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구 주거권 옹호활동] 재정착 대책 마련 / 서울시장 면담 촉구 : 쪽방주민 결의대회

by 자립옹호팀 posted Sep 24,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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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입니다 :-)

 

노들센터는 올해부터 쪽방촌 거주 장애인이 생명권에 준하는 권리로의 주거권을 온전히 향유하고,

장애당사자로 권리로서 보장받아야할 여타 법적제도적 지원을 활용하며

지역사회에서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본 센터를 포함한 지역사회 유관기관들이

이들을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종로구 주거권 옹호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에 종로구에 위치한 창신동 쪽방촌에

반빈곤운동단체들이 함께하고 있는 아랫마을의 '2022 홈리스 주거팀'과 노들센터가 함께 화목한 사랑방을 마련하였어요.

창신동에서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와 함께 활동하는 2022 홈리스 주거팀 활동가들은

'팀창신'이라는 이름으로 매주 창신동 쪽방촌 거주 장애/비장애거주민 분들을 만나뵙고 있는데요!

노들센터는 특히나 연대단위들과 함께

만나뵌 주민분들의 말씀을 들으며 쪽방촌 거주 장애당사자의 주거권 보장실태를 파악하고

파악한 바를 바탕으로 쪽방촌 거주 등록/미등록 장애당사자의 주거권 보장을 통한

안정적인 지역사회 자립지원 방향을 찾는 중입니다.

 



 

지난 9월 22일 목요일 오후 3시 서울시청 동편에서는

재정착 대책 마련 및 서울시장 면담을 촉구하는 "쪽방주민 결의대회"가 진행됐습니다.

종로구 창신동

종로구 돈의동

중구 남대로5가동(양동)

용산구 동자동

서울시내 총 4곳의 쪽방촌 주민분들이 직접 나서신 결의대회였습니다.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또한

칭신동 쪽방촌에 거주하시는 장애/비장애 거주민 분들과 함께

여러 주거권 옹호 활동을 펼쳐나가면서

이 자리에 함께 하였습니다.

 

각 쪽방촌 별로 중요한 의제가 있었는데요,

그 중에서도 종로구 창신동 쪽방촌의 주요 의제는

'사전퇴거 예방 및 방지, 후속대책 마련'이었습니다.

 

 

창신동 쪽방촌은 올해 4월, 도시정비형 재개발구역으로 지정·고시된 바 있습니다.
창신동 쪽방 정비계획은 쪽방 주민에 대한 임대주택을 건립하고,
임시 거주 대책을 마련하도록 정하고 있긴 합니다.
그러나 정비계획이 무엇을 담고 있는지와 무관하게
개발소식이 오가기 시작하면서부터 쪽방 건물주 및 관리자들은
쪽방 주민들을 퇴거시키고 있는 실정입니다.
서울시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0년 525실 388명이던 주민은
건물 폐쇄 및 사전 퇴거 조치로 374실 235명으로 줄어들었습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상황은 지금도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퇴거된 주민들은 그간 이웃과 쌓아온 관계와 생활권을 유지하기 위해
창신동 쪽방으로 이주하기를 원하고 있지만
창신동 쪽방촌 안에서 공실을 찾는 것은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그러나 종로구, 서울시 그 누구도 주민에 대한 사전퇴거 예방 내지 후속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명백히 개발논리를 앞세우며
창신동 쪽방촌 주민들의 주거권을 침해하고 있는
종로구와 서울시에게 사전퇴거조치를 중단시킬 방안을 즉각 마련하라는 요구를 하고자
이 결의대회에 함께 했습니다.
 
이 결의대회에서는 창신동 쪽방촌에 거주하시는
장애거주민 분의 발언문도 크게 울려퍼졌습니다.
노들센터가 창신동 쪽방촌 주민분들을 만나뵈면서
지속적으로 만남을 이어가게 된 장애거주민 분께서
발언문을 작성해주셨습니다.
 
주민분께서 작성해주신 발언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창신동 쪽방촌에서 기거하고 있는 아무개입니다.

제가 이 동네에서는 30년 전부터 살았습니다. 

(중략)

지금 내가 원하는 건 창신동이 철거가 된다는데 철거되는 것은
정말 누구나 다 반대하는 일입니다.
철거가 되면 우리가 다 쫓겨나야 돼요.
안 쫓겨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예전에 철거하는 애들과 일한 적이 있습니다.
그거하면 안 쫓겨날 사람이 한 명도 없습니다.
몽둥이에 맞고, 불도저에 밀리고 사람들은 벌벌 떨며 내쫓길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불도저에 깔려 죽겠다는 마음으로 그 불도저 앞에 드러누워도
잠시 물러났다가 다시 밀고 들어오기가 반복됩니다. 
물론 우리한테 뒷돈은 조금 떨어질겁니다.
그러나 내가 30년간 살았던 방의 가구들이 부숴지고,
그렇게 온 방이 부숴지는 걸 무력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고,
내가 살았던, 내 이웃들과 살았던 동네가 허허벌판이 되는 것을 두고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신동이 철거가 된다면 저는 갈 곳이야 많습니다.
친구네 집에 갈수도 있고, 그동안 쌓아온 인심으로,
술은 안마신다는 이유로 받아줄 이들이야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신동에 있고 싶습니다.
이상하게 정이 가는 곳입니다.
물론 창신동에서 먹고 살았던 30년은 고된 일이었습니다.
장애인으로, 가난한 이로, 쪽방주민으로 30년을 사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조용히 혼자있어도 괜찮은 곳이었습니다.
조용하고 혼자있다는 건 정말 중요한 일인 것 같습니다.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들을 하지 않아도 되고,
가고 싶지 않은 술자리에 가지 읺아도 되고,
내가 내 삶을 선택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게합니다.
그렇게 창신동에 들어오고 술을 끊은지 15년이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여기서 꼭 나가야한다면

오세훈 서울시장이 우리들의 살 곳을 먼저 마련해주고 내보냈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쪽방이 아니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직접 살아도 괜찮은 집.

불도저로 밀고들어와 내쫓는 것,

주민들이 무력하게 동네가 무너지는 것을 두고보게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아쉽지만 잘 살았고 앞으로도 잘 살아야겠다고 다짐할 수 있는 마무리.

이 두가지는 꼭 보장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각 쪽방촌의 주민분들의 당사자발언과
연대발언, 그리고 문화공연까지 함께 한 뒤
결의대회는 서울시청부터 청계광장까지 행진을 힘차게 진행하는 것으로 마무리됐습니다.
 
창신동 쪽방촌에서 거리로, 고시원으로, 반지하로 혹은 다른 쪽방촌으로 가는 것이 아닌
'오세훈 시장이 직접 살아도 괜찮은 집'
낯선 이들에게 등떠밀려 나가는 것도, 불도저에 겁에 질려 나가는 것도 아닌
'오랜 간 살며 정들었던 동네와 슬프지만 기쁘게 미래를 기약할 수 있는 마무리'
 
개발 논리로는 결코 포착될 수 없는 주거권이 무엇인지
다시금 곱씹어보는 결의대회였습니다.
 
장애당사자들에게는 거주의 선택지가 너무도 협소합니다.
안전한 주거 및 주거 환경에 접근할 수 있는
경제적, 물리적, 사회적, 문화적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접근성 결여는 명확하게 정부가
중증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온전하고 안전하게 자립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주거환경을 마련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고
 
 또한 중증장애인의 주거는 아직도 보호통제의 맥락 아래서만 논의되고,
권리로 충분히 논의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중증장애인을 충분히 보호할 수 있다고 기대되는 시설, 원가정에 머울 것이 강요됩니다.
중증장애인이 시설과 원가정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것을 선택할 시
중증장애인은 위와 같은 이유로 취약한 주거지에 머물게 될 가능성이 높고,
실제로도 많은 장애인구가 지하방, 옥탑방, 고시원, 쪽방촌, 거리 등 비적합주거지와 거리를 오가며 살고 있습니다.
 
장애인의 지역사회 완전 통합
완전한 자립생활을 지원하는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그 누구도 지역사회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모두가 주거권을 보장받으며 지역사회에서
동료시민으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장애당사자들의 주거권 옹호에 끝까지 힘쓰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현장에서 발표된 투쟁 결의문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https://docs.google.com/document/d/1toK8Xs5crDUE4xj1WJQkYyLhDt-lPxMFM-7arPVdmSo/edit?usp=sha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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