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시설화와 장애인 거주시설
“탈시설화” 이제 장애인복지에서 빠질 수 없는 단어가 되었다. 그만큼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우선 탈시설화가 무엇인지 알아봐야겠다.
탈시설화란 ‘수용 시설 또는 병원의 입원 중심의 치료를 이용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지역사회 및 사회복귀시설에서 제공하는 치료 프로그램을 통해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출처 네이버 사전)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다시 한번 쉽게 설명하자면 장애인 거주시설이 아닌 지역 사회에서 가정이나 자립하여 지역사회 여러 자원을 이용하며 살아가는 것 탈시설화라고 한다. 참고로 글을 쓰고 있는 나도 시설 생활도 해 봤고 자립생활도 하고 있다.
탈시설 관련 뉴스를 보면 많은 생각이 들어서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내 생각도 말하고 싶어서 글을 쓰게 되었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보는 곳에 글을 올리니 비판이든 여러 의견을 듣고 싶다. 지금 탈시설 관련 뉴스를 보면 거주시설를 없애자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거 같다.
물론 어떤 생각으로 어떤 의미로 이러한 이야기가 나오는지 알고 있다. 특정 시설들에서 인권 문제가 일어나 장애인들이 피해를 입고 있으니 말이다. 심각한 상황에는 목숨도 잃는 사건도 있었으나 알려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나 또한 인권침해로 피해를 입는 당사자들의 모습을 많이 봐왔다. 외출 금지, 먹고 싶은 음식도 마음대로 못 먹고 정해진 시간에 식사 또 시설에서 정해주는 프로그램이나 시간이 딱딱 맞춰야 되니 말이다. 한마디로 "자유"라는 단어와 멀어지게 된다.
어떻게 보면 자립생활을 희망하시는 분들이 가장 원하는 단어가 아닐까 싶고 나 또한 그랬다. “자유” 중요하다. 학대받는 장애인도 없어야 하고 인간다운 생활을 누려야 하는 것 이것 또한 중요하다. 하지만 “장애인의 탈시설화를 하기 위해 거주시설을 없애야 한다?” 그렇다면 모든 장애인들이 지역사회로 나와 자립을 해야 하는데 “이 사회는 준비가 되어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장애인 당사자들이 거주시설로 보내지는 이유가 무엇일까? 고민해 봤는데 개인의 경험으로 비추어 봤을 때 가족의 부재, 복지서비스 정보 부족, 가정형편 어려움 등이 있었다. 더욱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이 정도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가족 형편에 어려움이 거주시설에 보내지는 이유 중 하나인데 그렇다면 거주시설은 들어가는데 돈이 안드냐? 그건 아니다. 거주시설에 입소를 하더라도 비용이 꽤 들어간다고 알고 있고 실제로도 어렸을 때부터 거주시설 비용에 대해 많이 들었기 때문에 대략 알고 있다.
저기서 말하는 어려움은 장애인들이 살아가는데 최소한의 환경, 편의성이 떨어지거나 도저히 같이 살 수 없는 가정형편을 말한다. 적어도 장애인 거주시설이라면 편의시설도 있고, 전문적으로 서비스를 받고, 가족들 생각에는 조금이라도 경제활동에 집중하여 더 나은 생활을 하고자 하는 생각으로 거주시설로 입소시키는 가족들이 대부분일거라 생각한다.
설령 거주시설이 아니더라도 주간보호시설, 사회복지 시설 다양한 시설이 많지만 좋은 곳은 “대기”가 너무 길다. 실제로 많은 장애인 부모들이 이런 문제들로 힘들어한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설령 들어간다하더라도 종일 시설에서 생활할 수 없기에 정해진 시간에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직업이 일정하게 ‘9 to 6’ 출‧퇴근 가능하고 급할 때 연차, 휴가를 마음대로 사용하거나, 일하는 곳이 일정한 직업만 있는 것이 아니라 멀리 지방에서 일하는 직업, 갑자기 출근을 해야 하는 상황이 많은 직업이 있다. 마냥 옆에 붙어 있을 수만은 없다.
누군가는 말한다. “활동지원 서비스와 다양한 서비스들이 있으니 그런 서비스를 받으면 되는 거 아닌가?” 물론 다양한 서비스들이 많다. 하지만 고쳐 나가야 할 부분들이 너무 많다. 활동지원 시간은 너무 부족한 경우가 많고 아무리 많은 프로그램일지라도 24시간 옆에 있어 주지 않기 때문이다.
장애인 자립을 외치고 있는 분들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개선을 바라고 있고 열심히 요청하고 있다. 그렇기에 현재까지의 장애인 관련 서비스와 정책들이 나왔으니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내 생각은 아직까진 거주시설이 필요하다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또한 거주시설 모두가 인권침해, 비리가 있는 건 아니다. 아직까지 좋은 서비스와 편의시설을 제공하는 시설이 있다. 아무리 잘하려고 노력하지만 집단 안에 이상한 사람이 있을 수 있고, 나쁜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이러한 사람들이 거주시설의 부정적인 편견을 줬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에게 내 이런 생각을 말했을 때, 생각보다 격한 반응을 보이며 인상을 찌푸리는 분들이 대부분이라서 “내 생각이 이상한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장애인 거주시설이나 여러 장애인복지 단체들은 장애인복지라는 카테고리로 묶여있는데 이러한 거주시설 폐지를 희망하는 장애인 당사자들을 뉴스에서 보고 있으니 아이러니하다. 아이를 양육할 때도 꾸준한 관심과 애정, 관리를 해주듯 더 이상 거주시설에 나쁜 일이 생기지 않토록 만드는 것. 그것이 관리자의 책임과 의무이다.
이런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않았을 때 문제가 발생하고 희생자 또한 생긴다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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