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총선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총선연대)가 장애인의 참정권이 차별받는 상황을 개선할 것을 선거관리위원회에 요구했다.
총선연대는 총선 D-40일을 맞아, 4일 서울특별시선거관리위원회 앞에서 '장애인 참정권 확보를 위한 정당한 편의 촉구 및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총선연대는 "장애인 참정권 보장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온 문제이지만, 지난 2014년 6.4 지방선거 당시에도 미비했다"면서 "2년이 지난 지금, 더 이상 장애인의 참정권을 침해하는 명백한 차별행위를 그냥 지켜보며 행사할 수도 없는 투표권을 바라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총선연대는 △모든 투표소의 장애인 접근성 확보 △모든 선거방송에 수화영상과 자막 동시 제공 △모든 장애인이 이해할 수 있는 선거공보물 제공 △투표과정에서의 모든 정당한 편의 제공 △모든 투표과정에서 장애인 당사자의 직접 참여에 대한 권리 보장 △시설 거주 장애인의 참정권 보장 등 6개 요구안을 발표했다.
왼쪽부터 윤현주 장애인정보문화누리 회원, 강윤택 우리동작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 김남연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장.
기자회견에는 청각, 시각, 발달 장애인 당사자들이 그동안 어떻게 선거에서 배제되어 왔는지 밝혔다.
청각장애인인 윤현주 장애인정보문화누리 회원은 "공약에 관해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싶어도, 후보 토론회와 선거 유세 자리에서 자막이나 수화가 제공되지 않아 답답했다"고 토로했다. 윤 씨는 이러한 상황이 투표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고 설명했다. 2010년 지방선거때 한 번에 8장의 투표용지를 받았지만 어떤 색이 구청장이고 어떤 색이 교육감인지 전혀 알 수 없었던 것이다. 윤 씨는 "내가 정확하게 투표 한건지도 알 수 없는 상황으로 투표장을 나왔을 때 답답함을 넘어 화가 났다. 저 많은 선거 담당자 중에 수화를 하는 사람이 한 명만 있었어도 이렇게 답답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각장애인 강윤택 우리동작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 역시 선거 전 과정에서 시각장애인이 마주하는 불편을 토로했다. 강 소장은 "점자 공보물이 오기는 하지만, 내용이 너무 빈약한 경우가 부지기수고 심지어 점자를 제대로 찍지 않아 알아볼 수도 없는 경우도 있다"면서 "투표장에서도 점자 보조도구가 아예 없거나 있어도 후보자 수와 칸 수가 맞지 않아 혼란을 주는 경우가 많아 내가 제대로 투표를 했는지, 무효표가 되지는 않았는지 걱정스러운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김남연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장은 "장애인 참정권 보장을 요구하는 이런 자리가 또 마련되었다는 점이 유감스럽다"고 입을 열었다. 김 지부장은 "발달장애인도 엄연한 국민인데, 이들의 참정권 보장을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는 것 같다"면서 "발달장애인도 이해할 수 있도록 쉬운 공보물을 만들고, 투표용지에 후보자 사진을 넣는 등 조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다른 장애 유형에 비해 개선되는 점이 전혀 없는데, 이번 선거때 부터는 조금이라도 발전된 모습을 보여달라"고 강하게 촉구했다.
박김영희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상임대표는 마무리 발언을 하며 "'장애인이 무슨 투표냐, 여러 사람 귀찮게 하지 말아라'는 이야기를 아직도 듣게 된다. 하지만 장애인도 엄연한 대한민국 국민이고, 참정권은 국민의 당연한 권리"라고 강조했다. 박김 대표는 "특히 시설 거주 장애인도 지역 사회에서 소중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고, 부득이하게 거소투표가 진행되는 경우 이를 투명하게 관리, 감독해야 할 것을 선관위에 요구한다"고 밝혔다.
총선연대가 준비한 '20대 총선 장애인 참정권 확보 요구안'을 선관위 관계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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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별 기자 hbchoi1216@bemino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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