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혜화역 무정차…과잉대응 논란

혜화역에 지하철이 무정차하자 장애인 활동가들이 스크린도어를 등지고 선전전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 이재민

열차 안에 휠체어 탑승 공간이 충분함에도 자리가 없다며 휠체어 이용자의 다음 열차 탑승을 안내하고 있는 서울교통공사 보안관. 활동가들이 지하철을 타게 해달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 이재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의 혜화역 선전전이 973일을 넘은 가운데, 11일 서울교통공사(아래 공사)가 4호선 혜화역에서 오이도 방면의 지하철을 5회 이상 무정차했다. 현장엔 장애인 활동가 4명을 포함해 10여 명이 있었고, 특별한 충돌이 없었는데도 공사는 재난문자까지 발송해 과잉대응 논란이 일고 있다.
전장연은 11일 오전 8시 혜화역에서 ‘제973일차 지하철 선전전 시위’를 진행했다. 혜화역 시위는 서울시가 해고한 권리중심중증장애인맞춤형공공일자리 노동자들의 복직을 촉구하며 역사에서 시민들에게 사안을 알리는 선전전 형태로 진행돼 왔다.
전장연의 선전전이 진행 중이던 11일 오전 8시 38분부터 9시 8분까지 혜화역에는 5대 이상의 지하철이 멈추지 않고 그대로 통과했다.
문제는 전장연 활동가들과 공사 간의 특별한 충돌이 없었는데 무정차가 이뤄진 데 있다. 서울교통공사가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무정차 통과는 “열차 지연 행위 및 위험 상황 발생 시 검토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서 서울교통공사에 제공받은 따르면 무정차는 해당 역의 역장이 결정한다. 안전 조끼를 입은 역장 너머로 십 여명의 전장연 활동가들이 보인다. 사진 이재민

역사에서 약식 집회를 하고 있는 전장연 활동가들의 마이크를 뺏으려고 하는 서울교통공사 본사 직원과 보안관들. 사진 이재민
전장연 활동가 십여 명은 오전 8시부터 4호선 혜화역 오이도 방면 승강장에서 발언을 이어가는 수준으로 약식 집회를 진행했다. 이어 이들은 8시 30분경 동대문역으로 이동하기 위해 지하철 탑승을 준비했다. 별도로 마이크를 사용해 발언을 하는 상태도 아니었다.
혜화역에 도착한 첫 번째 열차와 두 번째 열차는 시민들이 가득 차 있었다. 휠체어를 탄 활동가들은 공사 직원들의 안내에 따라 지하철에 탑승하지 않고 대기했다. 이 과정에서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그런데 8시 40분경 공사가 혜화역 무정차 방침을 방송하기 시작했다. 이어 휴대폰으로 재난문자도 수신됐다.

서울교통공사가 재난문자를 통해 발송한 무정차 안내. 사진 이재민
열차가 거듭 혜화역을 무정차하자 활동가들은 8시 55분경 선전전을 마무리했다.
현장에서 이규식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는 “(혜화역에 무정차하게 돼) 시민분들께 미안합니다. 한 가지 부탁하는데 서울교통공사는 심하게 대응하지 말기 바랍니다”라며 공사에게 과잉대응 자제를 요청했다.
출처 : 비마이너(https://www.beminor.com/news/articleView.html?idxno=290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