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동원 피해자들, 일부만 자립하고 다시 시설로?

by 활동지원팀 posted Jun 08,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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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동원 피해자들, 일부만 자립하고 다시 시설로?

 

33명 중 14명 자립의사 확인, 1명은 보호자 반대
자립의사 확인 안 된 18명은 추가 자립욕구조사
서비스 기준으로 자립지원 말고, 전원 자립지원 방안 마련해야

 

인천광역시청 앞 광장에 세워진 천막. “인천시는 중증장애인거주시설 색동원 인권침해 피해 거주인 33명 전원 자립지원”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사진 이재민

인천광역시청 앞 광장에 세워진 천막. “인천시는 중증장애인거주시설 색동원 인권침해 피해 거주인 33명 전원 자립지원”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사진 이재민

거주인에 대한 성폭력과 학대 혐의로 사회에 큰 파장을 준 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 하지만 색동원에 거주하던 다수의 장애인들이 다시 시설로 갈 위기에 처했다.

인천 중증장애인거주시설 색동원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원회(아래 공대위)는 지난 4일 저녁 인천시청 앞 광장에 천막을 설치하고, 색동원 거주장애인 33명의 전원 자립지원을 요구하는 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 1일 성명을 통해, 지난 5월 29일 인천광역시 자립지원위원회가 색동원 거주 장애인 5명을 자립지원 대상자로 선정했다고 전했다. 인천시는 성폭력이나 학대에 직간접적으로 노출됐을 것으로 예상되는 거주인 33명 중 5명에 대해서만 선별적으로 자립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공대위는 성명에서 “이번 결과를 마냥 반길 수만은 없다”며 “단 한 사람도 또 다른 시설로 보내져서는 안 된다. 인천시와 강화군은 색동원 거주인 모두에 대한 탈시설 자립지원을 완수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공대위는 자립에 있어 주택과 활동지원이 중요한데 “인천시가 ‘인천 시민에게 공급해야 하는 천원주택 때문에 색동원 거주 장애인들에게 제공할 주택이 없다’는 취지의 변명까지 내놓고 있다”며, 인천시의 장애 차별적인 태도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5명만 자립지원, 나머지는 불투명

비마이너가 인천시에 확인한 결과, 인천시는 2월부터 약 두 달간 색동원 거주 장애인 33명 중 32명을 대상으로 지역사회 전환 지원을 위한 자립욕구조사를 진행했다. 나머지 1명은 이미 색동원에서 퇴소한 상태여서 조사에서 제외됐다.

조사 결과 32명 중 14명은 자립의사를 밝혔다. 나머지 18명은 자립의사를 밝히지 않았거나, 장애 특성상 의사표현을 분명하게 하기 어려운 장애인이다. 인천시와 강화군은 자립의사가 확인되지 않은 18명에 대해 6월부터 9월까지 자립욕구조사를 추가로 실시할 예정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이들은 다른 거주시설로 다시 전원될 수 있다.

자립의사가 확인된 14명 중 6명은 색동원에 거주하고 있는 남성장애인이고, 8명은 타 지역으로 긴급 분리조치된 여성장애인이다.

인천시는 자립의지가 있는 남성장애인 6명 중 5명을 자립지원위원회 안건으로 회부해 자립을 결정했다. 안건으로 상정되지 못한 남성장애인 1명은 자립의사를 밝혔지만, 보호자의 반대 때문에 자립이 결정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 지역의 거주시설이나 쉼터로 분리조치된 여성장애인 8명의 경우, 거주하고 있는 지자체의 ‘장애인 지역사회 자립지원 시범사업’과의 연계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지자체별로 자립정착금이나 활동지원서비스 추가시간 등이 달라 인천시가 부족한 예산을 얼마만큼 분담하고 어떻게 확보할지가 관건이다.

인천시청 앞에 모인 장애인들, “탈시설은 권리”

인천시청 앞에 모인 활동가들은 시설은 그 자체로 인권 침해이고, 인천시가 자립능력이나 자립의사에 상관없이 지역사회에서 이들이 살아갈 수 있도록 충분한 지원을 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이진희 장애여성공감 대표는 “탈시설은 시설장이나 보호자의 승인, 자격을 물어서 줄 세울 수 있는 권리가 아니다”라며 “모든 사람에게 주어져야 될, 당연히 누려야 될, 오히려 박탈당한 시간에 대해 우리가 사죄받고, 보상받고, 정의롭게 민주적으로 풀려야 하는 문제다”라고 강조했다.

이형숙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 역시 “비장애인들, 당신들은 거주시설에서 하루라도 살라고 하면 살 것입니까?”라고 물으며 “안전하다고요? 시설장과 종사자들이 계속해서 인권침해를 가하는 데 뭐가 안전합니까? 제발 안전이라는 이유로, 보호라는 이름으로 장애인을 학대하지 마십시오”라고 성토했다.

공대위는 평균 13년 이상 색동원에서만 생활해 지역사회에서의 삶을 제대로 경험해 보지 못한 색동원 거주 장애인들에게 자립의사를 묻는 것 자체가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주어진 예산과 서비스를 기준으로 거주 장애인들의 자립 능력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전원 자립을 전제로 인천시가 맞춤형 지원을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활동가들이 인천광역시청을 등지고 천막을 바라보며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 이재민

활동가들이 인천광역시청을 등지고 천막을 바라보며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 이재민

인천시, 입장 변화 없어…노력 중이라는 답뿐

공대위의 농성과 요구에 대해 인천시는 “(공대위와) 계속 훈련시키고 적응하면서 점차적으로 자립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됐는데 당황스럽다”면서도 “보호자들이 (시설을) 원하게 되면 의사에 반해서 어떻게 일을 추진할 수 없다”고 답했다.

또한 시설 전원 가능성에 대해서는 “꼭 시설로 전환을 시키겠다 이런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활동지원사들의 도움을 받게 되셔서 전환이 가능하시면 (자립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대위 미소 활동가는 “인천시의 입장은 시범사업에서 지원되는 활동지원 월 200시간, 원래 탈시설 장애인에게 추가로 주던 월 120시간 정도로 자립할 수 있는 사람만 자립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라며 “자립을 전제로 당사자의 필요에 맞게 활동지원서비스를 추가로 제공해야 한다. 하지만 인천시는 이에 대한 적극적 예산 편성과 조치를 고려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한 인천시가 비마이너와의 통화에서 “경찰이 아무 이야기 없이 분리보호 조치를 했기 때문에 경찰 쪽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예산을 지원해 줘야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있다”고 밝힌 데에 대해서도 미소 활동가는 “학대 피해 등 경찰이 예산으로 지원해야 하는 부분은 하면 되는 것”이라며 “인천시는 인천시대로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전원 자립을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6월 3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박찬대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인천시장으로 당선됐다.

박 당선인은 지난 4월 20일 인천광역시 장애인의 날 기념식에서 색동원 사태를 언급하며 “여전히 자립이라는 말이 고립이 되고, 돌봄이라는 말이 방치가 되는 현실에 죄송스러웠다”라며 “더 이상 문제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 장애인 지원 예산을 확대하고 자립지원 구조 체계도 함께 개선해야 한다”고 전했다. 박 당선인은 후보 시절 공대위와 색동원 거주인 전원의 지역사회 전환을 약속하는 정책 협약을 맺기도 했다.

인천시가 선별적으로 자립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7월 1일 취임을 예정하고 있는 박 당선인이 색동원 거주 장애인의 전원 자립지원 요구에 대해 어떤 입장을 표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출처 : 비마이너(https://www.beminor.com/news/articleView.html?idxno=29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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