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동네폐쇄법 결의대회]
2018.4.5. 사회보장위원회 앞 추경진
저는 노들센터 권익옹호활동가 추경진입니다. 얼마 전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에서 주관한 ‘생각많은 둘째언니와 흥 많은 막내동생의 시설 밖 생존일지 「어른이 되면」’이라는 영화를 봤습니다. 주인공인 혜정씨가 시설에서 나와서 언니와 지역사회 살아가는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영화였습니다. 저는 탈시설당사자로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혜정씨가 아직도 시설에서 있었으면 저렇게 행복하게 웃고, 사람들도 만나고, 세상도 구경하고, 자유롭게 살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언니가 혜정씨가 있는 시설에 면회를 갔을 때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나도 저거 어른이 되면 할 수 있어?’ 라고요.
시설에서는 이것하면 안돼, 저것도 하면 안돼, 안돼 안돼 라는 말을 쉴 틈 없이 합니다.
대부분 ‘거절’하는 말들이죠. 시설은 거주인 중심이 아닌 근무자 중심의 생활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정신장애인이나 발달장애인은 하루에 3~4번 정도 밖에 나올 수 있습니다. 그것도 식후 30분에서 1시간 정도면 또 들어가야 합니다. 그리고 출입문을 대부분 잠급니다. 몇 평도 안 되는 곳에 40~50명이 한 곳에 모여 있고, 근무자 3~5명이 그 많은 사람들을 봅니다. 그래서 개인적 생활은 꿈도 못 꿉니다. 그 안에서 서로 싸우다 다치는 경우도 자주 있고, 개인위생관리도 잘되지 않습니다. 아니면 가만히 앉아서 벽이나 천장이나 보고, 잘 때까지 그렇게 방치되어 살고 있습니다.
장애인수용시설에서의 삶은 자기결정권이란 없고, 인권은 무시되는 삶입니다.
케어가 필요한 중증장애인시설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시설에서의 삶은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들고, 집단적인 삶을 강요함으로써 인간다운 삶을 살 권리를 침해당하고 있습니다. 먹는 것, 입는 것, 자는 것도 모든 것이 개인이 아닌 집단에 맞춰 할 수 밖에 없습니다.
「헌법 제10조 모든 사람은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보장할 의무를 진다.」 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과연 시설에서 사는 사람들은 헌법에 있는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가 보장되는지 묻고 싶습니다. 저는 시설이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지니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도 배제되지 않은, 누구도 차별받지 않은 삶을 장애인도 지역사회에서 살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장애인수용시설은 그렇지 못합니다. 2017년 기준으로 전국에 31,222명이 시설에서 살고 있다고 합니다. 그 31,222명 그들 중에 몇 명이나 행복할까요?
하루 빨리 장애인수용시설을 폐쇄하고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 수 있게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탈시설 정책, 나아가 시설폐쇄법 마련되길 촉구합니다. 누구도 배제되지 않은 세상, 누구도 차별받지 않은 세상을 위해 2018년 420투쟁 같이 열심히 해봅시다. 투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