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11시 고 김재순 노동시민대책위원회는 광주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재순 씨 노동사회장 추진 일정을 알렸다. 조선우드 박상종 대표 구속도 촉구했다. 사진 고 김재순 노동시민대책위원회
고 김재순 장애인 노동자가 산재로 사망한 지 70일째 되는 날인 오는 7월 30일, 뒤늦은 장례가 치러진다. 이에 28일 오전 11시 고 김재순 노동시민대책위원회(아래 대책위)는 광주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 김재순 씨 노동사회장 추진 일정을 알렸다. 조선우드 박상종 대표 구속도 촉구했다. 기자회견 직후에는 장성군에 있는 사업주 자택으로 찾아가 규탄 집회를 열기도 했다.
중증 지적장애인 고 김재순 씨는 지난 5월 22일, 홀로 합성수지 파쇄기에 올라가 폐기물을 제거하다 미끄러져 파쇄기에 빨려 들어가 ‘다발성 분쇄손상’으로 사망했다. 25살의 나이였다. 그는 사고 당시 ‘2인 1조’ 작업이 지켜지지 않는 노동환경에서 비상 정지 리모컨 하나 없이 홀로 고위험 작업을 진행했다. 게다가 작업 전에는 사전 조사나 작업계획서도 없었고, 관리감독자가 유해위험 요인을 제거하는 의무도 준수하지 않았다. 전형적인 산재로 인한 사망이다.
이에 조선우드 사업주는 과실치사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검찰에 송치되었다. 그러나 박상종 조선우드 대표는 이에 관해 사죄하지 않았고, 유족배상 등의 협의에도 나서고 있지 않다. 양측 변호사가 만나기로 한 지난 10일에도 조선우드 측이 일방적으로 약속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도 만남을 회피하며, 불성실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유가족과 대책위 측은 민사소송 등 법적 대응으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대책위는 박상종 대표가 사죄를 거부하고, 회피하고 있는 것은 그동안 받은 가벼운 처벌 때문이라고 보았다. 이미 지난 2014년에도 비슷한 산재사망이 일어났지만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그 결과 김재순 씨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2019년부터 올해 4월까지 4건의 파쇄기 산재사망 사건에 대한 사업주 처벌은 과태료 300~400만 원에 그치고 있다. 대책위는 “이런 솜방망이 처벌은 조선우드에서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며 “안전한 일터와 안전한 사회를 위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인의 아버지 김무영(가명) 씨는 28일 비마이너와의 통화에서 “박상종 대표의 사과를 받고 장례를 치렀으면 좋았겠지만 70일이 지난 시점까지 사과도 없고, 면담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앞으로도 박상종 대표의 사죄를 받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법적 책임을 묻는 방법을 선택했다”며 “모든 산재사고가 그렇지만 모든 사업주들은 하나같이 책임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다”라며 착잡한 심경을 밝혔다.
한편, 유가족과 대책위는 7월 29일(수) 오전 10시부터 천지 장례식장(광주 서구풍서좌로173 – 1)에 빈소를 차린다. 같은 날 오후 7시에는 추모의 밤을 열어 고인의 넋을 달랜다.
발인은 7월 30일 오전 8시이며, 영결식은 오전 10시 조선우드 앞에서 치러진다. 오전 11시 30분에는 광주지방검찰청 앞에서 노제를, 12시 30분에는 광주 영락공원에서 봉안식을 치른다. 대책위는 “청년 노동자 김재순 노동자의 마지막 길을 함께 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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