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마이너]‘장애인들 집회한다’고 활동지원 24시간 중단한 포항시

by 노들센터 posted Jul 0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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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들 집회한다’고 활동지원 24시간 중단한 포항시
29일에 심의위원회 열어서 ‘3명 선정’ 예정이었으나 당일 취소
7월 1일 시행 무산 위기… 장애계 “사람 목숨 두고 갑질하냐”
 
등록일 [ 2020년06월30일 17시05분 ]
 
 

포항시가 7월 1일부터 최중증장애인 3명에게 활동지원 24시간을 지원하기로 했으나, ‘장애인들이 포항시청 앞에서 집회한다’는 이유로 이틀 전에 갑자기 시행을 취소했다. 

 

420장애인차별철폐포항공동투쟁단(준)(아래 420포항공투단)은 30일 오전 11시, 포항시 장애인 정책 규탄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포항시 남구의 대잠사거리에서 포항시청까지 900미터 남짓한 거리를 행진한 후, 포항시청 앞에서 활동지원 24시간 전면 확대를 촉구하며 농성에 돌입했다.

 

포항장애인자립생활센터(아래 포항센터)의 수년간의 끈질긴 요구 끝에 올해 5월에 포항시는 ‘7월부터 중증장애인 3명에게 활동지원 24시간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포항시는 지난 29일 활동지원 수급자격심의위원회를 당일에 돌연 취소했다. 예정대로라면 포항시는 활동지원 24시간이 필요하다고 신청한 중증장애인 7명 중 대상자 3명을 수급자격심의위원회에서 선정하여 7월 1일부터 지원할 계획이었다.

 

1593504620_30575.jpg포항시 활동지원 24시간을 신청했던 한 장애인이 29일 오후 1시 48분에 포항시 노인장애인복지과 장애인복지팀으로부터 받은 문자. 문자에는 “장애인활동보조 24시간 지원사업은 부득이한 사유로 잠정연기되었습니다. 추후 사업재개 시 연락드리겠습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사진 포항장애인자립생활센터

포항시 활동지원 24시간을 신청했던 장애인들은 29일 오후 1시 48분에 포항시 노인장애인복지과 장애인복지팀(아래 장애인복지팀) 문자를 받고서 이러한 상황을 알게 됐다. 문자에는 “장애인활동보조 24시간 지원사업은 부득이한 사유로 잠정연기되었습니다. 추후 사업재개 시 연락드리겠습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이에 대해 최건훈 장애인복지팀장은 비마이너와의 통화에서 “어제 월요일(29일) 오전에 포항센터가 포항시청 앞에 6월 30일부터 7월 25일까지 집회신고한 것을 알게 됐다. 집회 사유에 활동지원 24시간 추가 요구가 있어 몇 명을 더 요구하는지 검토해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활동지원 24시간) 시행은 중단이 아니라 보류다. 집회 끝나면 심의위원회를 열어서 3명을 선정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최 팀장은 “시행이 늦어진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건 없지 않냐”면서 활동지원 24시간이 시급한 장애인에 대한 몰이해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비마이너가 “장애계가 신청자 7명에 대해 모두 지원하라고 요구할 경우, 추가 예산은 있는가” 묻자, 최 팀장은 “예산은 3명밖에 없다. 요구해도 7명 지원할 예산은 없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7월 1일에 예정대로 3명 지원을 진행하고 추가 인원에 대해선 추후 논의하면 되는데 왜 수급자격심의워원회를 당일에 취소했는지” 거듭 이유를 물었지만 최 팀장은 “집회신고가 들어와서 요구 내용을 파악해야 했다”는 답변만을 반복했다.

 

포항시가 올해 하반기(7월~12월) 3명의 활동지원 24시간 보장을 위해 책정한 예산은 8748만 원이다. 시행 날짜가 미뤄져서 사용하지 못하는 예산은 추후 불용처리된다.

 

1593504684_10393.jpg420장애인차별철폐포항공동투쟁단(준)은 30일 포항시청 앞에서 활동지원 24시간 대상자 전면 확대를 비롯해 최근 포항 공동생활가정에서 발생한 장애아동에 대해 감금·학대 사건에 대한 관련자 조사 및 책임자 처벌 등을 촉구하며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사진 포항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러한 상황에 김성열 포항센터 사무국장은 “포항시가 사람 목숨 두고 갑질 하고 있다”면서 “정당한 권리 요구를 협상의 무기로 쓰는 것은 정말 치졸한 방법”이라고 분노했다.

 

김 사무국장에 따르면, 현재 포항시에 활동지원 481시간(복지부 391시간, 경북 90시간)을 받는 최중증장애인은 31명이며, 이중 독거장애인은 13명이다. 김 사무국장은 “31명 중 기준을 추리고 추려서 3명으로 정해진 것이었다”면서 “포항시는 31명 모두에게 활동지원 24시간을 보장해야 한다”며 전면 확대를 촉구했다. 

 

420포항공투단은 활동지원 24시간이 필요한 장애인들이 모두 보장받을 수 있도록 전면 확대를 비롯해 최근 포항의 공동생활가정에서 발생한 장애아동에 대해 감금·학대 사건에 대한 관련자 조사 및 책임자 처벌, 지원대책 수립, 장애인수용시설 민관합동실태 조사 시행 등을 요구하며 포항시청 앞에서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강혜민 기자 skpebble@beminor.com

기사원문 : https://beminor.com/detail.php?number=14831&thread=04r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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