝혔고, 다수의 언론에서는 안내견의 출입을 허용해야 한다는 내용의 기사를 실었다.
그러나 장추련은 “국회는 안내견의 출입은 검토나 허락을 받아야 하는 사안이 아니라 안내견을 동행하는 장애인당사자의 선택과 판단에 따르는 부분임을 명백히 밝혀야 했다”라며 “이러한 논란 자체가 ‘장애인차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아래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조(차별행위)에는 ‘보조견 사용을 방해하거나 제한·배제·분리·거부하는 행위’를 차별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안내견에 대한 역할이 잘 알려지지 않아 식당이나 버스, 지하철, 공공기관 등에 출입할 때 시각장애인 당사자가 설명과 부탁을 반복해야 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현재 국회에서의 논란도 이와 다르지 않다. 장추련은 “그동안 국회를 비롯한 많은 공공기관이 명백하게 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장애인에 대한 편의제공 의무를 소홀히 하면서, 관례적으로 정당한 편의제공이나 보장구 사용 등의 문제를 기관의 판단과 선택으로 제한하거나 제공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대한민국의 주권의 상징인 국회’가 장애인의 권리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현재 국회의 안내견 출입에 대한 ‘논의’나 ‘검토’ 등의 입장에 인권위의 강력한 시정권고를 촉구했다.
아울러 장추련은 “여전히 국회 내 회의실이 휠체어 이용자의 앞을 가로막고 있다”며 “지금은 시각장애인의 안내견에 대해 말하지만 앞으로는 청각장애인의 수어통역 등 장애인이 접근 가능한 국회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변재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책국장은 “안내견 출입 여부에 대해 국회는 공식입장을 발표한 바 없음에도 이번 일이 마치 해결된 것처럼 비치고, 안내견 출입 문제를 국회 사무처의 행정 절차로만 여기는 듯한 세간의 태도에 안타까움을 느낀다”며 “이번 일을 김예지 당선인의 구호로서만이 아니라 장애인당사자 전체의 참정권과 정치 참여, 그중에서도 국회 접근성에 대한 국가적 논의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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