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야학학생 선심언니, 살려주세요!
죽음으로 몰아넣는 복지부 활동지원24시간 보장거부!
국가인권위원회 긴급진정
일시 : 2018. 8. 6(월) 오후 3시
장소 :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내 1층
진정인 : 노들장애인야학 / 주관 :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1. 장애차별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함께하는 귀 기관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2. 노들장애인야학은 장애를 이유로 기본적인 교육의 기회를 놓친 장애인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확대하기 위해 1993년 개교하여 문해교육사업, 검정교시교육사업, 평생교육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는 2003년 활동을 시작하여 장애인차별금지법과 관련한 활동과 함께 부설기관으로 ‘15771330장애인차별상담전화 평지’ 상담센터를 통해 장애인의 권리를 옹호하는 기관입니다.
3. 김선심씨는 노들장애인야학 학생입니다. 그녀는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는 중증장애인입니다. 전라남도 영광에서 태어났으나 바다 한번 보지 못하고 40년을 방 안에서만 살았다합니다. 마흔한살 되던 해, 가족에게 짐이 되기 싫어 시설에 들어갔습니다.
시설에서 살았던 그녀의 경험은 “미쳐가는 기분 아남? 3년을 살았는데 꼭 300년을 산 기분이었제.” 말하며 인권활동가들에게 전화를 걸어 “나 좀 데리고 가주면 안 되겄소.” 요구했답니다. 중증장애인이 혼자 살 수 있는 사회적 조건이 너무도 열악했던 상황에서 큰 결심을 하고 2006년 8월, 그녀는 생면부지의 땅 서울에 도착했고, 그렇게 기적과도 같은 자유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12년이 지났습니다.
시설에서 나와서 노들장애인야학을 만났고, 지금도 학생으로 다니고 있습니다. 장애인자립생활센터의 체험홈, 자립주택 등을 거치면서 영구임대주택을 얻게 되었고, 지금은 강서구에서 혼자서 완전한 자립생활을 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4. 자유의 대가는 혹독했습니다. 활동보조서비스가 부족해 하루 한 끼밖에 못 먹던 시절이 있었고, 룸메이트였던 장애 여성이 화재로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공포에 짓눌려 밤을 지새우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턱없이 비싼 월세를 내면서도 언제 쫓겨날지 몰라 전전긍긍하던 시절이 있었고, 고대하던 영구임대아파트에 당첨되었으나 야학과 거리가 너무 멀어서 휴학을 하고 다시 집 안에만 갇혀 지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딱 한 번만이라도 누군가를 붙들고 펑펑 울어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고, 의지하고 싶은 친구를 만나 잠시 다정했으나 그가 세상을 떠나고 더 외로워진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그 모든 시간을 부딪쳐 살아냈고, 힘들게 얻은 자유를 사랑했습니다.
“나는 행복해. 그런데 나만 이렇게 행복하면 너무 미안하잖여.”하면서 모욕적인 자선을 거부하고 위태롭지만 당당한 자립을 선택한 그녀. 그리고 혹독하게 자유로웠던 10년의 증거인 2천만원을 탈시설-자립생활 기금으로 2016년에 기부하였습니다. 그 기금은 그녀가 매월 20만원씩 차곡차곡 모았던 것이었습니다. 그 행위는 평생 자신에게 씌워졌던 ‘쓸모없는 존재’라는 누명을 벗기 위한 그녀만의 의식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탈시설-자립생활’의 새롭고 정의로운 흐름을 만들어 가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5. 그런데. 그녀가 지난 8.2. 한창의 무더위 속에서 갑자기 집근처 병원에 고열로 입원했고 활동지원 없이 보내야했던 시간들과 앞으로 보내야할 시간들이 죽음의 공포로 다가와 병원에서 끊은 진단서를 가지고 주민센터에 추가 활동지원 24시간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하고, 노들장애인야학 교장선생님에게 긴급 구호요청을 하였습니다.
6. 그녀는 현재 활동지원을 국비지원으로 402시간과 서울시추가지원 197시간을 합하여 총599시간으로(월720시간에서 121시간 부족) 하루 평균 약 19시간을 받고 있습니다. 대략 한달에 15일 이상을 밤에 혼자 지낼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 위험하고 무서운 밤을 외롭게 혼자서 보내게 됩니다. 그것은 보건복지부가 활동지원 24시간의 필요성을 거부하여 발생한 상황입니다.
7. 서울시는 활동지원 24시간 추가 지원을 100명에 한해 2015년부터 지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는 각 구당 4명의 인원 제한 때문에 강서구에는 해당자가 많아 받지 못했고, 이후 서울시 추가 확대를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의 보건복지부가 서울시 추가를 사회보장기본법을 근거로 자치구의 활동지원 추가를 모두 막았습니다. 그 결과 현재도 활동지원 24시간이 필요하지만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8. 정권이 바뀌고 사회보장기본법으로 막았던 지방자치단체의 추가 지원은 풀리기 시작했으나, 문재인 정부의 보건복지부는 여전히 활동지원 하루 24시간 지원의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그 예산을 세우지 않음으로 긴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그녀는 목숨을 잃을 정도로 위험한 상황을 견뎌내고 있습니다.
9. 이에 국가인권위원회에 긴급진정을 통해 오늘도 혼자서 지내야만 하는 노들장애인야학 학생 김선심씨의 긴급구제를 통해 위험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진정기자회견을 합니다.
10. 장애인이 더 이상 위험한 삶을 살지 않기위한 이번 기자회견에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별첨자료] 노들장애인야학 교사의 김선심 언니 가정방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