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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들어봐,  나의  몫소리’  세  번째  주인공  김신우씨

 

 

높은  장벽  ‘부양의무자기준’  폐지  외치는  사회복지사


 

이번호 만화 주인공인 김신우(가명)씨는 서울의 한 자치구에서 10년 넘게 사회복지사로 일하고 있다. 보통 한 분야에서 10년 넘게 일하면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된다고 한다. 그러나 사회복지사 김씨는 이렇게 말한다. “사회복지 현장은 연차와 경험이 쌓일수록 어려워져요. ‘과연 내가 이 일을 잘 감당할 수 있을까’ 걱정과 성찰이 앞섭니다.”

김씨는 부양의무자기준이 복지 사각지대를 만드는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강조했다. “수급 신청을 할 때 당사자의 부양의무자가 확인되면 지원 절차가 까다로워지고, 수십 년째 연락이 닿지 않는 가족과 애써 연락해야 하는 등 정서적으로 비참해지는 수고로움을 감당해야 합니다. 사회복지 공무원들도 부양의무자가 있으면 철저하게 보수적 태도로 바뀝니다. 이런 이유로 부양의무자기준 때문에 수급 신청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지요.”

3년 전 ‘서울 송파 세 모녀’ 사건 이후 정부는 복지 사각지대 발굴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사각지대를 발굴해도 지원할 제도가 없다는 점이다. 부양의무자기준으로 수급에서 탈락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오래 근무한 직원일수록, 빈곤층이 많은 지역에 근무하는 직원일수록 수급 판단을 보수적으로 내리는 사례가 많다. 상황이 안타까워도 지원할 방안이 없기 때문에 신청 자체를 반려하는 것이다.

복지 공무원의 업무 강도가 지나치게 센 것도 복지 사각지대를 늘리는 원인 가운데 하나다. 한 복지 공무원이 어려움을 말했다. “화장실 갈 시간이 없을 정도로 엄청나게 줄이 서 있어요. 업무를 감당할 수 없는 정도입니다. ‘6시 칼퇴근’은 남의 나라 얘기죠. 귀가 잘 안 들리는 어르신이나 술 드시고 오는 장년층들도 많아 정상적으로 상담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감정싸움도 해야 합니다.”

김씨는 한국의 복지는 이제 지금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그 다음’을 준비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지금의 복지제도가 어려운 이들을 끌어안을 품이 너무 작다는 것을 적극 알려야 할 시점입니다. 공공 복지제도 안으로 더 많이 들어올 수 있도록 높은 장벽을 혁신적으로 낮춰야 해요. 이 가운데 가장 큰 걸림돌이 ‘부양의무자기준’입니다. 이 말을 꼭 하고 싶네요.”

부양의무제 폐지 운동에 동참하고 싶은 독자는 ‘부양의무자기준 폐지행동’ 후원 캠페인에 참여하면 된다.

 

(후원함 주소 https://socialfunch.org/nobuyang)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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