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동원 성폭력 명백한데 지자체·복지부 ‘수사부터’… 공대위 “폐쇄 근거 이미 충분”

by 활동지원팀 posted Jan 22,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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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동원 성폭력 명백한데 지자체·복지부 ‘수사부터’… 공대위 “폐쇄 근거 이미 충분”

 

 

21일 오전 11시 인천시청 앞에서 열린 ‘인천판 도가니 색동원 시설 폐쇄 및 법인 설립허가 취소 촉구 기자회견’ 현장. 사진 김소영

21일 오전 11시, 인천시청 앞에서 열린 ‘인천판 도가니 색동원 시설 폐쇄 및 법인 설립허가 취소 촉구 기자회견’ 현장. 사진 김소영


중증장애인거주시설 ‘색동원’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에 분노한 장애인들이 인천시청 앞에 모였다.

지난 19일과 20일 언론 보도를 통해 색동원 성폭력 사건의 실태가 공개되며, 시설장이 여성 입소자 19명 전원을 상대로 장기간에 걸쳐 상습적인 성적 학대를 저질러왔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 보도로 애초 알려졌던 것보다 사건의 중대성이 분명해졌음에도 강화군과 인천시, 보건복지부 가운데 누구도 관리·감독 실패에 대한 책임과 후속 조치를 분명히 하지 않았다. 이에 장애인들과 시민사회가 다시 한 번 행동에 나섰다. 

‘인천중증장애인거주시설 색동원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아래 공대위)는 21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고, 강화군과 인천시에 색동원의 즉각적인 폐쇄와 법인 설립허가 취소를 요구했다. 또한, 이들은 피해자에 대한 탈시설 조치와 실질적인 피해 회복을 보장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강화군 “기소돼야 폐쇄”, 인천시 ‘묵묵부답’, 복지부 “수사 지켜봐야”

강화군은 지난 19일 입장문을 통해 색동원 시설장 김 씨가 저지른 성폭력 사건과 관련하여, “경찰 수사에서 장애인에 대한 성폭행이 확인돼 기소 의견으로 송치될 경우 색동원에 대해 폐쇄 조치 등 강력한 행정처분을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권침해 심층조사 보고서 공개 여부와 관련해서는 “판단하는 권한은 지자체가 아닌 수사기관에 있다”며 책임을 수사기관으로 돌렸다.

강화군은 사건 초기부터 줄곧 “경찰 수사 결과를 보고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기소 의견으로 송치될 경우’로의 입장 변화는 처분 시점을 다소 구체화했을 뿐, 여전히 경찰 수사를 행정 판단의 전제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본질적인 변화는 없다. 행정처분은 수사와 별개로 독립적으로 가능함에도, 강화군은 그 권한 행사를 미루며 행정 책임을 사실상 유보하고 있다.

다만 강화군은 색동원 법인이 운영하는 체험홈에 남아 있는 장애여성 4명에 대해 “조속히 타 지역시설로 전원 조치할 예정”이며, “남성 거주자의 경우도 즉시 2차 심층조사를 통해 학대 정황이 확인되면, 신고 및 전원 조치할 예정”이라고 했다.

보건복지부도 같은 날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복지부는 “경찰의 수사 진행 상황을 지켜보며 대응하겠다”, “장애인거주시설 인권 예방 활동을 강화하겠다”며 이번 사건에 대한 책임을 명확히 하거나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았다.

인천시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지난 19일 비마이너와의 통화에서 “수사 결과나 법원 판결 이후에 행정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법인 설립허가 취소에 대해서도 “법인 설립허가 취소는 시의 역할이 맞지만 시설 폐쇄가 1차적이고, 법인에 대한 조치는 2차적”이라며 책임을 강화군으로 돌렸다. (관련 기사: 강화군이 비공개한 색동원 심층조사 결과에 심각한 성폭력 피해진술들 담겨… 책임은 누가?)

그러나 시설 폐쇄와 법인 설립허가 취소는 각각 독립된 행정처분으로, 시설폐쇄 권한은 강화군에 법인 취소 권한은 인천시에 있다. 시설 존속 여부가 법인 취소의 전제조건은 아님에도 인천시가 져야 할 행정적 책임을 수사기관이나 강화군에 떠넘기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피해자 증언 등 이미 폐쇄 근거 충분… 즉각 시설 폐쇄하라”

이 같은 관계 기관들의 안일한 대응에 장애인들과 시민사회는 분노를 표했다. 진성선 장애여성공감 장애여성독립생활센터[숨] 활동가는 “강화군과 인천시는 피해가 명백함에도 ‘경찰 수사를 봐야 한다’, ‘객관적으로 피해가 입증돼야 한다’는 무책임하고 폭력을 방기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며 “이 이상 어떤 증거와 진술이 더 필요하단 말인가. 온몸으로 시설에서의 삶을 거부하고 있는 이들의 목소리만으로도 시설 폐쇄의 충분한 근거가 된다”고 규탄했다.

이어 진 활동가는 “시설에서 성적 학대가 발생했음에도 이를 방치하고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는 것은 또 다른 폭력을 가능하게 하는 일”이라며 “시설장뿐 아니라 범죄를 은폐하려 했던 모든 이들에게 책임을 물을 때까지 싸우겠다”고 외쳤다.
 

진성선 장애여성공감 장애여성독립생활센터[숨] 활동가가 발언하고 있다. 그의 옆에 “색동원 거주시설 폐쇄! 지금 당장!”이라고 적힌 피켓을 든 기자회견 참가자가 보인다. 사진 김소영

진성선 장애여성공감 장애여성독립생활센터[숨] 활동가가 발언하고 있다. 그의 옆에 “색동원 거주시설 폐쇄! 지금 당장!”이라고 적힌 피켓을 든 기자회견 참가자가 보인다. 사진 김소영


장종인 공대위 위원장은 “조사보고서가 제출된 이후 강화군과 인천시, 보건복지부에 전면 공개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보고서는 전면 공개되지 않고 있다”며, “이 보고서는 단순한 행정 자료가 아니다. 오랜 시간 반복된 폭력과 성적 학대를 겪어야 했던 피해자들의 눈물과 분노, 공포가 담겨 있다. 어렵게 입을 연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세상에 닿지 못하는 것을 외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언론 보도를 통해 여성 거주인 전원이 장기간 성폭력을 당했다고 진술한 사실이 드러났지만, 그 과정에서 이 학대를 신고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며 “매년 실시된 지도·점검에서도 인권침해나 학대 사례는 단 한 건도 적발되지 않았다. 이러한 구조적 침묵 속에서 결국 피해자들만이 지속적인 학대에 방치됐다”며 분개했다.

장 위원장은 “성폭력 등 인권침해와 학대가 벌어진 시설이 단 하루라도 더 운영돼서는 안 된다”며 색동원에 대한 즉각적인 폐쇄와 법인 해산을 요구했다.

서권일 민들레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은 이번 사건이 단순한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시설이라는 구조 속에서 발생한 범죄임을 분명히 했다. 서 소장은 “시설은 본질적으로 사람을 격리하고 통제하며 침묵하게 만드는 구조”라며 “그 안에서는 ‘보호’라는 이름으로 폭력이 자행되고, ‘관리’라는 말로 인권이 짓밟힌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색동원에는 26명의 시설 종사자가 있었고, 모두에게 학대 신고 의무가 있었음에도 성폭력은 장기간 지속됐다. 이는 명백한 은폐”라고 말했다.

실제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보고서에는 “ㄱ 선생님이 ‘○○님(시설 관계자 중 한명으로 추정)은 시설장님 일가이니 자기한테만 (피해 사실을) 말하라’고 했다”는 피해자 진술이 담겼다. 이는 시설 내부 관계자들이 성폭력 등 학대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정황으로 해석된다.

서 소장은 “좋은 시설은 존재하지 않는다. 시설을 유지하는 방식으로는 인권을 보장할 수 없다. 또 다른 색동원이 생기지 않도록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주먹 쥔 손을 높이 들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김소영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주먹 쥔 손을 높이 들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김소영


공대위는 “이제 강화군과 인천시, 보건복지부를 넘어 이재명 정부에도 이 사건의 책임을 묻겠다”며, 오는 27일 청와대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출처 : 비마이너(https://www.beminor.com/news/articleView.html?idxno=29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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