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총리 ‘색동원 TF’… 장애계 “전수조사 넘어 탈시설 대책 세워야”

지난 1월 15일, 김민석 국무총리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국무총리실 홈페이지
인천시 강화군 중증장애인거주시설 ‘색동원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난달 30일 범부처 합동대응 TF(Task Force, 전담팀) 구성, 특별수사팀 편성, 전수조사 실시 등을 긴급 지시했다. 이에 경찰청은 이튿날인 31일 색동원 사건 특별수사단을 꾸렸다.
그러나 장애계는 형식적인 전수조사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시설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 탈시설을 포함한 실질적인 자립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TF 가동·전수조사·특별수사단… 시설 인권침해 해결로 이어질까?
김민석 국무총리는 국무총리실을 중심으로 범부처 합동대응 TF를 구성해, 색동원 사건에 대해 신속하고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하고 피해자 등에 대한 보호 및 구제에 만전을 기하며, 정책 사각지대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김 국무총리는 보건복지부에는 관계기관 합동으로 전국 장애인거주시설에 대한 인권보호 등 관리실태 전반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제도 개선책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경찰청에는 장애인 전문수사인력과 외부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특별수사팀을 편성해, 신속하고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피해자 보호 등에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명했다.
이에 경찰청은 지난 1일 언론 공지를 통해 서울경찰청 내에 ‘색동원 사건 특별수사단’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특별수사단은 강일원 서울청 생활안전교통부장을 단장으로, 2개 수사팀 총 27명과 장애인 전담 조사인력(10개 해바라기센터 근무 경찰관 47명), 성폭력상담센터 등 외부 전문가들로 꾸려졌다고 전했다.
비마이너는 3일 범부처 합동대응 TF와 관련해 국무총리실과 보건복지부에 취재차 수차례 연락했지만, 양측 모두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
장애계 “형식적 전수조사 안 돼, ‘시설’ 자체가 인권참사의 원인”
장애계는 김민석 총리의 지시 이후, 국무총리실의 대응에 우려를 표하는 입장을 밝혔다. ‘인천 중증장애인거주시설 색동원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는 “정부가 제시한 대책이 여전히 사건의 본질을 외면한 채 ‘관리・감독・개선’이라는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고 있음에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이들은 “장애인거주시설 인권참사는 단순한 운영미숙이나 개인의 도덕적 결함으로 발생하는 우발적 사고가 아니”라며 “장애인을 지역사회로부터 격리하여 집단 수용하는 거주시설이라는 폐쇄적 구조 그 자체가 장애인거주시설 인권참사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김정하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활동가도 “범부처 대응 TF가 궁극적으로 해야 할 일은 시설에 있는 장애인들이 하루빨리 지역사회에서 개별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하고 자립을 지원하는 것”이라며 “좁은 범위의 ‘학대 조사’에 그칠 것이 아니라 시설 생활 전반에 대한 실태조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 활동가는 대책으로 나온 전수조사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그는 “20여 년 전 ‘도가니 사건’ 때도 나왔던 대책이고, 이후 여러 인권침해 사건에서 반복돼 왔다”며 “‘태연재활원 사건’ 당시에도 50인 이상 시설을 전수조사했지만, 이러한 사전 고지 방식 조사는 의미가 없다. 사실상 조사 자체가 이미 오염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사원의 전문성이 부족하고 매년 같은 조사표를 사용하는 것도 문제”라며 “불시 점검을 실시하고, 상시적으로 전문 인력을 양성·운영하지 않으면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인권침해를 지나치게 좁게 해석하는 것 역시 문제”라며 “시설 거주 장애인들은 집단생활 속에서 개인생활이 전혀 없고, 사람들이 흔하게 갖고 있는 핸드폰 하나 없다. 자유로운 외출도 불가하다. 이런 현실을 외면한 채 학대를 협소하게 정의해 조사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모든 시민이 갖고 있는 인권 수준에 맞게 조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활동가는 “범부처 대응 TF가 시설 인권참사 문제를 해결하려면 국토부는 주택을 제공하고, 복지부는 서비스를 지원하며, 지자체가 적극 나서는 등 각자의 역할을 수행해 피해자들이 또 다른 시설로 보내지지 않도록 하는 실질적인 자립지원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 비마이너(https://www.beminor.com/news/articleView.html?idxno=29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