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5년 농성하고 3년 기다렸는데… 공약 파기한 정부 ‘규탄’
‘3대 적폐 폐지’ 광화문 지하도 농성 8주년 맞아
탈시설 예산 ‘0원’·활동지원 삭감·부양의무제 폐지 공약 모르쇠
 
등록일 [ 2020년08월21일 17시30분 ]
 
 

광화문 지하도에서 ‘3대 적폐 폐지’를 위한 농성을 시작한 지 오늘로써 8년째를 맞이했지만, 정부가 내놓은 공약은 여전히 이행되지 않고 있어 장애계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21일 오후 2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는 광화문 해치마당에서 ‘1,842일 광화문 지하도 농성 8주년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를 규탄했다. 기자회견은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에 따라 참가인원을 10명 이하로 제한했으며 온라인 생중계됐다.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은 8년 전(2012년 8월 21일) 오늘, 장애등급제·부양의무자기준·장애인거주시설 등을 사라져야 할 3대 적폐로 지목하며 광화문역 지하도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은 이명박 정부 말기부터 박근혜 정부, 그리고 문재인 정부까지 무려 1,842일 동안 여름에는 선풍기로 겨울에는 난로로 버티며 하루도 쉬지 않고 농성장을 지켰다. 

 

그리고 마침내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탈시설을 대선 공약으로 삼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2017년 8월 25일 직접 광화문 농성장에 방문해 장애등급제 폐지와 부양의무자기준의 폐지, 그리고 탈시설 정책을 만들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박 장관은 이 자리에서 ‘3대 적폐로 인해 돌아가신 분들의 뜻을 잊지 않겠다’며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언급하고 명복을 빌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었다. (관련기사: 박능후 복지부 장관 광화문 농성장 발언 전문

 

1597998370_43393.jpg2017년 8월 25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광화문 농성장을 찾아 3대 적폐 폐지를 약속하고 함께 웃고 있다.

 

그러나 임기 2년을 남긴 문재인 정부는 약속한 3대 적폐 폐지 공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 

 

정부가 지난 10일에 발표한 ‘제2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2021~2023)’에는 의료급여에서의 부양의무자기준은 폐지되지 않고 ‘개선’ 조치하기로 결정되었다. 또한 생계급여에 있어서도 여전히 고소득·고재산(연 소득 1억 원 또는 부동산 9억 원 초과)을 가진 부양의무자에 대해서는 부양의무자 기준을 계속 적용하기로 했다. 사실상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가 아닌 ‘완화’인 셈이다. 게다가 박능후 장관은 제2차 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 “의료급여에 있어 부양의무자 기준의 폐지는 약속한 적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장애계는 지난 2017년 장관이 광화문 농성장에서 직접 제2차 종합계획에 부양의무자기준 폐지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약속한 내용 자체를 부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성철 빈곤사회연대 활동가는 “정부가 공약을 파기하는 계획을 내놓고, 우리들과의 약속을 휴지쪼가리 취급했다”라고 분노했다. 

 

정 활동가는 “지난 2014년 서울역에서 만난 한 홈리스는 97년 해고 이후 가정이 해체되어 거리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그에게 수급신청을 몇 번이나 제안했지만, 가족관계 해체 사유서를 제출하면 가족에게 연락이 가기 때문에 두려운 마음에 끝내 신청하지 못한 채 시설에 들어갔다. 지금 만약 그가 수급신청을 한다면 주거급여와 생계급여는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의료급여는 여전히 받을 수 없다. 정부는 그분처럼 1만 원이 아니라 단 몇천 원이 부담돼서 건강보험료를 낼 수 없는 사람들에게 건강보험 보장성을 운운하고 있다. 건강보험으로는 의료사각지대를 절대로 막을 수 없다”며 의료급여에서 부양의무자기준을 폐지하지 않은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1597998450_43224.jpeg21일, 전장연 등은 오후 2시 광화문 해치마당에서 ‘1,842일 광화문 지하도 농성 8주년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를 규탄했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전장연
 

장애등급제 폐지도 숙제로 남아 있다. 지난 2019년 7월 1일, 장애등급제가 단계적으로 폐지됐다. 그러나 활동지원서비스 종합조사로 급여 갱신을 한 장애인의 20%가 시간이 삭감됐다. 정부는 3년 산정특례로 기존 급여를 보전받도록 했지만, 이후의 대책은 마련하지 않아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오는 10월부터 이동지원에서도 종합조사가 도입될 예정이지만, 늘어나는 서비스 대상자에 대한 대책은 마련하고 있지 않아 장애인 간의 갈등이 예상된다. 2022년에는 장애인의 소득과 노동의 새로운 기준을 마련해야 하지만 이에 대한 대비도 하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소득과 노동’은 장애인의 삶에 매우 큰 영향을 끼치는 영역이지만, 아직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민관협의체도 만들어지지 않아 정부가 그 심각성을 모르고 있다”라고 우려했다. 

 

장애등급제 폐지를 위한 민관협의체 구성도 구색 맞추기에 불과했다. 광화문 농성장에서 박능후 장관은 장애계와 민관협의체인 △부양의무자기준 폐지 위원회 △장애등급제/장애인수용시설 폐지위원회를 구성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실제로 장애계, 학계 및 복지부 관계자들이 속한 위원회가 꾸려져 회의가 진행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3개의 민관협의체는 운영되지 않고 있다. 

 

3개 민관협의체의 위원으로 활동했던 박경석 대표는 “정부에 민관협의체 회의를 열자고 아무리 요구해도 계속 미루고 있는 상황”이라며 “장애등급제 폐지 민관협의체는 고시개정위원회로 대신 운영하고 있지만 1년 논의하고 진행되지 않고 있다. 심지어 위원회에서 종합조사로 인해 활동지원 시간이 삭감되는 상황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지만, 정부는 듣지도 않았다”라며 분노했다. 

 

장애인거주시설 폐쇄는 더욱 요원하다. 문재인 정부는 장애인 탈시설을 국정과제로 삼았지만, 어떠한 정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 현재는 서울시를 비롯한 지자체에서 자체적으로 장애인 탈시설 계획을 마련하고 있는 수준이다. 정부는 이러한 지자체의 정책에도 미치지 못하는 정책 이행도를 보일 뿐만 아니라 탈시설 정책에 관한 예산을 한 푼도 마련하지 않았다. 박경석 대표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시대에 집단 장애인 거주시설이 얼마나 위험한지 우리는 다시 한번 깨달았다”며 “그러한 시설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도록 집단 수용된 이들이 시설에서 나올 수 있도록 중앙정부 차원의 탈시설 정책을 만들어 달라”고 촉구했다. 

 


이가연 기자 gayeon@beminor.com

기사원문 : https://beminor.com/detail.php?number=15008&thread=04r03 


  1. 전장연 박경석 대표 “지하철 스티커 부착은 장애인 권리” 벌금 거부

    전장연 박경석 대표 “지하철 스티커 부착은 장애인 권리” 벌금 거부   10만원 대신 1박 2일 노역 투쟁 선택, “정치가 나서서 책임져야”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가 19일 지하철에 스티커를 부착하는 행위로 부과받은 10만원의 벌금형을 ...
    Date2025.05.19 Views511
    Read More
  2. 대선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제21대 대선 10대 핵심 요구안 발표

    대선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제21대 대선 10대 핵심 요구안 발표 모든 교통수단 접근권 보장, 장애인 평생교육 체계 마련 등 2025대선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16일 2025 대선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2025대선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
    Date2025.05.16 Views532
    Read More
  3. 발달장애인에 대한 경찰의 폭력적인 뒷수갑 연행, 보다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

    발달장애인에 대한 경찰의 폭력적인 뒷수갑 연행, 보다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 [성명]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 지난해 9월 11일,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경찰청 앞에서 '발달장애인 체포 과정 경찰의 과잉 대응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지난 2024년 8...
    Date2025.05.16 Views545
    Read More
  4. 김용현 전 장관 장애 비하 발언 파장, 인권위 행정심판 간다

    김용현 전 장관 장애 비하 발언 파장, 인권위 행정심판 간다 인권위, ‘비하 의도 없어’ 기각‥“명백한 차별어” 행정심판 청구 이철우·홍준표 ‘정신병자’ 표현, 추가 진정 “강력한 시정 권고 필요”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장추련) 등이 13일 국가인권위원회 앞...
    Date2025.05.13 Views542
    Read More
  5. 제주장애인권익옹호기관 성폭력 피고인 엄벌 긴급탄원서 모집

    제주장애인권익옹호기관 성폭력 피고인 엄벌 긴급탄원서 모집 제주장애인권익옹호기관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원회를 비롯한 6개 단체는 28일 오후 2시 정부서울청사 본관 앞에서 ‘권익옹호기관 조사관에 의한 성폭력 사건 묵인한 제주장애인권익옹호기관과 보건...
    Date2025.05.12 Views533
    Read More
  6. 서울시, 중증장애청년 '이룸통장' 참가자 모집‥매월 15만원 추가 적립

    서울시, 중증장애청년 '이룸통장' 참가자 모집‥매월 15만원 추가 적립 서울시는 일하기 어려운 중증장애청년이 경제적 부담을 덜고, 미래를 체계적으로 준비해 자립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이룸통장’ 참가자를 오는 23일까지 모집한다.ⓒ서울시 【에이블뉴스...
    Date2025.05.12 Views493
    Read More
  7. 조규홍 복지부 장관 “자립지원법으로 적극적 탈시설정책 추진 중”

    조규홍 복지부 장관 “자립지원법으로 적극적 탈시설정책 추진 중”   조 장관 취임 이후 장애계 첫 면담 천주교가 반대하는 자립지원법 언급 조 장관 “자립지원법으로 적극 탈시설 추진” 시설폐지 후 지어진 사회주택 “방문하겠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
    Date2025.05.12 Views516
    Read More
  8. “발달장애인 참정권 보장해 줄 대통령을 뽑습니다”

    “발달장애인 참정권 보장해 줄 대통령을 뽑습니다” 장추련·피플퍼스트, 각 정당에 ‘이해하기 쉬운 선거자료’ 제작 요구 제21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장추련), 한국피플퍼스트 등이 9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각 정당에게 발달...
    Date2025.05.09 Views511
    Read More
  9. 재활협회, ‘장애청년드림팀 6대륙에 도전하다 20기’ 오리엔테이션 진행

    재활협회, ‘장애청년드림팀 6대륙에 도전하다 20기’ 오리엔테이션 진행 한국장애인재활협회와 신한금융그룹이 주최하고 있는 ‘장애청년드림팀 6대륙에 도전하다’가 20기 단원 선발을 마치고 8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오리엔테이션을 가졌다. ⓒ한국장애인...
    Date2025.05.09 Views463
    Read More
  10. 장애물 없는 수성구 수성미래교육관 장애인 이용 불편 없을까?

    장애물 없는 수성구 수성미래교육관 장애인 이용 불편 없을까? 수성미래교육관 전경. ©박종태 【에이블뉴스 박종태 객원기자】 대구시 수성구 수성미래교육관이 지난달 21일 한국장애인개발원부터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arrier Free)’ 본인증 우수등급을 받...
    Date2025.05.09 Views495
    Read More
  11. No Image

    탈시설화와 장애인 거주시설

    탈시설화와 장애인 거주시설  “탈시설화” 이제 장애인복지에서 빠질 수 없는 단어가 되었다. 그만큼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우선 탈시설화가 무엇인지 알아봐야겠다. 탈시설화란 ‘수용 시설 또는 병원의 입원 중심의 치료를 이용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
    Date2025.05.08 Views619
    Read More
  12. “의료는 권리다” 치료받을 권리조차 차별 받는가?

    “의료는 권리다” 치료받을 권리조차 차별 받는가? 장애인의 의료 접근성과 건강권 보장 위한 사회적 과제 장애인건강권을 촉구하는 장애인들 모습. ⓒ에이블뉴스DB 【에이블뉴스 김경식 칼럼니스트】 장애인에게 의료는 단순한 서비스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
    Date2025.05.08 Views698
    Read More
  13. 정순택 대주교 “천주교, 장애계와 지향점 같아… 탈시설 논의 이어가야”

    정순택 대주교"천주교, 장애계와 지향점 같아.... 탈시설 논의 이어가야"  장애계, 정순택 천주교 서울대교구장과 면담 정순택 대주교 “근본적인 지향점 다르지 않다”면서도 “장애 정도 고려하면 ‘일괄적’인 탈시설은 어려워” 탈시설 당사자들 “천주교, 시설 ...
    Date2025.05.08 Views481
    Read More
  14. 지적·뇌병변 중복장애인 장콜 단독탑승 거부, 소송 끝 구제

    지적·뇌병변 중복장애인 장콜 단독탑승 거부, 소송 끝 구제   재판 중 시설공단 규정 변경, 법원 “차별행위” 위자료 200만원 서울시·공단 책임 인정 판결 환영‥홍 씨 ”더 많이 놀러 다닐 것” 서울장애인콜택시 단독탑승을 거부당한 지적·뇌병변 중복장애인이 ...
    Date2025.05.07 Views556
    Read More
  15. No Image

    탈시설화와 장애인 거주시설

    탈시설화와 장애인 거주시설 “탈시설화” 이제 장애인복지에서 빠질 수 없는 단어가 되었다. 그만큼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우선 탈시설화가 무엇인지 알아봐야겠다. 탈시설화란 ‘수용 시설 또는 병원의 입원 중심의 치료를 이용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지...
    Date2025.05.07 Views789
    Read More
  16. ‘나의 은인’ 김용섭 떠난 지 49일 “그립고 또 그립습니다”

    ‘나의 은인’ 김용섭 떠난 지 49일 “그립고 또 그립습니다”   혜화동성당 탈시설권리 고공농성장서 49재 진행 자립생활운동가 김용섭,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언젠가 다시 만날 그날을 위해 함께 투쟁해 나가자” 지난 2일 오후 1시, 서울시 종로구 혜화동성당 ...
    Date2025.05.07 Views259
    Read More
  17. 21대 대선 겨냥, ‘장애인 자립생활 권리 투쟁’ 다시 불붙다

    21대 대선 겨냥, ‘장애인 자립생활 권리 투쟁’ 다시 불붙다   가짜 장애등급제 폐지·편의시설 설치 기준 예외 조항’ 등 비판 정당·대선 후보에 자립생활 권리 정책요구‥“이제 답할 차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등 9개 단체는...
    Date2025.05.07 Views222
    Read More
  18. 고공농성 투쟁 마친 탈시설 운동가들… 경찰, 폭력적으로 연행 및 체포

    고공농성 투쟁 마친 탈시설 운동가들… 경찰, 폭력적으로 연행 및 체포   탈시설 운동가 3명, 혜화동성당 고공농성 종료 투쟁으로 복지부 장관·천주교 서울대교구장 면담 성사해 경찰, 고공농성자들 강압적으로 연행 및 체포 검찰, 체포·압수수색 영장 발부… 현...
    Date2025.05.07 Views198
    Read More
  19. 국제 장애계, 한국 가톨릭 탈시설 반대 움직임에 “심각한 우려” 표명

    공동성명 발표, “반복된 인권침해 구조의 재현”··국제연대 선언 호 시설수용 생존자, 장애인권운동가들이 지난 18일부터 서울 혜화동 성당 종탑 위에서 “장애인 탈시설 권리”를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국제 장애계가 24...
    Date2025.05.02 Views248
    Read More
  20. 탈시설연대 “천주교, 탈시설 왜곡 멈춰라” 명동성당서 기습 시위

    탈시설연대 “천주교, 탈시설 왜곡 멈춰라” 명동성당서 기습 시위 최근 국회 본회의 통과한 자립지원법 폐지 청원 6만 명 돌파 알고 보니 천주교에서 조직적으로 청원 주도 조규만 천주교 사회복지위원장, 탈시설 왜곡한 입장문 발표 탈시설연대, 명동성당서 면...
    Date2025.05.02 Views217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7 Next
/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