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의혹 색동원 들어가 보니… 강화군, 책임 대신 ‘지자체 한계’ 반복
서미화·박찬대 의원, 박흥열 군의원과 시설 점검
김학범 강화군 부군수 “시설폐쇄 당장 어려워”
색동원 앞 장애인들 피케팅 “탈시설 정책 마련하라”
‘조사기관이 비공개 요청했다’더니… 또 거짓말한 강화군청

시설장에 의한 성폭력 의혹이 제기된 인천시 강화군 중증장애인거주시설 ‘색동원’ 외관. 사진 김소영
시설장에 의한 성폭력 의혹이 제기된 인천시 강화군 중증장애인거주시설 ‘색동원’이 9일 언론에 공개됐다. 비마이너도 현장을 찾아, 피해 장애여성들이 생활하던 공간을 직접 확인했다.
색동원으로 향하는 길에는 ‘모아직업재활시설’이라는 표지판이 제일 먼저 눈에 띄었다. 모아직업재활시설은 색동원 법인이 운영하는 장애인보호작업장이다. 보호작업장을 지나 논밭 사이로 색동원 건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시설의 문은 굳게 닫혀있었다. 주변에는 카페나 음식점 같은 상업시설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이날 오후 2시 서미화·박찬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박흥열 더불어민주당 강화군의회 의원, 차전경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국장 등이 시설 점검을 위해 색동원을 찾자 그제서야 문이 열렸다.
점검이 이뤄지는 동안, 장애인 30여 명은 색동원 앞에서 피해자들의 주거 전환과 탈시설 정책 마련을 촉구하며 피켓 시위를 이어갔다. 같은 날 서울경찰청은 시설장 김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도 했다.

9일 오후 2시, 색동원 앞에서 장애인들이 피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피켓에는 “시설 수용은 제도적 학대다! 정부는 탈시설 로드맵 2.0 수립하라!”, “이재명 정부는 색동원 거주장애인 탈시설 자립지원 즉각 실시하라!”라고 적혀있다. 사진 김소영
성폭력 피해 장애여성들 거주했던 2층 들어가 보니
여성입소자 대부분이 성폭력 피해를 입은 것으로 드러난 색동원. 그들이 생활했던 2층은 현재 모두 비어 있었다. 인권실태 심층조사 과정에서 피해 사실을 진술한 장애여성들이 다른 지역의 시설로 분리 조치되었기 때문이다.
해당 층은 거실처럼 보이는 중앙 통로를 중심으로 ㄷ자 형태로 방 8개가 배치돼 있었다. 방은 1인실부터 3인실까지 있었다. 복도 곳곳에는 CCTV(폐쇄회로텔레비전) 4대가 설치돼 있었고, 일부는 방 바로 옆에 위치해 있었다. 강당에도 CCTV 2대가 설치돼 있었다. 통로 가장 안쪽에는 강당과 식당이 각각 자리하고 있었다.

색동원 2층 안내판. 위에서부터 차례대로 사진과 함께 ‘여자 이용자 가정’, ‘중정’, ‘강당’, ‘식당’이라고 적혀있다. 사진 김소영

색동원 2층에 있는 방 내부의 모습. 침대 2개와 서랍장이 놓여있고, 벽에는 해바라기 그림이 걸려 있다. 사진 김소영

색동원 2층 복도에 걸린 CCTV. 205호 방 바로 앞에 달려 있다. 사진 김소영

거실처럼 보이는 중앙 통로의 모습. 의자들이 바닥에 놓여 있고, 벽을 따라 화분들이 있다. 사진 김소영
여성 입소자들이 머물던 방들의 외부 인근에는 직원 기숙사 건물이 있었다. 그 기숙사 2층에서 시설장이 숙식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기숙사 2층 공간 내부 곳곳에는 시설장 김 씨의 가족사진이 걸려 있었고, 일상적으로 생활한 흔적이 남아 있었다.


여성 입소자들이 머물던 방 외부 인근에 있는 직원 기숙사 건물. 사진 김소영

직원 기숙사 건물 2층의 문. ‘직원숙소(별관)’이라고 적혀 있다. 사진 김소영
강화군 부군수 “지자체 한계 있어 시설 폐쇄 당장 어려워”
이날 시설을 둘러보기에 앞서 김학범 강화군 부군수는 색동원 1층 원장실에서 시설 현황과 수사 개요에 대한 브리핑을 진행했다.
김 부군수는 시설폐쇄와 관련해 “기초자치단체의 역할에는 한계가 있다”며 “국무조정실 TF 회의 당시에도 강화군이 시설폐쇄 등 행정조치를 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고, 지침 개정을 통해 임시 조치로 피해자들을 분리하는 등의 절차가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제도 개선을 건의했다”고 말했다.
또한 김 부군수는 “수사 결과가 나오면 그에 따른 행정처분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유신 강화군청 문화복지국장은 “기소 전에라도 송치가 되면 적극적으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박찬대 의원은 “송치가 되면 행정조치를 취하겠다고 하지만, 이를 적극 행정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송치 이전이라 하더라도 사회적 물의가 커지고 있고 심층조사 결과도 나왔는데, 그런 상황에서 제도 개선을 요구했던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임시폐쇄 등 적극 행정을 할 수 있는 지침이나 매뉴얼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뜻이냐”고 강화군 측에 물었다.
김 부군수는 “그렇다”며 “지자체의 한계로 보시면 된다”고 해명했다.

김학범 강화군 부군수는 색동원 1층 원장실에서 시설 현황과 수사 개요에 대한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그의 오른쪽에는 김유신 강화군청 문화복지국장의 모습이 보인다. 사진 김소영
서미화 의원은 “인천시는 강화군과 같은 입장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군에서 시설을 폐쇄하면 법인 허가 취소하겠다는 것이 맞는가”라고 인천시 측에 물었다.
함교춘 인천시청 장애인복지과장은 “그렇다”며 “(가해) 사실이 확인되면 적극적으로 검토해서 (강화군과) 같이 조치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서미화 의원은 “폐쇄 조치 이후 피해자들을 다른 시설로 전원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립생활 욕구 조사 등을 통해 어떻게 탈시설로 전환할지에 대한 지원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 과장은 “복지부에 자립주택 35호를 신청했다”고 밝혔고, 브리핑 자리에 함께한 차전경 복지부 장애인정책국장은 “이에 적극 협조하고, 최대한 빠르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브리핑 참석자들이 앉아 있는 모습. 왼쪽부터 박흥열 강화군의회 의원, 박찬대 국회의원, 서미화 국회의원, 차전경 복지부 장애인정책국장. 사진 김소영
강화군 “조사기관이 비공개 요청”했다더니, 조사기관 “그런 적 없다”
이날 오전 10시 박용철 강화군 군수는 기자회견을 열고 “색동원 등 제3자들이 ‘민감정보’와 ‘영업상 기밀’을 이유로 보고서 비공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김 부군수도 브리핑 자리에서 색동원 법인과 피의자인 시설장, 심층조사 조사기관 등 총 3개 기관에 보고서 부분 공개 결정을 통보했지만, 이들 모두가 2월 4일 공문을 통해 비공개를 요청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조사기관에 연락했다. 조사기관 측은 9일 비마이너와의 통화에서 “심층조사 결과보고서에 대해 전체 비공개를 요청한 적이 없다”며 “오히려 조사자나 조사 기법 등 민감한 정보를 제외하고는 (결과보고서 내용을) 공개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조사기관은 이러한 점을 문제 삼아 강화군에 이의를 제기했고, 조사기관 측에 따르면 강화군청 담당 주무관이 해당 발언을 정정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전부터 책임 회피 논란이 이어져 온 가운데, 군수와 부군수 모두가 부정확한 정보를 전달했다는 점에서 강화군이 편의에 따라 사실을 왜곡하고 이를 잘못 알렸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서울경찰청은 현재까지 피해자 6명으로부터 피해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시설장 김 씨에 대해 성폭력처벌법과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종사자 1명에 대해서도 장애인복지법상 폭행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반면 같은 혐의를 받는 또 다른 종사자 1명은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고 있다.
출처 : 비마이너(https://www.beminor.com/news/articleView.html?idxno=293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