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노동·시민사회단체가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적 위기 상황에서 고통을 나누고 위기를 극복하는 일에 함께 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종교계,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참여연대, 한국진보연대, 민주노총, YMCA 등은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코로나19 경제위기 대응 관련 시민사회단체 입장 발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정책관계자들에게 △경제적 재난을 당한 사람들과 취약계층을 위한 특별재난 지원금 지원 △사회안전망 체계 신속 재정비 △총고용 유지 △공공보건의료 강화 △기후환경 위기 적극적 대책 마련 △국경을 넘는 협력 △시민 연대 강화 등 7가지 대책을 제안했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는 “위기 속에서 재벌을 살리는 것을 넘어 생명과 사람을 살리는 방향으로 대응이 있어야 한다”며 “감염병에 대한 대응을 넘어서서 우리 사회 전체와 삶을 바꾸는, 소외와 차별과 인권침해를 넘어서서 함께 사는 그런 세상으로 만들어가는 계기를 염원한다”고 말했다.
송경용 대한성공회 사제는 “지난 두 번의 경제위기를 경험했던 것처럼 가장 큰 피해는 아래로부터 오는데 대책은 위로부터 진행되는 것에 대해서 다시는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정부에 대책을 촉구한다”며 “이 위기가 우리 사회를 인간 중심적이고 생명 중심적인 사회적 약자가 가장 먼저 보호되는 사회로 전환되는 기회로 발전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사회안전망이 제대로 갖춰있지 못하고 취약계층이 너무도 많은 이 사회에서 노동자들은 코로나19에 일자리를 잃는 감염과 해고 등이 얼마나 퍼질지 모르는 공포에 떨고 있다. 무급휴직, 무급휴가, 권고사직, 정리해고로 이제 시작되고 있다”며 “지난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양극화와 불평등이 심화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기업부도를 막겠다는 말보다 해고를 막겠다, 고용을 보장하겠다라고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노동자에 대한 해고를 중단하라” “공공병원 대폭 확충하라” “농산물 가격을 보장하라” “사각지대 없는 직접지원 확대하라” “강제 퇴거 중단하라” “취약계층 지원 즉각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김경민 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은 “코로나19는 1997년 IMF때보다 훨씬 심각하게 한국사회를 변화시킬 것”이라며 “이번 코로나19 재난 상황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고용유지다. 고용유지야 말로 사회안전망의 가장 기본적인 토대”라고 말했다.
김미정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운영위원은 “코로나19의 백신과 치료제가 나오기까지 최소한 1년 정도 걸릴 것이라고 보고 있다. 코로나19 유행이 종식될 때 까지 취약계층을 보호하며 함께 살아가는 것이 코로나19 시대를 사는 우리의 길이 돼야 한다”며 ‘공공의료기관의 병상 확충’과 ‘필수의료기기 및 재료 국가 관리’, ‘감염병 대유행을 준비하는 현재 의료 자원의 재배치 계획 수립’ 등을 요구했다.
변재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책국장은 “지금 전국의 수많은 어머니들은 학교 개학이 연기되면서 자신의 직장을 포기하고 아이들과 함께 자가 격리 중이다. 자가 격리가 최선이라고만 하고 있고 어떠한 대책을 마련한 것은 없으면서 경제를 말하고 있다”며 “코로나19는 한 명이 죽어야만 한 명이 사는 게임이 아니다. 코로나19는 어디까지나 질병의 문제이고 우리가 함께 해결해야만 하는 문제이고 누군가를 탈락시켜서 누군가는 살아남는 사회의 잘못된 관습과 관성들을 버려야 대한민국이 함께 갈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가 67만 명이 넘어서고 있고, 한국사회의 취약계층은 불안과 공포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시민사회단체는 지난 27일 1차 간담회 이후 최근 위기 상황과 관련해 입장을 수립해 공동 대응에 나섰다.
백변선 기자
기사 원문 : http://worknworld.kctu.org/news/articleView.html?idxno=40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