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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변한 뒤 장애인 시설에서 나오라지만…나와서 부딪혀야 사회 변해”
 

 

 
유설희 기자

유설희 기자

 

“시설을 왜 없애야 하냐면 사람을 하나의 상품으로 보기 때문이다. 장애 수급비는 시설에 지급되지만 장애연금은 당사자한테 지급되는데 (시설은) 그것도 안주려 했다.”

 

‘서울시 탈시설 정책 제안 토론회’가 26일 오후 여의도 이룸센터 이룸홀에서 장애여성독립생활센터 ‘숨’,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광진장애인자립생활센터,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주최로 열렸다. 

한국 최초로 장애인 스스로 탈시설 권리를 요구했던 김동림씨(56)는 이날 수십년 넘게 사회와 격리된채 석암베데스다요양원에서 생활하다 2009년 재단 비리를 고발하면서 시설에서 나와 자립하기까지의 ‘탈시설’ 경험을 발표했다. 

지체장애 1급인 김씨에게 요양원 생활은 “우리 안에 갇힌 동물의 삶”과도 같았다. 김씨는 “시설에 있을 때 사람들은 항상 무료하게 보냈다”면서 “밖에 나가서 햇빛도 보고 해야 하는데, 누워 있는 사람들은 하늘 보는 것도 어려웠다”고 폭로했다. 

더구나 요양원을 운영하는 석암재단은 시설 장애인의 장애연금을 횡령하는 등 비리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김씨 등 동료 장애인 8명은 요양원이 시설 장애인에게 지급되는 장애연금을 빼돌린다는 의혹을 고발했다. 김씨는 “시설에서는 (시설 장애인의) 결정권이 없다”면서 “지금도 장애연금이 지급되는 통장을 대부분 시설에서 관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한진 대구대 교수와 ‘장애와 인권 발바닥 행동’ 등 연구팀이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의 용역을 받아 수행한 ‘중증·정신 장애인 시설 생활인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중증장애인 시설 입소자 10명 중 6명가량(61.7%)은 개인 통장을 타인이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장애인 시설 입소자 역시 통장을 스스로 관리하지 못하는 비중이 82.1%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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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시설이 아니라 ‘주거지’에서 살게 해달라고 요구하며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노숙농성을 시작했다. 두달이 넘는 노숙농성 끝에 이들은 결국 서울시에서 “자립생활을 원하는 장애인을 위해 내년까지 자립생활가정 20가구를 시범 운영한다”는 답변을 받아냈다.

2009년 시설에서 나온 김씨는 올해로 자립한지 10년을 맞는다. 김씨는 “밖에 나와서 내가 처음 나와서 외친 말이 ‘자유’였다. 먹고 싶을 때 먹고 자고 싶을 때 자고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과 대화도 많이 나눴다”면서 “아무리 좋은 시설이라도 시설은 시설일 뿐”이라고 말했다.

실제로‘중증·정신 장애인 시설 생활인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증장애인의 67.9%, 정신장애인의 62.2%가 ‘비자발적’으로 입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그는 “사람들은 지역사회가 변한 뒤 장애인 시설에 나와야 한다고 하지만 정말 모르는 소리”라면서 “일단 나와서 내가 부딪히면서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여전히 장애인 탈시설 정책은 ‘시설 중심’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현영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사무국장은 “서울시는 탈시설을 가속화하겠다고 정책을 발표했지만 시설체험홈의 추가 예산 투여 계획을 수립하는 등 여전히 시설 중심의 가치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면서 “현존하는 기존 시설에 대한 투자 제한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06261838001&code=940100#csidx321cad47f60b64f808c72e1bd3b2dd9 onebyone.gif?action_id=321cad47f60b64f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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