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기존 일자리 이름만 바꿔놓고 “중증장애인 직무 마련했다”

복지부가 5일 발표한 ‘2026년 장애인일자리 사업안내’의 17쪽 내용. 심한장애인 맞춤형 직무 유형을 신설했다고 표기돼 있다.
보건복지부가 기존 장애인일자리를 재편해 놓고 ‘심한장애인(중증장애인) 맞춤형 직무 유형’을 신설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정작 최중증장애인을 우선 고용하는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아래 권리중심공공일자리) 도입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중 검토’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이번 재편은 형식적 대책에 그친 거라는 비판이 나온다.
복지부는 지난 5일 ‘2026년 장애인일자리 사업안내’를 발표했다. 복지일자리에 ‘심한장애인 맞춤형 직무’를 도입하고, 증원인원을 해당 직무에 우선 배치하는 등 직무구성과 운영기준을 조정했다.
‘심한장애인 맞춤형 직무’는 복지일자리 중 기존에 있던 문화예술 활동, 인식개선교육 보조강사, 온라인콘텐츠 모니터링 등의 직무를 재편한 것이다. 여기에 알기 쉬운 자료 감수, 홍보 지원, 장애인 편의시설 모니터링 등 3개 직무를 새로 신설했다.
전체 복지일자리 수는 지난해 19,094명에서 올해 20,694명으로 1,600개가 늘었다. 심한장애인 맞춤형 직무 정원을 별도로 명시하진 않았다. 지난해 대비 증원한 복지일자리를 심한 장애인 맞춤형 직무에 배치하도록 한다는 운영원칙만 제시됐다.
이번 복지일자리 직무 재편은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을 이행하기 위한 조치인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 확대’를 공약한 바 있다. 이 같은 내용을 123대 국정과제에 포함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재명 정부는 권리중심공공일자리 도입에 관해선 ‘신중 검토’ 입장을 재차 표현해 왔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지난해 7월 18일 열린 인사청문회 당시 “(권리중심공공일자리를) 기존 장애인일자리와 비교하고 실행할 수 있을지 검토”하겠다는 미온적 답변을 내놨다.
이후 장애인 노동자들이 국정기획위원회를 점거하는 등 권리중심공공일자리 도입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관련 특별법도 1년 넘게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조은소리 전국권리중심공공일자리협회 사무국장은 6일 비마이너와의 통화에서 “권리중심공공일자리를 도입하라고 요구하니 이미 진행하고 있던 일자리에 몇 가지 직무를 조금 더 추가해서 내놓은 것”이라며 “서울시가 권리중심공공일자리를 없애면서 해고된 노동자들이 복지부가 내놓은 일자리에 얼마나 들어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최중증장애인 다수는 복지일자리 면접에서 반복적으로 탈락하고 있다. 조 사무국장에 따르면 서울시에서 해고된 장애인노동자들은 해고 이후 복지일자리에 지원했지만 어려운 행동(도전행동)을 하거나 질문과 다른 맥락의 답변을 하는 등의 이유로 선발되지 못했다. 장애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평가방식 속에서 이들은 장기간 실업상태에 놓이고 있다.
반면 권리중심공공일자리는 장애정도가 심할수록 가점을 받는다. 또한 장애인노동자들은 유엔장애인권리협약 홍보와 관련된 3대 직무를 수행하며, 해당 직무는 최중증장애인이 실제로 수행할 수 있는 업무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출처 : 비마이너(https://www.beminor.com/news/articleView.html?idxno=29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