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박능후 장관님, 비법정 단체와 약속은 무시해도 되는 것입니까?

by 노들센터 posted Jun 27,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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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Leave No One Behind!!
박능후 장관님, 비법정 단체와 약속은 무시해도 되는 것입니까?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즉각 사과하십시오!!

 

어제(2019. 6. 25) 보건복지부는 7월 1일부터 시행되는 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 관련하여 “수요자 중심의 장애인 지원체계를 구축하겠다”라는 기자브리핑을 했다. 이 브리핑에서 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 종합조사 도입, 전달체계 강화 등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장애등급제 폐지는 문재인 대통령이 장애인에게 약속한 국민명령 1호이다.
우리는 31년 만에 장애등급제 폐지로 다양한 유형별 개인별 맞춤형 지원서비스가 만들어지고, 유형별 특성에 맞게 서비스 시간이 늘어서 중증장애인들도 집구석이나 시설에서 격리되어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것을 믿었다.

2012년 8월 21일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이하 한자협)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는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 수용시설폐지를 요구하며 광화문역 지하 2층에서 1842일간 농성을 하였다. 지난 2017년 8월 25일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이 직접 광화문 농성장을 찾아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로 인한 희생자들에게 조문하며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 폐지를 약속하였고 우리는 광화문 농성장을 철수하였다.

그러나 어제 복지부가 발표한 내용은 무늬만 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뿐, 장애인 개인별 맞춤형 지원에 대한 철학과 실행계획에 대한 밑그림도 없이 허울 좋게 포장된 계획만 발표한 것에 불과하다. 장애인정책 패러다임이 31년 만에 변화에 대한 희망의 약속은 사라지고 종합조사표의 점수조작으로 불안과 공포에 날을 맞이하며 5백만 장애인의 마음에 큰 실망을 안겨주었다.

보건복지부의 ‘종합조사표’는 ‘점수조작표’이다.
보건복지부는 종합조사표를 도입하며 '점수 조작표'를 만들었다. 장애인의 욕구와 환경 그리고 필요도를 고려하여 만들겠다는 종합조사표는 기획재정부의 ‘실링 예산’에 갇혀 조작되어버린 것이다. 최중중장애인이 현재 받는 활동지원서비스 시간마저도 집단으로 깎여버릴 위기에 처해 있다. 우리는 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에 따라 ‘장애인 서비스지원 종합조사표(이하 종합조사표)’ 내용을 파악하고 2019년 6월 14일 오전 8시부터 시급하고 절박한 마음으로 보건복지부 산하기관 사회보장위원회를 점거하였다. 이날 만난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종합적인 대책 마련을 위한 면담을 약속하였다.

그러나 어제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5개 장애인단체만 불러 기자간담회를 진행하였다. 기자간담회 이전 장애인단체 의견이 어떤 것이 있었는지 기자 질문에 대해 이렇게 답변하였다.

“오늘은 장애인단체들 중에서 전국적인 지분을 많이 가지고 있는 5개 단체가 왔었습니다. 그분들이 오늘 여러 가지 건의사항도 하고 의견들을 주셨는데, 그 첫 번째가 우리나라에 장애단체가 많이 있지만 좀 더 대표성이 확보될 수 있는 장애인단체 중심으로 의견을 수렴해 달라는 그런 요청이 있었습니다. 오늘 오셨던 분들도 저희들이 여러 차례 만났지만, 소위 말하는 비법정단체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 시위를 한다거나 과도한 의견표출들이 있었는데, 그러한 의견표출에 너무 정부가 경도되지 말고 균형 있게 기존의 법정단체를 중심으로 대표성 있는 단체들의 의견을 좀 더 충실히 반영해 달라는 그런 요청이 첫 번째로 공통적으로 있었고요.”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전국적으로 지분이 많은 5개 단체들의 민원성 발언을 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의 중요한 브리핑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비법정 단체들의 과도한 의견표출로 언급한 것이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발언에 대하여 실망감과 더불어 매우 유감을 표한다.

이에 대해 비법정단체인 한자협이 박능후 복지부 장관에게 묻고 싶다.


- 장애인의 정책을 이야기하는데 법정단체가 대표성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 비법정단체라고 해서 잘못된 정책에 비판하는 것이 무엇이 잘못인가?


- 5개 법정단체와 간담회는 가능하고 6월말 비법정단체인 우리와 면담 약속은 시간이 없어 지키지 못한 것인가?


- 문재인 정부는 비법정 단체가 1842일 동안 광화문에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쉬지 않고 그토록 요구했던 장애등급제 폐지를 대통령 국민명령 1호로 명령하였다. 대체 법정단체와 비법정 단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의도가 무엇인가?

 

비법정단체인 한자협은 보건복지부가 장애인단체간의 분리와 갈등을 조장하면서 그것을 장애인 정책 실천의 미흡함을 합리화 하는 도구로 악용하고 있는 것을 규탄한다. 이것이야 말로 촛불 혁명으로 탄생한 민주정부 민주사회에서만큼은 사라져야 하는 적폐의 모습이자 관료주의적 태도이다.

또한 법정·비법정단체라고 이분법으로 가르면서 보건복지부의 입맛에 맞는 법정단체의 대표성만 인정하는 태도는 마땅히 규탄 받아야한다. 더욱이 장애인정책을 발표하는 중요한 기자간담회에서 ‘법정단체 대표성’을 운운한 것은 매우 부적절한 망언이자 그동안 보건복지부의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비법정단체인 한자협은 앞으로도 보건복지부 정책에 대해 비판하고 잘못된 정책을 견제해 나갈 것이다. 법정·비법정단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장애인 개인이 존엄한 국민임을 인정받는 날까지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 끝까지 투쟁을 이어나갈 것을 밝히며 이에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요구한다.

 

하나.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의 망언에 대한 공개 사과를 요구한다.


하나. 6월 내 보건복지부 장관 면담 약속 이행을 요구한다.


하나. 종합조사표가 점수조작표가 아님을 복지부는 증명 하라.

 

2019. 6. 26.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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