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뉴스데스크 영상 캡처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의 잇따른 장애인 비하 발언과 무지한 행위에 장애계가 분노하고 나섰다. 정의당 등은 6일 오후 2시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황 대표의 장애인 비하 발언을 규탄하고 사과를 촉구했다.
지난 2일, 황 대표는 선거 유세 중 “키 작은 사람은 비례투표용지를 자기 손으로 들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이번 4·15 총선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군소정당이 늘어나면서 비례투표 용지 길이가 48.1cm에 이르는 것을 빗대어 한 말이었다. 황 대표는 지난해 8월에도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 수출 규제에는 국무회의 생중계까지 하더니 북한 미사일 도발에는 ‘벙어리’가 돼 버렸다”라며 언어장애인을 비하하여 장애계에 의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 당했다.
최근 황 대표의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그는 앞서 지난 1일에는 시각장애인 김예지(미래한국당 비례대표 11번) 씨의 안내견을 쓰다듬어 논란이 일었다. 시각장애인 안내견은 시각장애인의 보행을 지원하기 위해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여 쓰다듬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또한, 텔레그램 n번방 사건에 대해서도 황 대표는 “호기심으로 들어온 사람은 다를 수 있다”는 망언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황 대표는 사과는커녕 논란이 일자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사건건 꼬투리 잡아 환상의 허수아비 때리기에 혈안입니다. 적당히들 하십시오”라며 모든 논란을 일축했다.
이에 대해 배복주 정의당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은 6일 기자회견에서 “황 대표는 억울해할지 모르겠으나 잊을 만 하면 불거지는 그의 실언과 비하 발언들은 결코 ‘적당하지’ 않았다”면서 “사과가 아니라 오히려 역정을 내는 것은 사회적 소수자의 차별을 인지 못 하고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배 공동선대위원장은 “‘키 작은 사람’이라는 표현이 ‘키 작은 사람’을 비하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비례정당이 난립한다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비판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비꼬는 비유가 왜 다른 ‘신체적 특징’이어야 하는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설령 비하 의도가 없었다 하더라도 신체적 특징을 비유로 삼는 것은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텔레그램 n번방 망언은 낮은 ‘성인지감수성’으로, 장애비하발언은 낮은 ‘장애감수성’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으며 결국 인권감수성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나아가 배 공동선대위원장은 “비례정당 난립을 꼬집을 자격이 과연 황교안 대표에게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이번 선거 과정에서 황 대표를 비롯한 정치권은 여성과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비하 발언 및 행동을 하지 않도록 경각심을 가질 것을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김성연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사무국장 또한 “작년 한 해 장애인 비하 발언으로 인권위 진정 사건의 피진정인이 되었던 황 대표는 마치 자기가 했던 발언의 문제를 전혀 모르는 사람처럼 또다시 많은 장애인을 분노하게 만들었다”면서 “누군가를 깎아내리고 부정적 이야기를 할 때 자연스럽게 장애인을 들먹이는 황 대표의 발언은 더이상 실수라는 변명으로 넘어가기에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이 도를 넘었다”고 분노했다.
김 사무국장은 “장애인차별금지법상 장애인을 비하하고 모욕하는 말과 행동은 모두 장애인에 대한 괴롭힘이며 차별행위에 해당한다”면서 “현행법을 위반하고 국민의 한 사람인 장애인을 비하하는 행위를 당장 멈춰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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