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420 장애인차별철폐 투쟁결의대회 참가자들이 행진 중 경찰에게 원활한 행진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2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420 장애인차별철폐 투쟁결의대회 참가자들이 행진 중 경찰에게 원활한 행진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350여명의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420공투단)은 20일 광화문 광장에서 ‘420 장애인차별철폐 투쟁결의대회’를 열고 “정부가 정한 4월20일 ‘장애인의 날’은 장애인에 대한 수많은 차별과 억압을 은폐시키기에 이를 단호히 거부하고 모든 차별에 맞서 싸우는 ‘장애인차별철폐의 날’로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결의대회에서 ‘차별’을 만들어내는 문제점으로 ▲동정과 시혜의 눈빛으로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 ▲상품에 등급을 매기듯 사람을 등급별로 나눠 복지서비스를 차등 지급하는 ‘장애등급제’ ▲장애인과 그 가족에게 무거운 책임을 안기는 ‘부양의무제’ ▲OECD가입국 평균(21.6%)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한국의 국내총생산 대비 공공사회복지 지출 비율(10.4%)을 지적했다.

420공투단은 정부에 ▲장애에 대한 새로운 정의와 소득보장권리 등을 명시한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 ▲장애등급제 및 부양의무제 폐지 ▲장애인복지예산 OECD 평균 수준으로 확대 등을 촉구했다.

2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420 장애인차별철폐 투쟁결의대회에서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2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420 장애인차별철폐 투쟁결의대회에서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가 발언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이날 결의대회에서 윤종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회장은 여는 발언으로 “장애등급제로 우리아이들을 상품처럼 등급별로 나누고 있고, ‘부양의무제’란 것으로 모든 부양의 책임을 가족에게 전가시키고 있다”며 “매년 4월 20일이면 이런 문제를 지적하고 문제해결을 요구해 왔지만, 정부는 우리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는 결의대회 닫는 발언으로 “노동자의 노동의 질이 떨어지면 사람으로서의 가치가 나락으로 떨어진다”며 “장애인은 그 자체로 폐기물처럼 가족에게 부담이 되면서 살아간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부담으로 작년 4월에는 20여 년 동안 장애아들을 돌보던 아버지가 아들을 죽였고, 또 어떤 가족은 동반자살을 하기도 한다”며 “장애인들은 더 이상 가족들에게 부담이 되면서 살아갈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결의대회에 참석한 이원교 420공투단 공동대표는 “대중교통은 국민의 기본권인데 아직도 시외버스에 장애인의 탑승이 불가능하고, 장애인 좌석도 없다”며 “이에 대한 해결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지만 그 책임을 회사 측에 전가시키는 등 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계속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420 장애인차별철폐 투쟁결의대회를 마치고 행진에 나선 참가자들이 경찰에게 행진 보장을 요구하며 도로를 점거하고 있다.
2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420 장애인차별철폐 투쟁결의대회를 마치고 행진에 나선 참가자들이 경찰에게 행진 보장을 요구하며 도로를 점거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이들은 결의대회를 마치고 2시간가량 종로 일대를 행진했다. 행진 중에는 행진을 허용한 차선 확보 문제로 경찰과 실랑이가 벌어졌다. 이정훈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책국장은 “종로구청입구사거리 인근까지는 2차선을 내주기로 했으나 경찰이 1차선만 내주었기 때문에 마찰이 생겼다”고 말했다. 반면 경찰 측 관계자는 “보통 실무적으로 300명 이상이 행진을 한다고 하면 1차선까지만 내어준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은 결의대회와 행진을 끝내고 다시 광화문 광장에 모여 제14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개막식을 열었다.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는 23일까지 광화문 광장과 서울 시민청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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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출처 : 민중의소리 http://www.vop.co.kr/A0000101556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