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역 농성 3주년을 맞아 각계각층 단체에서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를 폐지하기 위해 공동으로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폐지공동행동(아래 공동행동)은 21일 오후 5시 광화문 광장에서 광화문역 농성 3주년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전국에서 온 장애인들을 포함해 빈민·성소수자·진보 정당 등에서 500여 명이 참가했다.
이날 참가자들을 대표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 등 4개 장애인단체, 정의당 등 3개 진보 정당, 빈민해방실천연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아래 행성인)에서 공동선언문을 낭독했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각 단체가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 폐지를 위해 함께 투쟁해 나갈 뜻을 밝혔다.
이날 결의대회에서 박명애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보건복지부와 정부는 우리의 장애를 어떻게 그렇게 잘 알아서 등급을 정하느냐”라며 “서비스가 많이 필요한 사람이 장애등급 2급, 3급 받아서 서비스에서 밀려난다. 나도 지금까지 60년간 살면서 행여나 등급이 떨어질까 걱정하는데 이런 세상은 바뀌어야 하지 않는가.”라고 성토했다.
김신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부대표는 “냉전 시절이나 있었던 연좌제가 장애인 가족들에게는 여전히 남아있다. 부모가 장애가 있는 아이를 키우지 못해 포기하면, 아이를 돌볼 책임은 형제, 사촌과 같이 가족에게 전가된다.”라며 “부양의무제가 없다면 장애인 가족들이 돌봄에 지쳐 아이를 시설에 내다 버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남경남 빈민해방실천연대 공동의장은 “현재 박근혜 정권은 가진 자들에게는 세금도 안 내게 한다. 오히려 복지를 축소해 장애인, 철거민, 노점상의 생존권을 침해하고, 노동자, 농민들을 가난하게 만든다.”라며 “장애인, 빈민, 노동자, 농민이 모두 단결해 우리 세상을 만들자. 이를 위해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도 폐지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웅 행성인 공동집행위원장은 “광화문역에서 농성 3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은 그만큼 사회적인 차별이 뿌리 깊음을 보여주고 있다”라며 “우리는 대낮 한복판에 모든 존재가 빛을 내길 원한다. 소외당하고 차별받는 몸들이 사회 속에서 당당하게 드러날 수 있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한편 공동행동은 후 5시 농성 3주년 투쟁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광화문 광장에서 1박 2일 집중 투쟁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농성 3주년 투쟁 문화제 ‘삶삼한 연대’를 진행한다. 이어 오후 10시부터는 삶삼한 심야 영화제를 개최한다.
다음날인 22일 오전 10시에는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로 이동해 국무총리 면담 촉구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