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7일, 장혜영 정의당 국회의원이 공개한 ‘2020년 3차 추경 취약계층 지원 감액 대표 사업’ 목록 갈무리.
정부가 발표한 역대 최대 규모의 3차 추경 예산안에서 장애인 지원 예산이 크게 삭감해 장애계가 문제를 제기했지만 결국 지난 3일, 국회 본회의에서 그대로 통과됐다.
지난 6월 17일, 장혜영 정의당 국회의원은 3차 추경 예산안에서 장애인 지원 예산이 약 1,576억 원가량 삭감되었다며 정부의 예산안을 지적했다.
대표적으로 3차 추경에서 감액 편성된 장애인 관련 지원 사업은 ‘발달장애인 활동 보조 사업(보건복지부) 100억 원’, ‘공공어린이 재활병원 사업(보건복지부) 45억 원’, ‘장애인직업능력 개발 사업(고용노동부) 15억 원’, ‘장애인취업성공패키지 지원 사업(고용노동부) 10억 원’ 등이다.
특히 장 의원은 정부가 3차 추경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하기 전날인 6월 3일, 광주에서 발달장애인 당사자가 가족에게 살해당하고 가족도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사건을 언급하며 “발달장애인 지원 예산은 오히려 증액해야 하는 예산”이라며 추경안 감액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또한 장 의원은 특수학교 및 공공어린이 재활병원 건립이 지연되는 점을 지적하며 “그만큼 다수 사회적 약자들의 경제, 사회적 불평등 개선이 요원해진다”라고 꼬집었다.
한편, 정부가 장애인 예산 감액을 편성한 3차 추경 예산안에 대해 장애계도 크게 분노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는 6월 29일, 장애인 예산 감액에 대해 “정부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아래 코로나 19)로 인해 발생한 의료공백과 돌봄 공백 속에서 죽어간 장애인과 장애인 가족들의 싸늘한 주검을 벌써 잊었는가”라고 되물었다.
특히 전장연은 기획재정부가 장애인 예산은 감액하는 반면에 ‘디지털 뉴딜’을 강조해 ‘모바일·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한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 ‘IoT·AI를 활용한 통합돌봄서비스 시범사업’ 등을 ‘건강취약계층 돌봄시스템’으로 홍보하고 있다며 기획재정부를 규탄했다.
아울러 전장연은 코로나19로 인한 장애인의 감염사례와 치사율이 비장애인보다 월등히 높지만 이를 방관하는 정부를 비판했다.
전장연에 따르면 4월 30일 기준, 코로나19로 인해 신장장애인 1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이 중 15명이 사망해 이들의 치사율은 93.75%로 매우 높은 상황이다. 게다가 코로나19 발생 초기인 지난 2월에는 청도 대남병원에 입소해 있던 102명의 입소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되었으며 7명이 사망하는 비극이 발생했음에도 장애인 지원예산이 대폭 삭감된 것이다.
이러한 장애계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지난 3일 저녁, 결국 3차 추경 예산안은 국회 본회의에서 그대로 통과됐다. 이날 본회의에서 미래통합당은 더불어민주당 단독 상임위원회 구성에 반발하며 전원 불참했으며, 정의당 또한 더불어민주당의 일방적 심사를 지적하며 이번 표결에서 모두 기권했다.
이번에 통과된 3차 추경 예산은 총 35조 1천억 원의 규모로, 처음 정부가 제출한 원안(35조 3,442억 원)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아래 예결위)가 1조 5,110억 원을 감액하고, 1조 3,067억 원을 증액해 총 2,042억 원을 순감액 한 금액이다.
예결위 간사인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이날 결과 보고를 통해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을 반영해 고용유지지원금을 5,168억 원 증액하였으며, 청년 지원사업, 소상공인 금융지원 등의 영역에서 증액했다고 밝혔다. 반면, 박 의원은 정부가 추경 예산안을 제출한 지 한 달이 지난 상황을 강조하며, 당초 계획보다 집행 기간을 한 달 축소해야 하는 사업(희망근로지원사업, 고용창출장려금), 그리고 신속한 집행 가능성과 한정된 재원의 우선순위를 고려해 시급성이 낮은 일부 사업(무역보험기금, 고효율 가전제품 구매 환급사업)을 감액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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