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시외고속버스 이동권, 출발은 했나

by 활동지원팀 posted Apr 09,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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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시외고속버스 이동권, 출발은 했나

 

 

[2026년 420 기획연재Ⅰ] 0%, 고속버스가 없다 ②
장애인들 2014년부터 시외고속버스 탑승 요구
2019년 휠체어 리프트 설비 차량 10대 시범 운행
2023년 휠체어 탈 수 있는 시외고속버스 다시 0대, 책임은?

 

[2026년 420 기획연재Ⅰ] 0%, 고속버스가 없다

[편집자 주] 전국에서 장애인들이 소송을 준비한다고 합니다. 장애인들이 시외고속버스에 탑승할 권리를 외친 지도 어언 13년. 휠체어 이용자가 탑승할 수 있는 시외고속버스는 전국에 한 대도 없습니다. 장애인들이 전국의 버스회사들에 소송을 제기한다고 예고한 가운데, 비마이너도 기획연재를 시작합니다. 비마이너는 앞으로 한 달에 걸쳐 우리나라의 시외고속버스 이동권 상황과 지금까지의 논의를 소개합니다. 또한 다른 나라에서는 휠체어 이용자의 탑승권을 어떻게 보장하고 있는지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① 장애인들, 시외고속버스 타기 위해 전국에서 소송 진행한다
② 우리나라의 시외고속버스 이동권, 출발은 했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들이 2014년 1월 고속버스를 점거하고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 비마이너 DB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들이 2014년 1월 고속버스를 점거하고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 비마이너 DB
버스에 계단에 휠체어째 올라탄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 휠체어와 목에 사슬을 감아 자물쇠를 채우고 있다. 사진 비마이너 DB 버스에 계단에 휠체어째 올라탄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 휠체어와 목에 사슬을 감아 자물쇠를 채우고 있다. 사진 비마이너 DB

전국장애인이동권연대(아래 이동권연대)가 지난 3월 31일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8개 권역에서 소송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서 이동권연대는 “2014년부터 시외고속버스 투쟁을 진행했지만, 여전히 휠체어가 탈 수 있는 시외고속버스는 단 한 대도 없다”라며 소송을 진행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이동권연대가 밝힌 것과 같이 장애인권단체들이 시외고속버스 탑승을 위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 하루이틀 일은 아니다.

2014년 1월,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 모인 50여 명의 활동가들은 “고속버스와 시외버스에 장애인 접근권을 보장하라”고 요구하며 처음으로 버스를 막아 세웠다, 같은 해 4월 20일, 4월 30일, 9월 5일, 12월 1일에도 장애인권 활동가들은 전국으로 가는 버스 티켓을 구매해 버스 탑승을 시도했다.

하지만 버스 계단을 오르지 못한 휠체어 이용 장애인들은 버스에 탑승할 수 없었다. 이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를 비롯한 장애인권단체들은 2018년까지 설과 추석 연휴가 다가오면 시외고속버스 터미널에서 승차권을 구입하고 이동권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정부, 시승식하고 시범사업 했지만 전국 0대  

장애인권단체들이 2018년에 시위를 중단한 이유는 정부가 휠체어 리프트가 설치된 시외고속버스의 개발을 완료하고 2019년부터 교통약자의 장거리 이동에 관한 시범사업을 진행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토교통부는 2019년부터 서울과 전주, 강릉, 당진, 부산을 오가는 4개 노선에 10대의 휠체어 리프트 차량을 도입하는 ‘교통약자 장거리 이동지원 시범사업’을 실시했다.

하지만 2022년, 휠체어 리프트를 장착한 시외고속버스는 서울-당진 노선의 1대 차량만 남았다. 이마저도 2023년 운행이 중단되며 휠체어가 탑승할 수 있는 시외고속버스는 전국에 한 대도 없게 됐다.

이에 장애인권단체들은 2022년부터 다시 고속버스터미널을 방문해 버스를 막아 세우는 등 시외고속버스 탑승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버스 운수회사들의 연합체인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는 8일 비마이너와의 통화에서 “시범사업 당시 (리프트를) 신차에 장착한 게 아니라서 차량에 비가 새는 등 문제가 있었다”고 밝히며 “버스 업체 입장에서는 주말이나 성수기 때 만석이 차는 것에 대한 수익으로 운영되는 구조인데, 수익이 줄어드는 문제가 있었다”고 전했다.

정부는 예산 세우지만, 운수회사는 나 몰라라

정부는 2022년에는 2억 원, 2023년에는 5억 원, 2024년부터 2025년까지는 3억 5천만 원을 편성해 운수회사가 차량 구입 시 지원을 신청하면 차량 1대당 4천만 원, 버스터미널 업체에는 승강장 개조에 필요한 1억 원을 지원한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2022년부터 해당 예산의 집행액은 0원으로 한 푼도 사용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는 2026년 정부 예산안에서 “공모 참여 저조”를 이유로 밝히고 있다.

이는 운수회사들이 시범사업 이후에도 휠체어 리프트가 설치된 버스를 한 대도 마련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버스터미널 개조 사업 역시 이뤄지지 않은 상황으로,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이행위원회의 모니터링 자료에 따르면 전국에서 휠체어 이용자가 승하차할 수 있는 승강장을 갖춘 시외고속버스 터미널은 서울, 부산, 당진, 전주, 강릉 다섯 곳뿐인 상황이다.

최은영 국토교통부 생활교통복지과 서기관은 “아무래도 운수회사에서 휠체어 탑승 버스 설치에 대해서 약간 소극적”이라며 “당연히 불용 시키고 싶지 않고 다 (소진)하고 싶은데 신청 한 만큼 예산이 나가기 때문에 불용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최 서기관은 “일부 노선에 대해서는 의무적으로 휠체어 탑승 설비를 설치하게끔 검토 하고 있고 국정과제에도 일부 반영해둔 상황”이라고 전했다.   

장애인 활동가가 휠체어 리프트에 탑승해 시외고속버스에 오르고 있다. 사진 비마이너 DB 장애인 활동가가 휠체어 리프트에 탑승해 시외고속버스에 오르고 있다. 사진 비마이너 DB

휠체어, 꼭 시외고속버스 타야 하나

이번 동시다발 소송에 참여하는 지체장애인 최 씨는 거주지인 경상남도 창원에서 광주광역시로 갈 때, 시외고속버스를 이용할 수 없어 기차를 환승해서 이동하고 있다. 창원중앙역에서 기차를 탑승한 뒤, 청주 오송역으로 이동해, 광주 송정역행 기차로 갈아타고 이동하는데 3시간 30분가량 소요된다. 시외고속버스를 이용한다면 별도의 환승 없이 2시간 50분 만에 광주광역시에 도착할 수 있다.

전라북도 전주에 사는 지체장애인 유 씨의 사정도 마찬가지이다. 전주에서 부산까지 가려면 청주 오송역에서 기차를 갈아타야 하고, 총 3시간 30분이 걸린다. 하지만 전주에서 부산에 가는 직통 고속버스를 타면, 환승 없이 3시간 만에 부산 터미널에 도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이동할 수 없는, 기차역이 없는 지역이 있다. 2026년 4월을 기준으로 코레일의 기차노선도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159개 기초지자체(구 제외) 중 섬 지역을 제외하고 기차역이 없는 지자체는 42개이다. 이 지역의 장애인들은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이 없어 사실상 고립돼 있는 셈이다.

2011년 캐나다 교통부가 발행한 ‘도시 간 버스 서비스를 위한 접근성 가이드(Guide to Accessiblity for Intercity Bus Service)’에 따르면 “시외고속버스는 지역 간 이동에 필요한 거의 유일한 대중교통 수단으로, 장애인이 버스를 이용하지 못할 시, 다른 도시에서의 의료, 교육, 고용, 인적 네트워크 접근이 사실상 차단된다”고 밝히고 있다.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는 2022년 대한민국 정부에 “시외버스, 고속버스, 광역버스 중 휠체어로 이용할 수 있는 버스의 수를 늘리고, 버스 번호, 노선을 포함한 정보와 탑승 안내가 접근 가능한 형식이 되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권고한 바 있다.


출처 : 비마이너(https://www.beminor.com/news/articleView.html?idxno=29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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