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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장애인 자녀를 죽였다? 아니, 복지부가 죽였다!

경기 여주에서 어머니가 지적장애인 아들 살해 후 자수… 장애계 분노 
내년도 예산 국회 심의 중… 죽음의 행렬 멈추려면 생존권 예산, 대폭 증액해야 2016년11월24일 16시45

지난 19일, 전북 전주에서 한 아버지가 열일곱 살 발달장애인 아들을 목 졸라 죽이고 자신도 투신해 숨졌다. 

사흘 뒤인 22일, 이번엔 경기도 여주에서 어머니가 스물여덟의 지적장애 1급의 아들을 목 졸라 죽였다. 아들은 지적장애에 뇌병변장애가 있는 중증중복장애인이었다. 어머니는 자신도 죽고자 병원에 수면제를 사러 갔다. 하지만 병원 처방전이 없어 구매에 실패하면서 결국 경찰에 자수했다. 아들은 성남에 있는 특수학교 졸업 후 복지관 같은 기관을 이용하긴 했지만, 활동보조서비스와 같은 돌봄서비스는 이용하지 않은 채 전적으로 어머니의 돌봄에 의지해 살았다. 

가족이 있기에, 아버지가 회사에 다녀 돈을 벌기에, 아들은 기초생활수급자가 될 수 없었다. 가족이 스무 살 넘은 아들의 모든 돌봄과 삶을 책임져야 했다.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그 숨 막히는 삶이 어머니를 사지로 밀어 넣었던 건 아닐까. 

이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는 24일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는 가족이 죽인 게 아니라, 장애인을 죽일 수밖에 없게 만드는 이 나라의 복지가 죽인 것이라고 말했다. 

전장연은 “이는 박근혜 복지의 총체적 문란의 결과이고, 그 직접적 살인의 실행자는 ‘힘이 되는 평생 친구’라고 떠들어대는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이라면서 “가족에게마저 살해당해야 하는 중증장애인은 이 사회에서 개인과 가족의 부담으로만 존재하는 ‘기생적 소비계층’이고, ‘폐기물’로 존재한다”며 박근혜 정부의 복지 정책을 규탄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24일 여의도 국회 앞에서 지난 22일 경기도 여주에서 발생한 장애인 사망사건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 뒤 사망한 장애인에 대한 추모식에서 헌화하는 장애인 활동가들. 

부모가 장애인 자녀를 죽이는 일, 혹은 ‘같이 죽자’는 말. 장애인의 삶엔 하나씩 박혀있는 에피소드였다. 그만큼 흔했다. 

“내 어릴 때를 생각해봤습니다. 열 살 즈음에 내 아버지도 술 잡수시면 다음에 죽을 때 너도 같이 죽어야 한다, 이런 이야길 했습니다. 어릴 때 그 말 듣기가 참 싫었어요. 그 말 들은 지 50년이 넘었네요. 그런데 여전히 부모가 장애인 자식 죽이는 ‘개 같은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그 어머니도 참고 또 참으며 세상 괜찮아지겠지, 얼마나 참으셨겠습니까. 어머니가 그 자식을 그러셨을 때, 그 자리에서 어떤 마음이셨겠습니까. 정말 너무 비통합니다. 정부는 자기네들 도둑질 해먹는 건 그리도 잘 해먹으면서, 우리는 이 차가운 바닥에서 울어야 하는, 이 개 같은 세상을 어떻게 이리도 못 바꾼단 말입니까.” (박명애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회장)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 회장은 “이건 울어서 될 일이 아니고 이를 박박 갈아야 한다. 우리 아니고는 이 세상 바꿀 사람 없지 않나.”라면서 “정말 힘들게 사는 부모님들, 장애인들 위한 편한 세상, 우리가 함께 만들자. 악착스럽게, 질기게 만들자.”라고 외쳤다. 

이런 일을 막고자 지난해 11월 발달장애인법이 제정, 시행되었다. 그러나 시행 후 1년이 지났지만 정작 예산이 투여되지 않아 법은 무용지물이 됐다. 

김수연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경기지부장은 “발달장애인을 키워보지 않은 사람들은 상상도 못 할 정성과 노력으로 아이를 키운다. 하지만 가족으로서는 버겁고, 경제적으로도 어려움에 봉착하고 만다.”면서 “그저 발달장애인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국가의 지지를 받으며 살고 싶은데, 대한민국에선 불가능한가”라고 참담한 심경을 전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24일 여의도 국회 앞에서 지난 22일 경기도 여주에서 발생한 장애인 사망사건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런데 장애인은 그렇게 폐만 끼치는 존재인가. 이러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사람들은 ‘얼마나 힘들었으면’ 하는 시선으로 그 부모의 고통에 동정과 연민을 표한다. 최용기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는 그러한 사회의 시선을 경계했다. 최 공동대표는 “이건 사람을 죽인 살인행위다. 그 안에서 장애인의 자기결정권은 침해당하고 훼손됐다. 장애인이기에, 죽여도 동정받는 현실이란 게 참담하다.”라면서 “더는 가족에게 책임 떠넘기고, 그 안에서 죽임을 당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들은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가 폐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전장연은 광화문역에서 1556일째 농성 중이다. 장애인이 장애등급이 아닌, 필요한 만큼 복지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가족과 상관없이 자신이 빈곤하다면 기초생활수급비를 받을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이지윤 빈곤사회연대 활동가는 “더는 ‘예산 없다’는 이야기 믿지 않는다. 자기네들 약 사는데 다 쓰고, 비선 실세가 유용하고, 삼성 족벌 운영하는데 다 썼던 것 아닌가.”라면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드러나고 있는 현재의 국정농단에 분노했다. 이어 “그것은 개인이 유용할 돈이 아니라 이 살인사건이 벌어지기 전에, 부양의무제 폐지하는데 써야 할 돈이었다”라면서 “이번 주 토요일에도 촛불 들고 국가 책임을 묻는 행동에 나서자.”라고 외쳤다.  

이들은 또 내년도 장애인 생존권 예산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국회에선 내년도 예산을 심사 중이다. 복지부는 장애인 생존의 문제가 걸린 장애인 활동보조, 장애인연금 예산은 삭감하고 장애인거주시설 예산은 대폭 증액시킨 채 공을 국회에 넘겼다. 

전장연은 “아무리 제도가 변해도 예산을 반영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니다. 발달장애인법이 이를 증명하지 않나”라면서 “국회는 지금 심의하는 중증장애인 생존권 예산을 대폭 증액하여 통과시켜야 한다. 그것이 국회가 할 일이며, 박근혜 살인정권과 동반자가 되지 않는 길”이라고 국회에 경고했다. 이어 “박근혜 퇴진이 이 죽음의 행렬을 멈출 수 있는 희망이 될 것이며,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가 그 디딤돌이 될 것”이라면서 “전장연은 전력으로 이 죽음의 책임자들인 박근혜와 정진엽 복지부 장관에게 그 죄과를 묻고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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