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0 장애인차별 철폐의 날, “장애등급제 ‘진짜’ 폐지하라”“예산 반영한 실질적 장애인권정책 필요하다”
- 노동과세계 성지훈 승인 2019.04.20 13:23
4월 20일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을 맞아 ‘420 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이 장애등급제 진짜 폐지를 요구하며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결의대회를 열었다. 420 공투단은 전날 “문재인 정부가 진행하는 장애등급제 폐지는 ‘조작’에 불과하다”며 광화문에서 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철야 농성을 진행했다. 투쟁 이틀째인 20일 열린 결의대회에서 이들은 “장애인 개개인의 필요와 요구에 맞는 실질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오는 7월부터 장애등급제를 폐지하고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를 실시했다. 이 조사 결과에 따라 장애인 활동지원, 보조기기, 응급안전, 거주시설 입소 등 네 가지 돌봄 서비스 수급량이 결정된다. 그러나 420 공투단을 비롯해 장애인권단체들은 이 종합조사표가 ‘장애등급제와 유사한 조작된 조사표’라 비판하고 있다. 여전히 장애등급제의 패러다임으로 의학적 관점에 입각한 기능 제한 수준만 평가하고, 당사자의 필요와 욕구는 반영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420 공투단은 정부의 탈시설 정책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탈시설 등 장애인 지역사회 생활환경조성’을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장애거주시설에 장애인 신규입소가 여전히 이뤄지고 있고 ‘성심재활원’과 ‘동향원’ 등 인권침해 범죄가 발생한 시설에 대한 처벌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가 실질적인 장애 정책을 만들기 위해선 “예산부터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정부의 장애인 복지 예산은 OECD 평균의 1/4 수준이다. 420 공투단은 “예산조차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말로만 장애등급제 폐지와 탈시설 정책을 얘기하는 것은 기만적”이라고 비판했다. 박명애 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는 “정부는 오는 7월이면 장애등급제를 폐지하겠다고, 30년 넘게 녹슨 법을 바꾸겠다고 말하는데 정작 예산은 하나도 책정하지 않고 있어 그 말을 믿을 수 없다”면서 “결국 핑계 대면서 시간을 보내지 말고 예산을 반영한 장애등급제 진짜 폐지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이어 “장애인들의 마음을 안다면서 시혜적인 관점을 가질 것이 아니라 장애인들의 현실을 알고 이에 대한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420 공투단은 장애등급제의 진짜 폐지와 실질적인 장애인권정책 도입을 위해 장애인 노동 및 소득 보장, 장애인 이동권 보장, 탈시설 정책 강화 등의 정책 입안을 제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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