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최종합격한 시각장애인, 업무 무관 신체검사 요구받고 채용 '물거품'

by 활동지원팀 posted Oct 29,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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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 최종합격한 시각장애인, 업무 무관 신체검사 요구받고 채용 '물거품'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등이 29일 서울북부지방법원 앞에서 '시각장애인 채용차별 공익소송 제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에이블뉴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등이 29일 서울북부지방법원 앞에서 '시각장애인 채용차별 공익소송 제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에이블뉴스


【에이블뉴스 이슬기 기자】한국철도공사(코레일) 신입사원 장애인 전형으로 사무영업 직무에 최종 합격한 시각장애인이 직무와 무관한 시력검사를 요구받고 최종 불합격 통보를 받자, 이는 "장애인 차별"이라며 합격 취소를 철회해달라는 법정 다툼을 시작했다. 

당사자는 "직원 수가 3만명에 달하는 코레일에서 시각장애인이 일할 자리 하나 없다는 이유로 이름 모를 직원의 전화 한 통에 채용이 물거품이 됐다'면서 "다시는 공기업 채용 과정에서 장애인 차별이 일어나지 말아야 할 것"이라면서 소송에 나서기로 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장추련) 등은 29일 서울북부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시각장애인 채용 차별에 대한 공익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익소송 대리는 법무법인 오월과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이 맡았다.



'장애인 전형 취지 훼손한 코레일은 반성하라', '채용 절차 조사하고 재발 대책 마련하라' 종이 피켓을 든 기자회견 참석자들.ⓒ에이블뉴스
'장애인 전형 취지 훼손한 코레일은 반성하라', '채용 절차 조사하고 재발 대책 마련하라' 종이 피켓을 든 기자회견 참석자들.ⓒ에이블뉴스
 

장애인 전형 사무영업 최종 합격, 신체검사 후 "오지 말라"

시각장애인 A 씨는 올해 상반기 코레일 신입사원 채용의 '장애인 제한 경쟁채용' 전형 사무영업 직렬에 응시해 서류부터 필기시험, 대면 면접 모두 통과해 5월 8일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다.

그러나 코레일은 합격 이후 A씨에게 철도안전법 시행령 제21조에 따른 운전·관제 업무 종사자에게 적용되는 '신호기 등 취급업무 신체검사'를 요구했다. A씨가 합격한 사무영업 직렬은 매표, 승객 안내, 여행상품 기획·판매 등 사무 중심 업무로, 업무와 무관한 신체검사였다. 

결국 신체검사에서 시력 기준에 미달한 A씨는 판정란에 '불합격'이 표시됐다. 다만 검사를 한 의사는 사무 업무 수행에는 지장이 없다며 비고란에 "시력 / 행정 업무에 한해 합격 처리"라고 기재했다. 그런데도 코레일은 서면이 아닌 세 차례 전화로 A씨에게 '최종 불합격'을 통보했다. 

A씨가 다른 부서 배치나 신호기 업무 미지정 등 직무와 관련된 편의를 요청했지만, 채용담당자는 "다 가능하신 분을 채용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었다. 현재 A씨와 함께 최종합격한 같은 직렬의 수도권 합격자들은 2026년 상반기 안에 순차 임용되어 근무 중이지만, 그는 일자리를 잃은 채 좌절해야만 했다.



소송대리인인 곽예람 법무법인 오월 변호사.ⓒ에이블뉴스
소송대리인인 곽예람 법무법인 오월 변호사.ⓒ에이블뉴스


"명백한 장애인 차별" 다시는 공기업 채용 차별 없도록

장애인차별금지법 제10조 제1항에는 사용자가 모집 채용부터 해고까지 장애인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정하고 있으며, 제12조 제1항에는 채용 이전에 장애 여부를 알아보기 위한 의학적 검사도 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이들은 이번 채용 취소는 "명백한 장애인 고용차별"이라며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코레일은 직무와 무관한 철도 운전용 기준을 사무직에 그대로 적용하고, 의사의 '사무 업무 가능' 소견과 편의요청을 외면한 것으로, 장애인차별금지법 제10조가 금지하는 고용차별이자 유엔장애인권리협약 제27조 제1항 속 채용과 고용의 모든 조건에서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는 취지에도 정면으로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이번 소송은 A씨가 코레일과의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자의 지위에 있음을 확인하고자 하는 소송으로, 해고 기간의 임금과 위자료 등도 함께 청구한다. 

구체적으로 소송을 통해  ▲A씨에 대한 합격 취소 철회 및 사무영업 직무로 임용할 것 ▲채용 신체검사 기준을 직무 관련성에 따라 전면 점검하고 그 결과를 공개할 것 ▲장애인 채용의 모든 단계에서 시험 평가 편의 제공 절차 마련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곽예람 법무법인 오월 변호사는 "원고가 합격한 분야는 사무영업 일반의 직렬로 경영, 기획, 사무 행정 및 역사에서 고객 안내하는 역무원들의 주된 업무를 수행하는 직렬이다. 신호기 취급은 역무원 중에서 지정된 자에 한해 예외적으로 수행하는 업무일 뿐"이라면서 "장애인 제한 경쟁 전용으로 원고를 선발했고 시각장애인이라면 누구도 통과할 수 없는 기관사와 같은 수준의 신체 기준에 검사를 일률적으로 적용해 해고한 것은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만약 코레일 측에서 채용 계약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면 채용 전에 장애를 선별하기 위한 취지로 이뤄진 의학적 검사 금지를 규정한 장애인차별금지법 12조 1항을 위반한 조치"라면서 "장애인 전형을 형식적으로 운영하면서 정작 합격한 장애인을 문밖으로 내쫓는 행위는 공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저버린 일"이라고 비판했다.

소송당사자인 A씨는 서면을 통해 "취업을 준비하면서 공기업은 공공의 이익과 편의를 위한 곳이므로 경쟁 또한 공정할 것이라고 바보같이 믿었는데 시각장애인이 일할 자리 하나 없다는 이유로 최종 합격이 물거품이 됐다. 20대 창창한 나이에 2년 동안 도서관에서 틀어박혀 겨우 합격한 제가 이런 꼴을 당해야 하냐"면서 "저는 학창시절 야구동아리와 사회인 야구팀에서 투수였다. 일상생활 지장 없고 겉보기엔 티도 안 나는 제가 이 정도인데 다른 경우는 더 있으면 더 있지 싶은 생각이 든다"고 분노했다.

이어 "앞으로는 저 같은 피해자가 생기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소송을 택했다. 이번 소송이 다시는 공기업 채용 과정에서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김영희 장추련 상임대표는 "시각장애인이 장애인 전형에 응시할 때 당사자 또한 내가 할 수 있는 업무를 선택했는데 순환보직이라는 것이 얼마나 폭력적인지 실감한다. 순환보직이라는 명분으로 장애를 고려하지 않고 아무 곳이나 배치하는 차별을 많이 봐왔다"면서 "그냥 복직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을 차별적으로 대하는 공기업의 태도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출처 : 에이블뉴스(https://www.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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