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23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SSI_20200302170729_V.jpg

확대보기

▲ 김필순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사무국장

‘서울 종로구 명륜교회 6번 확진환자 발생.’

6번 확진환자가 참석했다는 예배에 장애인자립생활주택 입주자 한 명이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단체대화방이 순식간에 분주해졌다. 다행히 장애인 당사자는 접촉자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래도 중증장애인이고 다른 장애인과 공동생활을 하기에 구청에 코로나19 검사를 요청했다. 그러나 구청은 발열, 가래 등의 증상이 없어 검사 대상이 아니라고 했다.

센터에서 할 수 있는 일이란 예배에 참석한 장애인과 활동지원사의 건강을 파악하고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전달하며 하루 세 번 이상 발열을 확인하는 것뿐이었다. 지적장애를 동반한 장애인에게 쉬운 설명으로 자가격리 수준의 외출 자제를 요청하고, 예배에 동반하지 않는 활동지원사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서 장애인 활동지원을 요청해야 했다. 특히 예배에 동반한 활동지원사에게 자가격리 수준의 활동을 제안해야 했는데 이게 참 애매했다. 이런 상황에 대한 보건복지부의 가이드라인이 없었기 때문이다.

5년 전 메르스 사태 때 생존을 위협받았던 장애인들은 국가인권위원회에 차별구제소송을 냈다. 그러나 ‘장애인 감염병 안전대책을 마련하라’는 법원 강제조정에 복지부는 끝내 조정을 거부했다. 복지부는 지금까지도 장애인 감염병 안전 문제와 관련해 어떤 가이드라인도 만들지 않았다.

경북 청도대남병원 집단감염 사례를 보자. 폐쇄병동의 정신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았더라면, 그래서 동네 가까운 병원을 이용하며 건강상태를 점검받을 수 있었다면 사망자가 속출하는 일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지난 주말 대구에서 장애인 확진환자가 나왔다. 접촉자로 분류된 장애인들은 활동지원사를 구할 수 없어 비장애인 활동가들이 24시간 생활지원을 하고 있다. 지적장애인은 증상을 명확히 표현하기 어려워 생활지원자와 매우 밀접하게 접촉할 수밖에 없다. 마스크와 손소독제로 이 위험을 오롯이 감당해야 한다.

 

재난은 가난한 사람에게 평등하지 않다. 재난은 장애인에게 평등하지 않다. 장애인 감염병 관련 대책을 세우라는 장애인의 목소리도, 법원의 강제조정도 무시했던 정부는 이 상황을 책임져야 한다. 유엔장애인권리협약 비준국가로서 장애인의 재난위험 감소정책 시행 권고를 이행해야 한다.

더는 죽고 나서 살려 내라는 말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우리 사회는 장애인과 감염병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출처: http://m.seoul.co.kr/news/newsView.php?id=20200303030001&wlog_tag1=#csidxfca9a57265ba5759a9f4f23ae80d3f9 onebyone.gif?action_id=fca9a57265ba5759a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4 [KBS 뉴스] “장애아동은 어디서 노나요?”…놀이터에 못 매다는 ‘휠체어 그네’ 노들센터 2019.09.17 334
33 [한겨레] 어느 발달장애인의 생존기록 노들센터 2019.12.02 318
32 [경향신문]_[법률 프리즘]감염병 비상, 장애인을 위한 매뉴얼은 없다 노들센터 2020.02.07 220
31 [전장연] 기쁜 소식을 알립니다. 노들센터 2020.02.28 224
» [서울신문-기고] 코로나19와 장애인 / 김필순 사무국장 노들센터 2020.03.05 231
29 [경향신문] [NGO발언대]‘2m 거리’ 둘 수 없는 사람 노들센터 2020.03.10 227
28 [비마이너]중증장애인에게 코로나19 감염보다 더 두려운 것 노들센터 2020.03.10 212
27 [한겨레]“절대 차별한 적 없다는 사람이 무의식적으로 차별 행동” 노들센터 2020.03.11 517
26 [한겨레] “정치인이 ‘소수자 인권’ 발언 용기내면 변화 공간 생긴다” 노들센터 2020.03.18 221
25 [비마이너]"우리는 한 명 걸리면 다 죽어" 코로나19 속 쪽방 주민들 노들센터 2020.03.18 248
24 [비마이너]코로나19로 시작된 대학 온라인 강의, 학습권 침해받는 ‘농학생들’ 노들센터 2020.03.23 234
23 [한겨레] “정신장애인 낙인, 사회적 관계 맺을수록 줄어들어” 노들센터 2020.03.26 434
22 [뉴스풀]코호트 격리를 겪으며 노들센터 2020.03.27 297
21 [노동과 세계]“코로나19 위기, ‘기업부도’ 막겠다가 아닌 ‘고용보장’이 우선” 노들센터 2020.04.01 289
20 [인권운동사랑방] 코로나19와 애도의 부재 노들센터 2020.04.09 272
19 [kbs]“피 흘린 채 밥 먹었다”…형제복지원의 참상 노들센터 2020.04.28 288
18 [비마이너]서울 중랑구 특수학교, 2024년에 개교 노들센터 2020.04.30 312
17 [서울신문] 코로나19 K-방역 훌륭하다는데···장애인 위한 가이드라인은 왜 없나요 노들센터 2020.05.12 526
16 [일다]“나 어떡해” 발달장애인의 험난한 자립 도전을 함께하는 이들 노들센터 2020.06.04 369
15 [한겨레][세상읽기] 차별이 저항이 되기까지 노들센터 2020.06.10 303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Next
/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