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에 밧줄로 매달린 장애인, “경기도는 장애인 이동권 보장하라”
경기420공투단, 남경필 도지사에 약속 이행 요구하며 고공시위2016년06월02일 20시38분
경기420공투단 이도건 집행위원장이 육교에 매달려 고공시위를 벌이고 있다.
‘장애인 이동권 보장’ 등 장애인 생존권 보장을 위한 10대 요구안을 내걸고 경기도청 농성을 21일째 이어오고 있던 경기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아래 경기420공투단)이 수원역 앞 육교에서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밧줄로 온 몸을 묶은 채 허공에 매달려 고공시위를 벌이는 초강수의 투쟁을 벌였다.
경기420공투단은 2일 오후 5시 15분경, 수원역 앞 육교와 도로의 시민 통행을 기습적으로 막은 채, 이도건 집행위원장이 밧줄에 휠체어와 온 몸을 묶고 육교에 매달려 약 1시간 동안 시위를 벌였다.
경기420공투단 이도건 집행위원장이 육교에 매달려 고공시위를 벌이고 있다.
앞서 경기420공투단은 경기도에 △장애인 이동권 보장 △최중증장애인 24시간 활동지원 보장 △발달장애인 및 가족지원체계 강화 △장애인 주거권 보장 등 10대 요구안을 내걸고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성실한 답변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경기도는 경기420공투단 측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고, 이에 공투단은 지난 13일부터 경기도청 점거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경기420공투단은 이날 고공시위를 벌이며 시민들에게 배포한 유인물에서 “그동안 10대 요구안에 대한 도지사의 책임 있는 답변과 면담을 요청했지만, 경기도는 상투적인 회신만 하였을 뿐 도지사 면담도 거절했다”며 “장애인을 위한 추가적인 예산 투입은 고사하고, 이동권 보장을 위한 ‘특별교통수단’ 운영비 지원 예산 39억 원 마저 일몰처리 하는 등 역행하는 행위를 일삼았다”라고 지적했다.
경기420공투단은 특히 경기도가 지난 2015년 10월 약속한 특별교통수단 및 저상버스 증차 계획이 전혀 이행되지 않고 있다며, 경기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또 “남경필 도지사는 농성 12일 만에 열린 공식면담에서 어떠한 구체적인 정책계획이나 약속도 담보하지 않은 채 ‘나가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며 “(이는) 공투단이 절대 농성을 해제할 수 없는 이유”라고 못박았다.
"남경필 도지사는 장애인 이동권 보장하라"라고 적힌 대형 플랑이 육교 위에 걸려있다.
"남경필 도지사는 장애인 이동권 보장하라"라고 적힌 대형 플랑이 육교 위에 걸려 있다.
고공시위가 계속되는 동안 차량 통행이 차단되자, 일부 시민들은 시위를 벌이는 장애인 활동가들과 격한 언쟁을 벌였으며, 일부 시민들은 심한 욕설을 하며 이들을 비난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위 참가자들은 “장애인들이 오랜 세월 이동권도 보장받지 못한 채 집안에만 갇혀 살아야 하는 현실을 알아달라”며, 지지를 호소하는 목소리를 이어갔다. 그러는 와중에 한 장애여성 활동가는 경찰의 강제해산 시도에 맞서다 탈진해 병원 응급실에 실려가기도 했다.
한편, 고공시위를 벌이던 이도건 집행위원장은 긴급 출동한 119대원들에 의해 강제로 끌려내려온 상태이며, 6시 20분경 다른 시위 참가자들도 경찰에 의해 강제해산되었다. 강제해산 과정에서 저항하던 참가자 2명이 오후 8시 30분 현재 경찰에 연행되어 있다.
119대원이 출동해 고공시위를 하고 있던 활동가를 강제로 끌어내리고 있다.
119대원이 출동해 고공시위를 하고 있던 활동가를 강제로 끌어내리고 있다.
119대원이 출동해 고공시위를 하고 있던 활동가를 강제로 끌어내리고 있다.
비마이너 하금철 기자 (rollingstone@bemino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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