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청와대 앞 효자동 삼거리 분수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 성소수자 활동가가 '헌법에 성소수자 인권을 새겨라'라고 적힌 손피켓을 들고 있다.
“기존의 헌법은 성소수자 인권에 대한 인식 자체가 전무한 시대에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성소수자 인권을 보장하고 차별을 금지해야 한다는 것이 당연한 법규범이 되었습니다. 모두를 위한 개헌, 미래지향적 개헌이 되려면, 변화된 시대의 상황에 맞게 30년 동안 발전해 온 인권, 특히 성소수자 인권을 포괄하는 내용을 담아야 합니다.” (장서연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
성소수자들이 변화된 시대 상황에 맞춰 개헌안에 차별금지 사유로 성적지향·성별정체성을 명시하는 등 성소수자 인권 보장 조항을 넣어야 한다고 외쳤다.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아래 무지개행동)은 22일 오전 청와대 앞 효자동 삼거리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소수자의 목소리가 담긴 개헌안 의견서를 알리며 이를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에 제출했다. 무지개행동은 세계 여러 나라의 헌법 입법례와 성소수자 관련 국제인권기준 원칙인 요그야카르타원칙을 참고하여 개헌안 의견서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우선 평등권 강화
를 위해 평등권 조항의 차별금지 사유로 성적지향·성별정체성을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지개행동은 “외국의 주요 국가들 역시 모두 성적지향·성별정체성을 보편적인 차별금지사유로 인정”하고 있다면서 “OECD 회원국 중 32개국에서 ‘성적지향을 이유로 한 차별금지조항’을 헌법 또는 법률(포괄적 차별금지법, 노동법, 형법 등)에 명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법 앞에 인정받을 권리’를 신설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역시 성적지향·성별정체성과 관련 있다. 무지개행동은 “개인이 스스로 규정한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은 인격의 일부이자 자기 결정, 존엄성, 자유의 가장 기본”이라면서 “많은 트랜스젠더들이 법적 성별정정의 엄격한 요건 때문에 법적 신분상의 불일치로 인하여 고통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혼인의 자유 및 가족을 구성할 권리’에 대해서도 현행 제36조 제1항을 ‘혼인과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평등을 기초로 성립되고 유지된다’로 수정하고, ‘모든 사람은 혼인할 권리와 가족을 구성할 권리가 있다’고 명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비혼과 다양한 가족 형태에 대한 차별 방지를 위한 규정 신설도 요구했다.
또한, 기본권의 주체를 기존 ‘국민’이라는 단어에서 ‘사람’으로 수정하고, △신체와 정신의 온전성에 대한 권리 △위험으로부터의 안전권 △구금상태에서 인간적인 대우를 받을 권리 △재생산권 관련 조항 등을 신설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동의 권리’ 중 인터섹스 아동을 포함한 모든 아동을 보호하기 위한 규정 신설도 요구했다.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은 22일 오전 청와대 앞 효자동 삼거리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소수자의 목소리가 담긴 개헌안 의견서를 알리며 이를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에 제출했다.
남웅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운영위원장은 “최근 지역 인권조례들이 도미노처럼 무너지고 있다. 충남 인권조례 폐지가 통과되고 해운대구 인권조례가 개악되었다. 성소수자와 이주민 같은 사회적 소수자들이 언제까지 변화를 가로막는 이들의 도구로, 삭제 논란 대상으로 압축되고 소모되어야 하나”라면서 근래의 성소수자 인권 후퇴 상황에 대해 성토했다.
남웅 운영위원장은 이러한 상황에서 “성소수자의 개헌 참여는 성소수자 시민으로서 지향하는 공동체를 그려보는 과정”이라면서 “성소수자로서 시민임을 표명하고, 성소수자 인권의 가치를 국가가 완수하라는 요구를 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연지현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 부의장도 “현행 헌법은 동성혼을 금지하는 헌법도, 성별정체성의 자유를 억압하는 헌법도 아니다”라면서 “다만 변화된 시대에 맞는 정제된 언어와 가치를 헌법에 반영하는 것뿐이다. 개헌 논의에서도 성소수자가 인간이고 국민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정부는) 시대착오적인 혐오단체들에 휘둘려 중심을 잃지 마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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