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들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사과를 요구하려 했으나 주변 경호원들에게 제지당하는 모습. 문재인 후보 페이스북 영상 캡쳐
25일 TV토론회에서 나온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동성애 반대’ 발언에 분노한 성소수자들이 문 후보를 찾아가 사과를 촉구했으나 현장에 출동한 경찰들에게 강제 연행됐다.
25일 JTBC, 중앙일보, 한국정치학회의 공동 주최로 열린 대선 후보 토론회 1부에서 문재인 후보는 “동성애가 군 전력 약화를 초래한다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 “동성애를 반대하느냐”라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질문에 “그렇다”라며 동의했다.
“차별금지법은 동성애 허용법 아니냐”라는 홍 후보의 질문에 문 후보는 “차별금지와 합법화를 구분하지 못하느냐”라면서 "합법화에 찬성하지 않는다"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2부에서도 홍 후보는 재차 ‘동성애가 에이즈를 퍼트린다’는 혐오 발언을 하며 문 후보에게 동성애 반대 여부에 대한 입장을 요구했다. 문 후보는 1부와 달리 “동성애 차별에 반대한다”라면서도 “동성혼 합법화는 반대한다”는 모순적인 주장을 펼쳤다.
유력 후보인 문 후보가 성소수자의 존재와 인권을 부정하는 모습이 방송을 통해 전파되면서 시민들과 성소수자들의 분노가 들끓었다. 성소수자 20여 명은 토론 다음 날인 26일 오전 국회에서 ‘천군만마 국방안보 1000인 지지선언 기자회견’에 참여한 문 후보를 찾아가 “나는 동성애자다. 나를 반대하느냐. 혐오발언 사과하라.”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문 후보의 사과 답변을 듣고자 문 후보가 있는 기자회견장 앞으로 다가갔으나, 주변에 있던 경호원들의 제지로 끌려나왔다. 곧이어 경찰에 의해 현장에 있던 기습 시위자 13명이 영등포경찰서 등으로 연행됐다.
성소수자차별반대무지개행동(아래 무지개행동)은 26일 긴급 규탄 성명을 내고 사과 의사 없는 문 후보와 경찰의 강제 연행을 규탄했다. 무지개행동은 “성소수자들의 항의에 대한 응답은 성소수자 불법 연행이었다. 무고한 성소수자들의 요구를 묵살한 것”이라며 “문 후보의 성소수자 반대 의사가 확고한 시점에서 성소수자 불법 연행은 경찰이 문 후보를 과잉 보호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무지개행동은 “혐오가 극에 달한 가운데, 성소수자들은 범죄자로 색출되고 불법 연행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하고 있다”라며 “선거 전부터 성소수자 탄압을 예고하는 문재인 후보의 경거망동은 심히 우려스럽다. 죄 없는 성소수자들에 대한 반대와 범죄의 낙인이 현실로 다가오는 상황은 참담하다.”라며 문 후보의 사과와 연행자 석방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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