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출처 이광재 의원 페이스북
장애인들이 최근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의 ‘절름발이’ 발언에 대해 “논쟁의 여지조차 없는 명백한 장애인 혐오표현”이라며 분노했다. 국회의원의 ‘절름발이’ 발언은 지난 1월 주호영 미래통합당 국회의원에 이어 올해만 벌써 두번째다.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7월 28일에 열린 제 380회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회의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에게 “경제부총리가 금융 부분을 확실하게 알지 못하면 정책 수단이 ‘절름발이’가 될 수밖에 없다”라고 장애 비하 발언을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당시 회의에 참석하던 장혜영 정의당 국회의원은 “‘절름발이’라는 표현은 명백하게 장애인을 비하하는 표현”이라며 “오랫동안 정치를 하신 분이 자연스럽게 장애 비하 발언을 사용하신다는 것은 우리 사회에 그런 표현이 얼마나 익숙하게 사용되고 있는지를 반증한다”라고 즉각 이 의원의 표현을 지적했다.
그러나 장 의원이 ‘절름발이’ 발언에 지적한 것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과 혐오세력들이 오히려 거센 비난을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예를 들어, 장 의원이 초선의원임에도 불구하고 3선 의원인 이 의원에게 감히 ‘말꼬리’를 잡았다던가, ‘절름발이’는 비유일 뿐 장애인을 비하하는 표현이 아니라는 등 장애인 혐오 표현임을 인정하지 않는 주장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는 “‘절름발이’는 명백한 장애인 혐오표현이다. 논쟁의 여지조차 없다. 국가인권위원회(아래 인권위)도 그렇게 판단했으며, 장애인 당사자도 그렇게 인식하고 있다”라며 잘라 말했다.
인권위는 무려 6년 전인 2014년 11월, ‘절름발이’를 비롯한 장애인을 비하하는 용어들을 사용하는 언론매체에 대해 장애인 비하 표현을 사용하지 않도록 의견을 표명한 바 있다. 당시 인권위는 결정문에서 ‘절름발이’는 “절름거리는 장애 상태를 비유해서 ‘조화롭지 못하거나 부족한 양상’을 표현할 때 주로 사용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거로부터 답습해오던 부정적 용어와 표현행위로 불특정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고정관념과 편견을 심화할 수 있어 인간고유의 인격과 가치에 대해 낮게 평가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작년 12월에 인권위는 국회의원들의 장애인 비하 및 차별적 표현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를 촉구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도록 의견을 표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인권위의 지속적인 의견표명에도 국회의원의 장애인 혐오표현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올해 1월 9일, 주호영 미래통합당 국회의원은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해 ‘절름발이 총리’라고 비난한 것이다. 이에 대해 같은 날 이경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주 의원의 절름발이라는 장애인 혐오 표현은 약자를 무시하는 것이다. 장애인 비하 발언에 대해 머리 숙여 깊이 반성하고 사과하라”라며 주 의원을 윤리위원회에 제소할 것을 촉구했다.
전장연은 당시 주 의원의 ‘절름발이’ 표현에 강경하게 대응한 더불어민주당의 논평 취지에 적극 동감한다면서, 해당 논평에서 국회의원과 당의 이름만 이광재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으로 변경한 채 “장애인 비하 발언에 대해 머리 숙여 깊이 반성하고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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