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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장애인 예산, 1조 원 증액시키자” 국회 투쟁 선포

일주일간 종로장애인복지관 점거 농성 해제, 국회 투쟁 전개 
장애인연금·활동지원 예산 확대… 0.41% → 0.64%로 증액 요구

2016년09월12일 16시54분


2017년 중증장애인생존권예산쟁취공동행동은 12일 청와대 앞 종로복지관 5층 옥상에서 일주일간의 점거 농성을 해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도 장애인 예산 1조 원 증액을 위한 국회 투쟁을 선포했다. 플래카드 앞에 지난 9일 장애인 예산 확대를 촉구하며 삭발한 사람들의 머리카락이 담긴 상자가 놓여있다. 

중증장애인들이 내년도 장애인 예산 1조 원 증액을 위한 국회 투쟁을 선포했다. 2017년 중증장애인생존권예산쟁취공동행동(아래 공동행동)은 12일 청와대 앞 종로복지관 5층 옥상에서 일주일간의 점거 농성을 해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정부 전체 예산안에서 차지하는 장애인 예산 비율을 0.41%에서 0.64%까지 끌어올리는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공동행동은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장애인 예산안에서 장애인 자립생활을 위한 주요 예산안이 사실상 삭감됐다며, 지난 6일 청와대 앞 종로장애인복지관 옥상을 점거하고 정부를 규탄하는 대형 현수막을 내걸었다. 그러나 현수막을 내린 지 10분여 만에 경찰이 들이닥치면서, 이들은 무참히 진압되고 현수막은 빼앗겼다. 당시 종로복지관 측은 경찰에 시설보호요청을 하지 않은 상태였음에도 경찰이 임의로 진압에 들어간 것이다. 공동행동은 “이에 대한 강력한 문제제기를 하고서 재차 현수막을 내렸지만, 사복경찰 50명이 또다시 들이닥쳐 현수막을 빼앗아 갔다. 이는 공권력이 무참히 장애인의 목소리를 짓밟은 것”이라고 규탄했다. 

그러나 중증장애인 당사자들의 이러한 목소리에도 정부안은 수정되지 않은 채 결국 국회로 넘어갔다. 이에 공동행동은 12일 농성 해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를 막을 길은 앞으로 남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와 예결특별위원회에서 예산안을 바꾸는 일”이라면서 “여당과 각 3야당은 장애인 생존권과 존엄성 보장을 위해 책임 있고 실질적인 예산논의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 총액은 400조 7천억 원으로 이중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국 예산은 전체 예산의 0.41%를 차지한다. 그러나 여기서 장애인 자립생활의 주요 부분을 차지하는 장애인활동지원과 장애인자립생활센터 등의 예산은 사실상 삭감됐다. 

장애인활동지원 예산의 경우, 정부는 2016년 실제 이용자 수(6만 3322명)에도 못 미치는 숫자(6만 3000명)를 내년도 목표로 세우고, 월평균 급여 수준도 월 109시간으로 동결했다. 서비스 단가도 최저임금 인상분조차 반영되지 않은 시간당 9000원이라는 턱없이 낮은 수준으로 동결했다. 시간당 수가 9000원에서 중개기관 수수료를 제외하면 활동보조인의 몫은 수가의 75%인 6800원에 불과하다.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주휴수당조차 받지 못하는 걸 고려하면 법정 최저임금에도 못 미친다. 

지난 10년 동안 단 한 번도 증액되지 않은 중증장애인자립생활센터 지원 예산도 5% 삭감됐고, 국고 지원 센터 수도 올해와 같은 62개소로 동결됐다. 장애인연금은 올해보다 고작 200원 올랐을 뿐이다.

이형숙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폐지를위한공동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이 청와대를 향해 주먹을 들어 보이고 있다. 숲 속 푸른 기와집의 청와대 지붕이 보인다. 

따라서 공동행동은 장애인연금 금액과 대상 확대를 비롯해, 장애인활동지원 대상을 현실성 있게 7만 명으로 확대하고, 근로기준법을 준수할 수 있도록 서비스 단가를 시간당 11000원으로 증액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부분을 수용해 내년도 장애인 예산안은 1조 1009억 원 증액되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에 장애인 당사자들은 지난 9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내년도 중증장애인 예산 확대를 촉구하며 전국투쟁결의대회를 열고 삭발을 결행하기도 했다. 

삭발한 양영희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이날 농성 해제를 알리며 이들은 “또 다른 투쟁의 시작”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삭발을 한 양영희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은 10년 전 활동보조 투쟁을 시작 시 삭발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10년 전 초심으로 돌아가 더 가열차게 투쟁하자”라며 투쟁을 북돋웠다. 

정순경 전국특수학교학부모협의회 부대표는 “내 자녀는 뇌병변장애 1급으로 지금 15살이다. 밥도 내가 떠먹여야 하고 24시간 저나 활동보조인이 붙어있어야만 한다.”면서 “지역사회에서 이렇게 계속 살 수 있을지, 동생에게 짐이 되진 않을지 너무 무섭다”라고 울먹이며 말을 이었다. 정 부대표는 “법만 주면 뭐하나, 돈을 줘야 하지 않은가”라고 정부를 질타하면서 “장애인도 지역사회에서 지역주민과 이질감 없이 함께 살 수 있도록 부모로서 열심히 돕겠다”라고 밝혔다. 

구범 전국활동보조인노동조합 부위원장은 “내년이면 활동보조가 제도화된 지 10년이다. 국가가 보장하는 서비스인데 지난 10년 동안 활동보조 수가는 천원밖에 안 올랐다.”면서 “복지부는 작년에 180원 올리고 우리보고 좋아해 달라고 했다. 요즘 껌값도 천원이고, 버스비도 천원이 넘는다.”라며 무책임한 정부 행태를 비판했다. 

구 부위원장은 “지난 8일 세종시에 있는 기획재정부에 찾아갔다. 28일까지 이에 대한 답을 달라고 했다”면서 “답이 안 오면 국회 앞에 가서 동지들과 몸이 부서질 때까지 싸우겠다. 내년도 활보 예산을 반드시 1만 원 이상 끌어올리겠다”고 결의했다.

공동행동은 “현재 장애인 등록 인구는 249만 406명(2015년 12월 말 기준)으로 전체인구의 4.8%를 차지하나 장애인 예산은 0.41%에 불과한 상황”이라면서 “이는 OECD 국가 장애인복지예산의 최하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근혜 정권이 OECD 국가 경제규모 11위를 자랑하는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장애인의 삶을 0.41%에 가둔 채 ‘평생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 ‘장애인가족의 부담 경감’을 운운하는 것은 순전한 거짓말이며 사기”라며 정부 제출안보다 1조 원 증액된 장애인 예산이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투쟁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일주일간 종로장애인복지관 농성장을 지킨 사람들이 ‘새로운 투쟁의 시작’을 결의하고 있다. 


비마이너 강혜민 기자 (skpebble@bemino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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