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 1년을 맞아 전국장애인야학협회가 서울지방조달청 앞에서 ‘장애인 평생교육법’ 제정을 요구하는 결의대회를 열었다. 결의대회에서 김명학 노들장애인야학 학생이 장애인 평생교육법 제정의 중요성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 강혜민
“장애가 있다고 가난하다고 언제나 이 사회에서 약자로서 시혜적 지원을 받으며 살아갈 수는 없습니다. 장애인도 인간입니다. 엄연히 인간으로서 이 사회에서 교육을 받고 또한 자기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을 갖는 것은 당연합니다. 우리가 사회에서 살아가고,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기르기 위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장애인평생교육법 꼭 제정되어야 합니다. (중략) 장애인도 배우고 싶습니다. 이 사회에서 함께 살고 싶습니다. 평생 교육받으며 살고 싶습니다.” (김명학 노들장애인야학 학생)
1일, 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 1년을 맞아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아래 전장야협)가 서울지방조달청 앞에서 ‘장애인 평생교육법’ 제정을 요구하는 결의대회를 열었다.
대한민국 헌법에서는 모든 국민이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전체 장애인 중 중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장애인은 54.4%에 달한다. 이러한 학력의 차이는 사회적 활동, 구직 활동의 불균형을 키우는 요인이 된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통계에 따르면 만 15세 이상 등록장애인 252만 6201명 중 구직활동을 전혀 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는 158만 5065명으로 62.7%에 달한다. 약 160만명의 장애성인이 직장에도 학교에도 가지 못하고 가정이나 거주시설에서 고립된 생활을 한다는 의미다.
최용기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은 “그동안 우리 장애인들은 우리의 선택과 결정으로 교육을 받지 못 했던 것이 아니라 교육현장의 열악함으로 교육을 받지 못 했다”며 “장애인의 사회적 고립과 단절을 해소하고 지역사회 자립생활을 위해 장애인 평생교육을 권리로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용기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이 사회적 고립과 단절을 해소하기 위한 장애인 평생교육 권리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 강혜민
이처럼 평생교육의 중요성이 크지만, 현재 장애인 평생교육 참가율은 0.2%~1.6%에 그치고 있다. 즉, 평생교육에도 참가하지 못하는 비율이 99%에 달한다. 전국 평생교육기관은 4,295개이지만, 장애인 평생교육기관 수는 308개(전체의 7.2%)에 그치는 수준이다. 이러한 불균형은 예산에서도 확연히 나타나고 있다. 2018년 기준 특수교육대상 학생 1인당 평균 특수교육비는 연간 3,039만 8,000원이다. 그러나 장애인 1인당 평생교육 예산은 연간 2,287원에 불과하다.
2008년 5월 ‘장애인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아래 특수교육법)’이 제정되면서 장애인 평생교육이 법제화됐다. 2017년 6월 ‘평생교육법’이 개정되며 ‘특수교육법’에 규정된 장애인 평생교육 관련 법률이 ‘평생교육법’으로 이관되어 일원화되었다. 한명희 전장야협 대외협력국장은 “평생교육법 개정의 취지는 분리가 아닌 통합적으로 장애인 평생교육 지원환경을 구현하는 것이었지만, ‘평생교육법’은 장애인 평생교육을 지원하기 위한 기본적 가이드라인의 역할을 하지 못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장애인 평생교육을 위한 ‘장애인 평생교육법’ 제정이 절실하다. 1977년 장애인의 학령기 교육을 보장하기 위해 ‘특수교육진흥법’을 따로 두었고, 2007년에는 장애인의 의무교육과 고등교육, 평생교육을 위한 ‘특수교육법’이 제정되어 지금 장애인평생교육 기관의 운영 근거가 되고 있다.
박경석 전장야협 이사장은 “늘 시대적 요구에 따라서 법은 제정되고 있다. 장애인에게 초등학교 의무교육이 보장되었던 것은 1993년부터다. 바꿔 말하면 전에는 장애인은 초등학교를 다니지 않아도 됐다는 것이다”라며 “그런데 장애인의 교육은 의무교육에서 멈춰버린다.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삶을 영위할 수 있고, 권리를 주장하면서 평생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금 현재 ‘장애인 평생교육법’ 제정이 시대적 요구”라고 강조했다.
이날 전장야협은 △장애인 평생교육을 ‘권리’로 보장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위한 지역사업 통합교육 보장 △장애인 평생교육의 독자적 전달체계 구축 △장애인평생교육시설의 지원 기준 마련을 촉구했다.
강경남 전장야협 경기지부장과 배미영 전장야협 서울지부장이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 강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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