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11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415 총선에서 비례위성정당들과 ‘물리적 거리두기 투쟁’을 선포하고 민주주의 퇴행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 이가연
“장애인과 사회적 약자들이 연대하여 소수자 정치를 실현해야 할 절호의 기회입니다. 거대 양당 독점 코로나19 바이러스 정치가 영구적으로 장애인과 사회적 약자들의 삶을 갉아먹지 못하도록 투표로 심판합시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4월 15일에 있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이용한 비례용 위성정당들이 등장하자, 장애인들이 소수자들의 정치가 실현될 수 있도록 비례위성정당과의 이른바 ‘물리적 거리두기’를 선포했다.
2일 오전 11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가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총선을 앞둔 현재, 비례위성정당들과 ‘물리적 거리두기 투쟁’을 선포하고 민주주의 퇴행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장연은 제21대 국회의원 총선에 도입된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 “다양한 국민의 정치 의견을 존중해 의회가 거대양당에 의해 독점되는 것을 막고 소수정당의 다양한 국회의원이 진출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다양성과 민주성을 보장하는 취지를 갖고 있다”라고 하면서 “그러나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시행을 앞둔 지금, 정치 참여의 다양성과 민주성을 존중하는 제도가 각종 꼼수와 편법에 의해 훼손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김종옥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회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이가연
김종옥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회장은 파란색 스카프를 보이며 “오늘은 세계 자폐인의 날이기에 새파란 스카프를 매고 왔다”면서 “2년 전 오늘 청와대 앞에서 209명의 발달장애인 엄마들과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를 요구하며 삭발했는데, 지금의 총선 상황을 바라보면 여전히 발달장애인의 국가책임제를 위한 법 제·개정 전망이 참담하다”라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이어 김 회장은 “비례후보를 둔 이유는 거대 양당체제에서 지역구 선거에서 살아남지 못한 소수정당이 정당의 이념에 맞는 진영 단체와 그에 맞는 인물을 비례후보로 내세워 지지표를 얻고자 하는 것인데, 결국에는 거대 두 정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앞장서서 왜곡했다”라고 힐난했다.
이날 연대발언을 한 박정은 참여연대 사무처장 또한 오늘부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점을 알리면서 “그동안 많은 노력 끝에 공직선거법을 개정하여 비례후보 공천이 당 지도부가 아닌 당원 스스로 결정하도록 선거관리위원회가 강조해왔지만, 현재 미래통합당과 더불어민주당 모두 비례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과 더불어시민당에 공천 후보 순서를 바꾸거나 ‘의원 꿔주기’까지 자행하고 있지만 선관위는 이에 대한 아무런 제제도 없다”고 밝혔다.
미래한국당은 선거 보조금 지급일 전날(3월 29일)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3명을 가까스로 입당 시켜 20석의 의석수를 채우게 되면서 원내교섭단체가 되었다. 이로 인해 미래한국당은 교섭단체 우선 배분액 등이 더해져 61억 원이 넘는 선거보조금을 받게 되었고, 투표용지에서 두 번째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더불어시민당 또한 더불어민주당의 ‘의원 꿔주기’ 작업을 통해 8석의 의석수를 갖게 되면서 24억 원이 넘는 선거보조금을 받게 되었고, 투표용지에서 다섯 번째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이와 같은 상황에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비례위성정당의 ‘정치감염’을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박 대표는 호소문을 읽으면서 “급조된 비례위성정당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처럼 민주주의 정치를 감염시키고 있으며 장애인과 사회적 약자가 정치의 주인으로 설 수 있는 민주주의를 퇴행시키고 있다”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또한 박 대표는 “지금까지 거대 양당독점 정치는 장애인들을 선거 치장물로 이용해왔지만, 이번 연동형비례대표제는 소수자들이 연대할 절호의 기회다”라고 외치면서 장애인과 사회적 약자들의 권리와 힘을 모아 비례위성정당과 물리적 거리두기를 하겠다고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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