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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차 편의증진 국가계획, 오래된 건물은 또 빠졌다

 

보건복지부가 제6차 편의증진 국가종합 5개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슬라이드에는 주요 목표와 4개의 추진 전략이 적혀있다. 사진 이재민

보건복지부가 제6차 편의증진 국가종합 5개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슬라이드에는 주요 목표와 4개의 추진 전략이 적혀있다. 사진 이재민


보건복지부가 장애인 접근권 개선을 위해 5년마다 수립하는 편의증진 국가종합계획 발표를 앞두고 청사진을 공개했다.

15일 서울 이룸센터에서는 장애계, 소상공인계, 법조계, 학계, 건축계가 참여한 가운데 보건복지부가 수립한 ‘제6차 편의증진 국가종합 5개년 계획’(아래 6차 계획)에 대한 의견 수렴을 위해 공청회가 열렸다.

당초 6차 계획은 2024년 발표되어 2025년부터 5년간 이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 2024년 12월 대법원의 판결이 발표에 영향을 미쳤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장애인 등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아래 편의증진법) 시행령의 예외 적용 문제로 장애인의 접근권이 침해되고 있다며, 정부에 장애인에 대한 손해배상을 판결한 바 있다. 복지부는 지난 10월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가 주최한 6차 계획 수립 제언 토론회에서 “재판 결과 등을 반영하기 위해 6차 계획 수립이 늦어졌다”고 밝힌 바 있다.

복지부 “기준 면적 단계적 폐지”…계획은 불투명

복지부는 6차 계획에서 “‘차별 없는 사회참여 보장을 위한 생활 전반의 접근성 확보’라는 목표 아래 4대 추진 전략과 9개 중점과제, 47개의 세부과제를 구성했다”고 전했다.

4가지 추진 전략은 각각 ‘이동권 증진’, ‘편의시설 확대 및 확충’, ‘정보접근성 확대’, ‘제도 및 기반 정비’ 영역으로 구분된다.

보건복지부는 세부과제 중 시설의 면적 크기에 따라 편의시설 설치 의무대상을 제외해주는 현행 제도의 조정 계획을 특히 강조했다.

편의증진법 시행령에서는 대통령령에 따라 편의시설을 설치해야 하는 의무시설의 종류를 정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특정 면적 이상일 때만 편의시설 설치 의무를 부여하고 있어 장애계가 이에 대한 폐지를 꾸준히 제기해 왔다.

이에 지난 2024년에는 의료기관 등 면적 기준 제한 없이 편의시설을 설치하도록 시행령이 개정되기도 했다.

이춘희 복지부 장애인권익지원과장은 “1단계에서 대형서점 등 생활 밀접 시설을 (면적 기준이 없게) 추가하고, 2단계에서 전체 기존 대상에 대해 면적 기준 삭제 및 하향 조정, 3단계에서 (기존 대상 외에도) 위험물 저장 및 처리시설을 제외한 대부분의 용도를 포함시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과장은 단계별 이행 시기와 법 시행 이전 건축된 건물에 대한 적용 방안에 대해서는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 밖에도 복지부는 장애인 주차 표지를 자동차가 아니라 사람에게 발급하거나 장애인 화장실 대변기나 물 내림 장치의 세부기준 마련, 전체 시설에 대한 실태조사 단계적 확대 등을 주요하게 이야기했다.

소상공인, 건축주 “부담 줄이도록 지원 함께 되거나 기준 완화돼야”

공청회에서는 복지부가 뚜렷하게 계획을 밝히지 않은 구축 건물들에 대한 논의가 집중됐다. 특히 소상공인과 건축계는 장애계의 입장는 다소 다른 입장을 내비쳤다.

김홍수 대한건축사협회 선임연구위원은 “기존 건축물의 리모델링에도 현행 기준을 일률적으로 적용할 경우 기존 건축물이 가지고 있는 구조적 한계와 함께 과도한 공사비 증가로 건축주의 부담이 크게 가중될 우려가 있다”고 걱정했다. 이어 김 위원은 “(기준을) 완화하던가 대체 수단을 허용하는 것, 인센티브를 병행하는 접근 방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상희 소상공인연합회 팀장 역시 “편의증진이라는 측면에 대해서는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면서도 “(소상공인) 70% 이상이 가게를 임대해서 사용하고 있는데 편의시설을 설치할 때 비용이 발생하고 또 나올 때는 원상복구하는 비용이 발생한다”고 전했다. 박 팀장은 “의무만 부여하고 아무런 지원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현장에서 동의를 얻고 합의가 형성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학계, 법조계 “구축 문제 해결 위해 정부가 비용 지원해야”

학계와 법조계는 모두 헌법과 유엔장애인권리협약 이행을 위해 건축 시기나 시설 면적에 상관없이 즉각적인 편의시설 의무대상 적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상원 공익법단체 두루 변호사는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와 2014년과 2022년 건축 시기 규모와 무관하게 모든 건축물의 접근성 기준을 적용하도록 국내법 개정에 대한 권고를 반복적으로 해왔다”고 지적했다.

박광재 한국한경대학교 교수 역시 “(접근권이) 헌법적 의무이자 대법원이 판결을 하면서 모든 국민에 대한 권리문제로 확대된 것”이라며 “당장에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접근성 보장 과정에 비용 발생 등 현실적인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변호사는 “서울시에서는 복권기금으로 경사로를 설치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복지부도 배부받은 복권기금을 경사로 설치 사업으로 전국에 지원을 한다면 (편의시설 설치) 비대상 시설을 포함한 접근권 보장 정책을 체계적으로 이행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박 교수 역시 “기획재정부에 5개년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국가적 재정이 필요하다”고 요구하며 “사회 전체가 부담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국가예산을 쓸 수 있도록 (계획을) 수립해 보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전장연, 공청회 앞서 6차 계획 문제 제기

한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 회원들은 이날 공청회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구축 건축물에 대해서는 여전히 편의시설 의무 설치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기존 의무 대상에 대한 면적 기준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는 복지부 입장을 규탄하고 피케팅을 벌였다.

이들은 지난 6월, 대법원의 2024년 판결 이후에도 복지부가 편의시설 면적 기준 등을 그대로 존치하고 있다며 200명의 장애인 당사자와 함께 정부를 대상으로 손해배상 소승을 다시 청구한 바 있다.

이날 공청회에서 박주석 전장연 정책실장은 “(6차 계획이) 이대로 발표돼서는 안 된다.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을 이행하는 부처가 권고와 대법원 판결을 무시하고 있다”며 “면적 기준 폐지와 건축 시기 등에 상관없이 접근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계획이 수정되어서 보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청회장 앞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이 피켓팅을 하고 있다. 사진 이재민

공청회장 앞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이 피켓팅을 하고 있다. 사진 이재민

 

출처 : 비마이너(https://www.beminor.com/news/articleView.html?idxno=29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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