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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간과되기 쉬운 발달장애인의 우울증, 어떻게 대처할까?
2017년05월11일 16시57분
편집자 주: 발달장애가 있는 사람들의 경우 우울증을 겪더라도 간과되기가 쉽다. 그러나 가정이나 사회 등 다양한 영역에서 신체적, 언어적, 감정적 폭력과 학대에 노출되기 쉬운 발달장애인은 다른 사람들보다 우울증을 겪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그러나 아직 한국에서는 발달장애인의 우울증에 관한 연구나 논의가 활발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에 비마이너는 영국 '정신의학과 장애 연구소(Institute of Psychiatry and Disability) 부소장으로 역임하고 있는 셰일라 홀린스 박사가 발달장애인이 겪는 우울증에 관해 쓴 칼럼을 번역해 싣는다. (원문 링크: Depression In People With Intellectual Disabil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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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이 살면서 우울감을 경험하고, 이는 가족의 죽음, 스트레스, 학대 또는 질병 등과 같은 인생의 주요 사건들과 연결된 경우가 많다. 겉으로 드러나는 이유가 전혀 없이도 우울증이 발생할 수 있다. 우울감이 저절로 사라지지 않는다면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발달장애인은 전체 인구보다 우울증이 발생하기 더 쉬운데도 발달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게 발생한 우울증은 쉽게 간과되곤 한다. 다운증후군이 있는 사람들에게 발생하는 우울증은 건망증이나 치매 등으로 오해를 받기도 하고 갑상선기능저하증과 같은 신체 기능 이상과 연관이 있을 수도 있다.
사례 1
론은 39세 남성으로, 동네 주민이 모두 알 정도로 활발하게 사회생활을 하는 외향적이고 유머러스한 사람이다. 그는 다운 증후군과 가벼운 지적장애를 갖고 있다. 그는 칠십 대의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다. 론의 부모님은 최근 한, 두 달 사이 그의 기능이 서서히 나빠지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었다. 부모님은 그가 무언가를 잘 잊어버리고 기억력이 나빠져서 일상생활에서 해야 하는 일을 론에게 알려주어야 했다고 전했다.
당신은 론의 가정의/지역 간호사이다. 론의 부모님은 그가 잠만 자고 먹는 것을 거부한다며 방문 진료를 부탁했다.
-당신이 진료 차트를 본다면 지난 7, 8개월간 론을 보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은 다운증후군의 일반적 증상으로 노화가 빠르게 진행된다는 점을 알고 있다. 론의 증상을 진단하기 위해 더 많은 정보를 살펴봐야 한다. 론을 방문하니, 부모님은 그가 지역 주간보호센터에 다녔고, 일주일에 한 번씩은 대학에서 재무관리를 공부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두 달 쯤 전부터, 론은 센터도 대학도 가지 않기 시작했다. 또한, 가장 좋아하는 취미인 수영도 가지 않고 있다.
주간보호센터 직원들이 몇 차례 바뀐 일이 있었다. 론의 이모가 여섯 달 전에 암으로 사망했다. 론의 외모와 행동을 관찰해보니, 슬픈 얼굴 표정과 전반적으로 어두운 태도, 그리고 눈물을 자주 흘리는 특징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의 기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특징들이다.
사례 2
앤은 23세 여성이고 중증 지적장애와 자폐성장애를 갖고 있다. 그는 대도시 중심부에서 20분가량 떨어진 한적한 주택가 그룹홈에서 네 명의 발달장애인과 함께 살고 있다. 기분이 좋은 날에는 따뜻한 미소로 인사를 하지만, 기분이 안 좋은 날에는 (이런 경우가 잦다) 욕을 하고 침을 뱉거나 사람들을 무시하고 지나가기도 한다.
그룹홈의 주요 직원인 프랭크는 1년 반 전부터 앤을 돌보고 있다. 그는 앤에게 처방된 약이 잦은 기분 변동에 영향이 거의 없고 부작용만 있다고 생각한다. 프랭크는 앤을 케어하는 의료 전문가들을 별로 신뢰하지 않고 있다.
그룹홈 담당자인 폴이 몇 달 후면 떠난다. 앤은 폴을 굉장히 좋아하고, 3년 전 그룹홈에 처음 왔을 때부터 그를 알고 지내왔다. 폴은 자기 후임자를 아직 찾지 못한 상태라 자신이 떠난다는 사실을 알리길 어려워하고 있다. 폴은 앤에게 일어났던 슬픈 일을 모두 알고 있다. 그가 여섯 살 때 엄마가 가족을 떠나간 일도 있었고, 어렸을 때 성적 학대를 당했을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앤은 자신의 감정을 말로 표현할 수는 있지만, 글을 읽지는 못한다. 어떤 일이 발생했던 시간을 헷갈리기도 한다. 가장 좋아하는 활동은 가만히 쉬는 것이나 춤추고 노래하는 것,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나가는 것이다.
론과 앤이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이해할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진단과 치료에 연관되었을 가능성이 높은 요인들을 찾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다양한 사람들의 관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생체심리학적인 접근 방식을 유지하면서 우울감에 영향을 미치거나 직접적 영향을 미친 요인들을 찾아간다.
1) 앤/론의 관점
2) 앤/론의 가족의 관점
3) 1차 건강관리자의 관점
4) 사회복지사의 관점
론과 앤을 지원하는 다양한 사람/서비스/단체 간의 관계망을 다이어그램 형태 등으로 그려본다. 론과 앤의 관점을 알기 위해서는 이들과 직접적 관계가 없으나 이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지원 가능한 개인/서비스/단체를 생각해본다.
1) 당신의 걱정은 무엇입니까?
2) 당신의 책무는 무엇입니까?
3) 당신은 누구와 이야기를 해야 합니까?
4) 당신은 어떤 정보를 모아야 합니까?
5) 당신은 어떤 행동을 할 것입니까?
의사소통
의사소통 장애가 있는 사람은 기분 변화를 설명하기 어려울 수 있다. 우울감은 자신의 안 좋은 기분에 관해 소통하지 못하는 자폐성 장애나 의사소통 장애가 있는 사람들의 경우 무시되기 쉽다. 하지만 입 밖으로 나오는 언어가 적거나 아예 없더라도, 기분 표현을 알 방법들이 있다.
발달장애인은 다른 사람에 비해 우울증을 겪을 확률이 더 높지만, 간과되기 쉽다. (사진출처 : 플리커)
우울증의 증상들
우울
심각한 우울증을 겪은 많은 사람은 어두운 기분에 잠식당하는 기분을 느꼈다고 말한다. 어떤 이들은 우울증이 극심한 신체적 고통을 느끼는 것 같다고도 설명한다. 이는 단순히 기분이 처지는 것과는 무척 다르다.
흥미를 잃음
우울한 사람들은 삶에 대한 열의를 잃는다. 이전에는 좋아했던 것들도 별로 하고 싶지 않다. 무엇을 하든 너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느끼게 된다. 에너지가 없고 피로가 지속되는 일이 잦다. 이러한 증상은 경증 지적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서 확인된다. 지적장애가 더 심할수록 이러한 증상을 파악하기 어렵지만, 흥미를 잃거나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는 점을 추측할 수 있다.
에너지 감소
피로 등 우울증의 일반적인 증상들은 우울감을 느끼는 사람 자신이 통제할 수 없으며, 의사의 도움이 필요할 수도 있다. 신체적인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지적장애인의 경우 신체 건강에 이상이 있을 수도 있으므로, 에너지 고갈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신체적 요인은 우선 모두 배제하고 진단해 달라고 요청해야 한다.
불안감과 반복행동
불안감은 우울성 질환에서 자주 나타나는 증상이고, 두려움이나 신체 증상(땀, 입안이 마름, 메스꺼움, 심장 두근거림, 잦은 소변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끊임없이 안전을 확인하거나, 안절부절못하는 행동이 더욱 잦아진다. 불안해하고 소리를 지르는 행동 등은 특히 중증 지적장애인이 우울한 경우 모두 보고되었다. 이러한 행동은 불안하게 느끼는 것을 피하기 위해 사용될 수도 있다.
강박적 사고
강박적 사고와 그에 따른 행동은 우울증 초기 단계에 나타난다. 우울증이 진행됨에 따라 자해 등의 반복행동이 악화될 수도 있다.
인지 특징
우울한 사람들의 생각이 변화하는 방식을 '인지 특징'이라고 부르며, 여기에는 집중력 저하, 결정의 어려움, 자기비판, 자책 등이 있다. 심한 경우 자살에 대한 생각이나 행동이 나타나기도 한다. 자존감 하락은 우울한 생각의 가장 대표적인 특징이다.
심한 우울증의 경우, 사고와 몸의 움직임이 느려지고, 이는 '정신 운동지연(psychomotor retardation)이라고 표현되는 상황으로 발전한다. 종종 우울한 생각들이 너무 극단적이어서 우울한 망상이 나타나기도 하며, 환각이나 환청이 발생하기도 한다. 우울 망상에는 장기가 썩고 있다는 생각이나, 큰 재난 사고에 개인적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 죄책감 등이 있다. 종종 우울감으로 인한 인지 특징을 지적장애로 인한 인지 특징과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우울증이 생기기 이전의 기능적 능력과 강점, 약점 등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인지 특징으로 인한 기능 저하는 우울성 질환이 스스로를 드러내는 가장 주요한 특징일 수 있다. 대소변을 가리는 것과 같은 신변 처리 기술은 우울성 질환을 겪은 이후 다시 훈련해야 할 수도 있다.
우울증의 신체적 특징
입맛을 잃고, 체중이 줄거나 수면장애를 겪거나 성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등의 신체적 특징들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증상이 심각한 경우 항우울제 처방을 받아야 할 수도 있다. 우울증을 경험한 사람들은 아침에 기분이 가장 좋지 않다고 말한다. 우울증이 있을 때 수면장애는 쉽게 잠들지 못하거나, 잠을 푹 자지 못하거나, 과도하게 자거나, 아침 일찍 일어나는 증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수면장애는 특히 우울증이 있는 지적장애인에게 중요한 증상인데, 인지 수준에 상관없이 발생하여 우울증이 있음을 알아차리기 쉽기 때문이다.
중증지적장애인에게서 나타나는 이례적인 우울증 증상
소리를 지르고, 안절부절못하고, 자해하고, 수면장애를 겪는 등의 행동 변화들은 일반적인 증상이다. 특정 종류의 도전 행동이 우울증으로 인해 증가할 수도 있다. 우울감을 겪고 있는 사람이 자신이 느끼는 것을 이야기하지 못한다면 우울증으로 인해 유발될 수 있는 어떤 행동이든 잘 관찰하고 묘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운증후군을 가진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두 연구에 따르면 가장 흔한 증상은 슬픔, 흥미 상실, 사회적 활동 중단, 에너지 감소 및 활동 둔화 등이 있었다.
신체 건강 문제 분석하기
우울증은 다른 의과적 질환들, 특히 행동 변화, 그리고 우울감을 유발할 수 있는 특정한 요인들과 헷갈릴 수도 있다. 우울감으로 인한 특징이 보일 때는 신체적 진단을 반드시 진행하고 우울증에 동반되는 신체건강 상의 문제도 치료해야 한다. 우울증 개선에는 신체 건강을 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갑상선기능저하증, 바이러스성 질병 또는 만성 질환과 같은 신체적인 이유
-치매
-생리주기에 따른 감정 변화
발달장애인의 우울증은 신체적 질병 등으로 인한 일시적인 경우도 있지만,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한 의료적 접근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사진출처 : 플리커)
지적장애인 우울증 치료를 가로막는 것들
신체적 건강상의 문제와 마찬가지로, 지역보건의는 지적장애인의 정신건강이나 행동상의 문제를 진단하는 첫 단계이다.
1. 지적장애인은 그들의 '증상'을 의사에게 보여야 할 질병의 지표로 인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
2. 지적장애인의 돌봄 제공자가 증상의 중대성이나 증상이 의료적으로 접근해야 할 만큼 심각하다는 점을 알지 못할 수 있다.
3. 우울한 사람들은 함께 살기 불편하거나 피곤한, 예측 불가능한 상태이므로 사회복지사 등 돌봄 제공자들이 실질적인 조언과 지원을 해야 한다.
4. 돌봄 제공자가 우울증에 있는 사람이 의사를 만나는 데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지 않을 수 있다.
5. 의료적 결정을 위해서는 접근 가능한 정보가 제공되어야 하는데, 의사에게 충분한 시간이 없거나 의사소통 기술이 없을 수 있다.
6. 지적장애인 당사자가 의사에게 증상을 분명하게 표현할 수 없거나 진단을 위해 필요한 대답을 하지 못할 수 있다. 혹은 진단이나 협조의 필요성을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7. 같은 조건을 가진 사람들과 다른 치료를 받을 수 있는데, 이는 동의를 얻기 어렵거나 해당 치료에 어떻게 협조하고 반응할지 추측이 어렵기 때문이다.
우울증은 한 가지 요인 때문에만 발생하지 않는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고, 이러한 원인이 상호작용할 수도 있다. 우울증에 취약하게 만드는 요인에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을 것이다.
-생물학적 원인. 유전적 원인 또는 신체적 질병
-심리적 원인. 학대나 사별 등.
-사회적 원인. 관계 문제, 가난 또는 지루함
일반적으로, 취약 요인은 스트레스 요인과 상호작용한다. 스트레스 요인은 우울성 장애를 유발하거나 유지한다. 스트레스 요인에는 매우 여러 가지가 있는데, 대표적인 것으로는 다음이 있다.
-사별/이직/일상생활의 변화/주거지 이동/범죄나 학대의 피해자가 되는 것/큰 질병이나 만성 질환으로 인한 고통스러운 상황
이러한 상황들을 위협이나 감정적 상실로 받아들이는 정도는 개인마다 편차가 크다. 따라서 어떤 사건이 개인에게 어떤 의미인지, 이러한 경험이 상실이나 위협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지 세심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적장애인이 부정적 삶의 경험을 받아들일 때 비지적장애인에 비해 더 위험하다고 알려져 있다.
관리
치료에는 '전인적 접근'이 사용된다. 개인별 맞춤 치료가 진행되어야 하므로, 이를 위해서는 대상자의 생물학적, 심리적, 사회적 측면을 세심하게 검토해야 한다. 우울증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발견하지 못한 추가적 요인이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은 삶의 방식이나 돌봄 체계를 변화시키기만 하면 나아지겠지만, 또 어떤 사람은 의료전문가나 전문 심리상담가를 만나야 할 수도 있다.
효과적인 우울증 치료는 다른 요인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불안감, 강박적 행동 등을 호전시킬 수도 있다. 치료가 너무 빨리 중단되면, 우울증이 재발할 수도 있다. 항우울제는 중독성이 없다.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 중 일부는 자살 생각이 완전히 사라지기까지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3, 4주 정도 치료를 받으면 기분은 나아질 수 있지만, 돌봄 제공자로 인해 강화요인이 발생하면 우울감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했던 원하지 않는 행동이 계속될 수도 있다.
어떤 사람들은 반복적으로 우울증을 겪는다. 또 어떤 이들은 우울증 사이에 조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를 양극성정동장애(조울증)라고 한다. 이러한 사람들에게는 장기 치료가 필요하다.
요약
-다양한 사람들의 관점은 치료를 위한 다양한 정보와 다양한 필요를 드러낼 수 있다.
-주요한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 연관된 모든 사람이 사전적 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욕구평가는 치료 계획과 연관되어 있어야 한다.
-치료 계획은 욕구 평가가 완료된 개인의 동의를 반드시 얻어야 한다.
-치료 계획은 평가 날짜를 정해야 한다.
-돌봄 제공자의 동의와 지원이 중요하다.
-전문적 치료를 위한 위탁이나 치료에 대한 동의가 필요하지만 돌봄 제공자는 우울증을 겪고 있는 당사자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당사자가 원하는 것을 대체할 의무도 있다.
-돌봄 제공자가 당사자를 더욱 잘 지원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도록 충분한 설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경우에는 돌봄 제공자 자신이 지원을 필요로 할 수도 있다.
최한별 출처 자 (hbchoi1216@beminor.com)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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