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에서 끌려가 강제불임수술… 장애여성들 “실태파악·재발방지 대책 마련하라”

by 활동지원팀 posted Dec 2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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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에서 끌려가 강제불임수술… 장애여성들 “실태파악·재발방지 대책 마련하라”

 

‘강제불임수술진상규명대책위원회(준)’와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19일 오전 9시 40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 국회 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생중계 캡처

‘강제불임수술진상규명대책위원회(준)’와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19일 오전 9시 40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 국회 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생중계 캡처


‘강제불임수술진상규명대책위원회(준)’(아래 강제불임대책위)와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19일 오전 9시 40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단수용시설에서 이뤄진 강제불임·피임시술 등 성·재생산 부정의 실태에 대한 직권조사와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최근까지 발생한 집단수용시설 내 장애여성 성·재생산권 침해 사건

1973년 제정된 모자보건법 제9조에는 ‘의사가 질환의 유전 또는 전염을 막기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보건사회부 장관(현 보건복지부 장관)이 해당 환자에게 불임수술을 명령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른바 ‘불임수술 명령 제도’는 1999년이 되어서야 폐지됐다.

장애여성공감,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등으로 구성된 강제불임대책위는 해당 조항에 따라 그간 집단수용시설 등에서 행해진 강제불임·피임시술 등 성·재생산 건강과 권리 침해 역사와 현황에 대한 실태조사를 요구하고, 탈시설 지원·모자보건법 개정 등의 근본적 재발방지 방안을 촉구하기 위해 구성됐다.

강제불임대책위는 최근까지도 집단수용시설에서 장애여성의 성·재생산권을 침해하는 사건이 발생해 왔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장애여성 9명이 ‘동명원’이라는 집단수용시설에서 강제불임·피임 시술을 당한 사실이 드러났다. 목포시에 위치한 동명원은 1972년 ‘부랑아보호시설’로 설립된 이후 2012년 ‘노숙인보호시설’로 전환됐으며, 현재는 ‘노숙인재활시설’로 운영되고 있다. (관련 기사: [한겨레] 출산하자마자 아이 빼앗고 강제 피임시술… 난 살고 싶었다)

동명원 피해생존자 지원인 “과거 문제 아닌 현재진행형 인권침해”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동명원 재생산권 침해 피해생존자 김애정 씨를 지원해 온 이기림 공익변호사와함께하는동행 활동가가 발언에 나섰다.

이 활동가는 “오늘 이 자리에 서고 싶었지만 미성년 자녀가 또다시 상처를 받을까 자리에 함께하지 못한 장애여성이 있다. 그 피해 여성은 26년 동안 사회복지시설에 수용되어 강제 노동과, 폭력, 임금 미지급을 겪었고, 나아가 동의 없는 강제 피임 시술과 자녀 강제 분리라는 심각한 재생산권 침해를 겪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 피해자는 시설 입소 당시 임신과 출산을 경험했다. 그러나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다른 아동복지시설로 보내졌고, 피해 장애여성은 이유도 설명받지 못한 채 정신병원에 강제로 입원됐다. ‘아이가 보고 싶다’, ‘이름이라도 지어주고 싶다’는 최소한의 요구조차 묵살됐다”고 말했다.

이 활동가는 “이후 시설은 더 이상의 임신을 막겠다는 이유로 여성 입소인들을 승합차에 태워 무슨 시술인지도 알리지 않은 채 병원으로 데려갔고, 대부분의 여성 입소인에게 동의 없는 피임시술을 시행했다. 피해자는 자신이 어떤 시술을 받았는지조차 알지 못했고, 이후 제거와 관리가 필요하다는 사실도 안내받지 못했다. 그 결과, 자궁 내 피임기구가 장기간 방치되어 자궁벽에 유착된 상태로 발견됐다”며 “이는 단순한 관리 소홀의 문제가 아니라 장애여성의 몸을 통제하고 방치한 구조적 폭력”이라고 규탄했다.

이 활동가는 “이 사건은 과거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국가가 장애여성의 재생산권을 어떻게 취급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현재진행형 인권침해이자 구조적 범죄”라며 “동의 없는 피임 시술은 의료가 아니라 폭력이다. 국가는 몰랐던 것이 아니라, 알고도 외면했다. 이제라도 그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애여성 “개인의 경험 아닌 국가가 공모·실행·은폐해 온 과정”

진은선 장애여성공감 장애여성독립생활센터[숨] 소장은 “장애여성정책은 늘 표류하며 시혜적이고 단회기적이고 선별적인 방식의 정책에 머물러있다. 이 가운데 장애여성의 재생산권리는 모성권, 즉 임신·출산 등의 접근성을 높이는 시혜적인 방식으로만 이야기 되어왔다. 제6차 장애인정책 종합계획에서 여성장애인 지원은 출산비용지원, 모성권 보호 강화를 위한 정책 추진, 인공임신중절 권리 보장과 젠더폭력 피해자 지원체계 강화에만 국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 소장은 “동명원에서 벌어졌던 강제불임은 한 장애여성만의 경험이 아니다. 욕망을 통제하고 금기시하고 우리의 몸을 침범했던 과정은 명확하게 국가와 사회가 우생학을 기준으로 공모하고 실행하고 은폐해 온 과정이다. (그런데) 그것이 폭로되고 밝혀지고 난 이후로도 최소한의 실태조사조차 없다”고 규탄했다.

강제불임대책위는 기자회견을 통해 보건복지부에는 △권위주의 시기부터 현재까지 주거형 복지시설(노숙인시설, 장애인시설, 요양시설) 및 의료시설(정신병원) 등에서 수용자·환자에게 자행된 강제불임·강제피임시술·강제입양 등 성·재생산 부정의에 대해 전면 전수조사하여 피해 실태를 명확하게 밝힐 것 △최근 강제피임시술, 강제입양 조치, 성폭력 등 범죄 사실이 드러난 목포시 동명원, 강화군 색동원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긴급 탈시설과 자립지원을 전폭적으로 실행할 것을 촉구했다.

더불어 △과거 김홍신 당시 한나라당 의원 실태조사에서 드러난 피해자들은 물론 전수조사를 통해 새롭게 드러나는 피해자들의 탈시설 및 자립지원계획 수립하고, 성·재생산 건강 침해에 대한 지원을 포함할 것을 요구했고, 국회에는 △장기 계류 중인 ‘모자보건법’ 전면 개정을 조속히 이행하고, 모든 사람들의 성·재생산 자유와 권리를 보장을 위한 근거 법률을 제정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공동 주최한 김예지 의원과 서미화 의원도 참석해, 국가의 책임을 묻고 국회의원으로서의 책무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출처 : 비마이너(https://www.beminor.com/news/articleView.html?idxno=29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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